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기상청은 11일 저녁 9시경 해당 화산섬의 신다케((新岳)와 후루다케(古岳) 화구 주변에서 분화에 따른 분석(噴石·용암 조각과 암석 파편)이나 화쇄류(火碎流·화산재와 화산가스가 빠르게 흘러내리는 것) 발생이 우려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분화 경계 단계는 화구 주변 진입 규제를 뜻하는 '2단계'에서 입산 규제를 의미하는 '3단계'로 격상됐다.
일본 기상청의 분화 경계 단계는 1∼5단계로 나눠서 분류되며 4단계는 고령자 피난이 권고되며 5단계는 인근 지역 전체 주민의 피난이 요구된다.
화산섬인 구치노에라부지마는 국립공원으로 유명한 야쿠시마에서 서쪽으로 약 12㎞ 떨어져 있으며, 지난 2015년 폭발적 분화가 발생해 섬의 모든 주민이 한때 섬 밖으로 피난하기도 했다.
일본 기상청은 "지난 4월초부터 화산성 지진 활동이 늘었다"며 "오늘 카메라로 관측된 신다케 화구에서는 흰색 연기가 최고 70m까지 분출했다"고 전했다.
가고시마 구치노에라부지마 화구 주변의 분화 경계 단계가 상향 조정되면서 일본에서는 대지진 전조 증상이 아니냐는 우려가 다시 나오고 있다. 지난해 1월 가고시마 스와노세(諏訪之瀨)섬 화산이 분화했을 때 나왔던 대지진 공포가 다시금 서리고 있는 분위기다.
당시 전문가들은 노토반도 지진 이후 가고시마 인근 화산 활동이 난카이 트로프 거대 지진으로 이어지는 전조 증상일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난카이 트로프는 쓰루가만에서 규슈 동쪽의 태평양 연안까지 분포한 해저 봉우리와 협곡지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필리핀해 판이 유라시아판 밑으로 파고들어 가는 경계에 자리하고 있는 심해 4000m급의 협곡이 거대 단층을 품고 있는데, 이 단층의 움직임이 지진을 유발하게 된다는 이론이다.
지진학자 산가와 아키라 교수는 산케이신문에 "노토반도에는 다수의 단층이 존재하며, 단층은 직선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기 때문에 노토반도 이외 다른 지역에서 거대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라며 규모 8~9에 이르는 '난카이 트로프' 거대 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일본 문부과학성 지진조사위원회는 난카이 트로프 대지진이 30년 안에 일어날 수 있으며, 2022년에는 40년 내 발생 확률을 기존 80~90%에서 90%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난카이 트로프 대지진 수십 년 전부터 노토 반도-규슈를 포함한 서일본 지진이 많아지는 단층 활동기의 일환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지난해에 이은 가고시마 화산섬 활동이 이와 연관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난카이 트로프 대지진이 일어나게 될 경우 필리핀해 판과 유라시아판이 맞닿은 곳에 위치한 후지산이 연쇄 분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본 지지통신은 “일본 지진조사위원회는 난카이 트로프 대지진 발생 시 최악의 경우 사망자만 32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최대 34m에 달하는 쓰나미가 몰려올 수 있고 소실 건물은 240만 채, 이재민은 9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총 경제 피해액은 일본 국가 예산의 2배가 넘는 220조 3000억 엔(약 2011조 원)으로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피해액의 11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정보연락실을 설치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