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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반도체 산업 육성에 사활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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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반도체 산업 육성에 사활 걸었다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 경제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본사 자료이미지 확대보기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 경제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본사 자료
인도가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인도는 제조 강국, 미래 첨단 산업 강국으로 성장하려면 반도체 산업 진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다양한 전략과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 주도의 인센티브 프로그램인 ‘인도 반도체 미션(India Semiconductor Mission)’을 통해 반도체 산업의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초에 본격적으로 시작돼, 고급 제조를 지원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인도 정부는 반도체 제조업에 대한 투자 유치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프로젝트 비용의 최대 50%를 제공하는 인센티브와 인프라 및 R&D에 대한 추가적인 자금 지원도 계획 중이다.
하지만, 기술 기반이 없어 주요 반도체 회사와 파트너십을 추구하고 있으며, 기술 개발과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젊은 층이 많고, IT 분야 인재가 많아 반도체 개발에 강점이 있다고 믿는다.

이에 인도 정부는 반도체 국제협력 강화 및 투자 유치 차원에서 최근 미국, 일본, 한국에 투자 진출을 요청하고 있으며, EU와 반도체 생태계 협력 강화 및 반도체 공급망의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의 종주국인 미국은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 기업의 인도 사업을 확장하도록 장려하고 있으며, 최첨단 반도체 분야에서도 경제안보 차원으로 인도에 문호를 열고 있다.

이에 자유 진영의 일원인 한국과 일본도 인도에 반도체 투자를 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 입장이다.

이에 미국은 이미 2023년 6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인도 정부와 반도체 공장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인도 구자라트주에 플래시 메모리 조립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공장 건설은 2023년에 시작되어, 프로젝트의 첫 단계는 2024년 말에 운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도 2023년 7월, 인도와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MOU는 인도와 일본 간의 반도체 공급망 파트너십에 대한 것으로, 인도의 전자 및 정보기술부(MeitY)와 일본의 경제산업성(METI) 간에 체결됐다.

최근에는 일본의 40여 개 기업 고위관계자 등 80여 명의 대표단을 구성해 인도 서부 최대 도시 아메다바드에서 약 100km 떨어진 산업단지인 ‘돌레라’ 특별투자지역(SIR)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인도 정부는 돌레라 SIR을 반도체 산업의 허브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설명하고, 일본 기업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려 힘썼다.

돌레라 SIR은 면적이 약 9만 2000헥타르(축구장 12만 8000개 크기)에 달하는 대규모 부지에 공장, 주택, 상업시설, 공항, 항만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약 67억 달러가 투자될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젝트는 2024년부터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제조 공장 건설, 관련 인프라 구축, 교육 및 연구개발이 모두 가능한 곳으로 개발, 육성하려고 한다.

1995년에 설립된 인도 정부 산하 기관인 국립산업회랑개발공사(NICDC)는 인도 정부의 제조업 육성 전략인 ‘Make in India’ 캠페인의 핵심 기관으로,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돌레라 SIR 개발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인도는 이 프로젝트에 미국, 한국과 일본 기업이 투자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이노텍 등 한국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이 지역에 투자하기를 바라고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인도-EU 무역 및 기술 협의회의 화상 회의를 통해 공식화한 반도체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인도 전자 정보 기술 통신부 장관 아쉬빈이 바이쉬나우와 유럽 내부 시장 위원 티에리 브레통이 체결하고. 반도체 연구개발(R&D) 협력, 반도체 제조 및 공급망 강화, 반도체 인력 양성에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그러나, 인도 정부가 반도체 산업 해외 투자를 유치하려는 ‘돌레라’ SIR은 일부 도로와 정수시설 등만 부분적으로 개발된 상태로, 아직까지 공장 건설 작업은 시작되지 않아 당장에 투자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

인도 정부 입장에서 대규모 SIR에 선입주 약속을 받는 것이 투자의 실패를 막을 수 있어 추진하는 것이지만, 투자할 입장에서 선투자는 부담스런 일이다.

일본 방문단은 반도체 제조에 꼭 필요한 공업용수와 인력 확보, 전력 안정적 공급 등에 대한 문제를 인도 정부에 물었다고 밝혔다.

이에 NICDC 관계자는 “구체적 방안에 대한 계획을 제시하지 않고, 문제가 없다”라고만 거듭 답해 방문단의 의구심이 해소되진 못했다.

인도의 열렬한 SIR 판매 공세와 달리 방문단은 “반도체 산업이 뿌리내리기까지 대략 20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인도 정부가 의욕만으로 최첨단의 반도체 산업을 활성화하기는 쉽지 않다”라고 우려하고 있다.

경제 안보 측면에서 미국이나 한국, 일본이 중국과 일정 거리를 두는 인도와 협력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한 이슈이지만, 경제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는 투자를 할 수 없다. 그것은 기업 손실, 투자자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인도가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해외 투자를 유치하려면 이런 우려를 조기 해소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과 미비점 개선을 위한 실질적 행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인도의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돌레라’ SIR 투자는 인도와 해외 투자기업들 사이의 이견 조정 과정을 거쳐 시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