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전쟁 시 표적 될 수 있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전 불가침 개념 파괴"
"전략폭격기·핵미사일 공격 대비해야"... 中·러 "핵위협 고조" 우려 공동 성명
"전략폭격기·핵미사일 공격 대비해야"... 中·러 "핵위협 고조" 우려 공동 성명

중국은 지난달 10개의 신규 원자로를 추가 승인하면서 운영 중이거나 건설 중인 상업용 원자로가 102기로 늘렸다. 이는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많은 규모다. 이들 원전은 모두 해안을 따라 위치해 있으며, 일부는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같은 지정학적으로 민감한 지역에 배치되어 있다.
인민해방군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원자로들이 전시에 주요 공격 목표가 될 수 있으며, 중국이 이러한 공격을 방어하지 못할 경우,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민해방군 육군 공과대학의 왕 펑산 부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민간 원자력 발전소가 군사 공격에 면역이 된다는 개념을 산산조각 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중국 군사 연구자들은 핵 시설에 대한 보안 위험을 재평가하고 강화된 방어 및 비상 대응 전략을 제안하도록 촉구받고 있다.
연구팀은 "중국은 전략적 기회의 중요한 시기에 있지만, 원자력 발전소와 기타 주요 인프라는 복잡한 국제 및 국내 환경 속에서 실질적이고 진화하는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의 연구는 지난달 중국 국방 기술 저널인 '커맨드 컨트롤 앤 시뮬레이션'에 발표됐다.
2023년에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원자력 발전소가 "불가피하게 전쟁, 무력 충돌 또는 테러 공격에서 적의 고가치 표적이 되어 생명과 재산에 심각한 위협을 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우크라이나 전쟁 중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반복적인 공격 사례를 들었다. 국제법이 핵 시설 공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장의 현실은 이러한 오랜 규범이 쉽게 무시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인민해방군 연구팀은 중국의 원자력 발전소가 잠재적인 "전략 폭격기 공격" 또는 "핵 미사일 공격"을 포함하여 이전에 가정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직접 타격이나 핵 누출로 인한 사상자 수", "원자로, 터빈, 안전 시스템 및 지원 인프라의 파괴" 정도, 그리고 "방사능 낙진이 땅, 물, 농업 및 해양 생태계를 오염시키고 인구를 위험에 빠뜨리는" 핵 오염 규모 등 이러한 유형의 공격이 가져올 결과를 평가했다.
연구팀은 원자로 위치, 건설, 방어 및 비상 동원을 안내하는 위험 평가 프레임워크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변화하는 국제 역학 관계와 진화하는 위협"에 맞춰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이러한 경고는 9일 중국과 러시아가 발표한 핵 위험 증가에 관한 공동 성명과도 일치한다. 양국은 "핵무기 보유국 간 관계가 악화되는 가운데 일부 사례에서 직접적인 군사 충돌의 위협으로 확대됨에 따라 전략 영역에서 임계치의 문제와 도전이 쌓이고 핵 충돌의 위험이 증가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원자력 발전 확대는 탄소 배출 감축과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한 국가 전략의 일환이지만, 이번 연구는 급속한 원전 확대에 따른 안보 측면의 취약성을 새롭게 부각시켰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원전 안전과 보안 강화를 위한 종합적인 접근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