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6%에서 석 달만에 0.8%로 0.8%P 낮춰
정부·국제기구·국책기관 중 첫 0%대 성장률 제시
정부·국제기구·국책기관 중 첫 0%대 성장률 제시

14일 KDI는 '2025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가 올해 건설업 부진과 통상여건 악화로 전년 대비 0.8%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월 발표한 기존 전망치 1.6%를 석 달 만에 절반으로 낮춘 것으로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한다면 한국 경제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0.7% 역성장한 이후 5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는 셈이다.
1960년 이후 우리나라의 연간 성장률이 1.0%에 미치지 못한 것은 △1998년 외환위기(-4.9%) △1980년 오일쇼크(-1.5%)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0.7%)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0.8%) 등 4차례 밖에 없었다.
KDI는 글로벌 관세 전쟁 등 대외적인 요인이 0.5%포인트, 내수 부진 장기화 등 내부 요인이 0.3%포인트 전망치를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전망치는 중국에는 30%, 캐나다와 멕시코에는 25%, 나머지 국가에는 10%의 기본 관세가 부과되고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는 현행 수준이 유지되는 것을 전제해 산출했다고 부연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2월 전망 당시에는 관세 인상이 이렇게 빨리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며 "국내에선 소비심리 회복이 예상보다 더뎠고, 건설 부분에도 공사 지연 등 차질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4월부터 미국 관세 인상이 본격화했을 뿐만 아니라 관세정책에 대한 불확실성도 상당히 확대됐다"며 "이런 부분이 우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그게 또 내수에도 일부 부정적으로 파급된다"고 덧붙였다.

KDI 전망치는 정부 기관이나 국책 연구기관, 국제기구 등이 현재까지 제시한 전망치 중 가장 낮은 수치이자, 첫 0%대 성장률 전망이다.
최근 국내외에서 올해 한국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줄을 잇고 있지만 KDI 제시한 0.8% 성장률은 정부 기관이나 국책 연구기관, 국제 기구 등이 제시한 수치 중 첫 0%대 성장률이라는 점에서 올해 0%대 성장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 캐피털이코노믹스(0.9%), HSBC(0.7%), 현대경제연구원(0.7%), 씨티그룹(0.6%), 하이투자증권(0.8%), IM증권(0.8%), ING그룹(0.8%), BOA(0.8%), JP모건(0.5%), 등이 0% 대의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했다.
정부는 올해 초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해 한국 경제가 1.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 전망에서 1.5% 성장률을 제시한 바 있는데 이달 수정 전망에서 성장률을 1% 초반대까지 낮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5%로 제시했고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는 1월 2.0%에서 지난달 1.0%로 급락했지만 간신히 1%대를 지켰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