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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광고주가 ‘방송 프로그램 편성’ 개입하는 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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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광고주가 ‘방송 프로그램 편성’ 개입하는 시대 개막

미국 케이블TV 채널 AMC의 대표 드라마인 ‘워킹 데드’의 포스터. 사진=AMC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케이블TV 채널 AMC의 대표 드라마인 ‘워킹 데드’의 포스터. 사진=AMC
방송을 비롯한 매체는 크게 ‘선형 매체’와 ‘비선형 매체’로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방송 프로그램을 포함한 콘텐츠가 시청자의 취향이나 의도와는 상관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지는 것이 선형 매체라면 사용자가 콘텐츠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식이 비선형 매체다.

구독 서비스 기반의 세계 최대 스리티밍 플랫폼으로 기존 지상파 매체의 대안으로 널리 일반화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OTT)도 시청자의 개입을 허용하는 방식, 즉 돈을 내고 보는 구독자의 입맛에 맞춰 콘텐츠를 탄력적으로 편성한다는 점에서 비선형 매체에 근접한 서비스 모델이다.

선형 매체의 지형에 변화를 일으키고, 매체의 지평을 크게 넓힐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되는 새로운 서비스가 미국에서 최근 등장해 관련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美 AMC, 업계 최초로 광고주가 콘텐츠 편성에 개입하는 새 서비스 선보여


28일(현지시간) 연예 전문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미국 최대 영화 체인이자 주요 케이블TV 사업자인 AMC네트워크가 화제의 주인공이다.

AMC네트워크는 지난 26일 낸 보도자료에서 자사의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의 편성에 광고주가 개입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꿔 말하면 광고와 프로그램 편성을 접목시킨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AMC는 실시간 입찰 방식으로 광고주가 특정 프로그램을 구입하는 형태로 방송 프로그램 편성에 개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기술적으로 구축하는데 성공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AMC는 글로벌 방송 광고 전문 플랫폼인 프리휠, 글로벌 광고 기술업체 트레이트 데스크, 양방향 TV 서비스를 통한 광고사업 확대를 위한 케이블TV 사업자간 공동 프로젝트인 카누 벤처스와 제휴해 이같은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AMC는 자사 케이블채널을 통해 다년간 방영돼 세계적으로 초대박을 친 좀비 드라마 워킹데드를 비롯한 자사 일부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광고주가 개입해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시스템을 시범 운영한 뒤 이달부터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광고주 위한 ‘프로그램 구입 편성’ 서비스


전례가 없는 이 서비스가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인터넷에서 직접 TV나 비디오 콘텐츠를 시청하는 과정에 기업들이 간접광고를 집행하는 형태는 있었지만 케이블TV에 접목시키는 것, 그것도 실시간 입찰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은 처음이라서다.

네티즌을 대상으로만 광고를 집행할 수 있었던 디지털 기반 광고주 입장에서는 케이블TV 시청자들에게도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이 서비스를 ‘프로그램 구입 편성’ 서비스로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케이블TV로 제공되는 각종 프로그램 가운데 특정 프로그램을 광고주가 실시간으로 구입하도록 해 프로그램 편성을 탄력적으로 하는 방식이라서다.

에반 애들만 AMC 수석 부사장은 “프로그램 구입 편성 시스템은 광고주가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종래보다 효과적인 방식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 장점”이라면서 “AMC가 확보한 전국 네트워크에 이같은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프로그램 구입 편성 서비스는 AMC가 소유한 케이블TV 채널인 AMC, 위TV(We tv), BBC 아메리카 등 세 곳에서 동시에 제공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