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미·중 무역전쟁 휴전 이후 컨테이너 예약 300% 급증...조기 성수기 예상

글로벌이코노믹

미·중 무역전쟁 휴전 이후 컨테이너 예약 300% 급증...조기 성수기 예상

90일 관세 유예 합의에 해운업계 '숨통'...5709개→2만1530TEU로 급증
전문가들 "8월 마감 압박으로 프론트 로딩 재시작...혼잡·지연 대비해야"
5월 1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항에 중국에서 온 선적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5월 1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항에 중국에서 온 선적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 휴전 합의를 한 후 양국 간 해상 운송 예약이 급증하면서 해운업계에 활기가 돌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컨테이너 추적 서비스 제공업체 비전(Vizion)에 따르면, 양국이 고율 관세를 일시 중단하기로 합의한 후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컨테이너 예약이 일주일 만에 거의 300% 급증했다.

비전의 벤 트레이시 부사장은 15일 온라인 게시물을 통해 "최근 중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7일 예약 평균이 5월 5일로 끝나는 이전 주의 5709개에서 2만1530TEU(20피트 등가 단위)로 급증해 277%라는 놀라운 증가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중국과 미국이 대부분의 관세를 90일간 중단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해운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해운 성수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 화물 예약 플랫폼 프레이토스(Freightos)는 주간 보고서에서 "8월 마감 시한으로 인해 우리는 프론트 로딩(선적 앞당기기) 재시작을 보게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올해 해양 성수기가 일찍 시작되고 아마도 조기에 둔화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주요 해운회사들도 관세 부과 중단으로 인한 예약 증가를 확인했다. 글로벌 해운기업 머스크(Maersk)는 "협정 발표 이후 태평양 횡단 서비스에 대한 예약이 증가했다"고 밝혔으며, 독일 해운회사 하팍로이드(Hapag-Lloyd)도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컨테이너 예약이 전주 대비 50% 급증했다고 보고했다.

중국과 미국 간 물동량은 4월 이후 급격히 감소했지만, 프레이토스에 따르면 태평양 횡단 컨테이너 운임은 서부 해안의 경우 40피트 등가 단위(FEU)당 약 2,300달러, 동부 해안의 경우 FEU당 3400달러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는 운송업체들이 빈 항해, 서비스 중단 및 소형 선박 사용을 통해 수송 용량을 약 22% 줄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양국 간 관세가 일시적으로 중단됨에 따라 운임이 즉각적으로 인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프레이토스는 선단 확대와 해운 동맹 간 경쟁 심화로 인해 컨테이너 선적 요금이 전년 대비 30% 이상 하락한 상황이라, 올해 성수기 가격이 작년 수준(서부 해안 FEU당 8000달러, 동부 해안 FEU당 9800달러 이상)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요가 갑작스럽게 반등함에 따라 화물 예약 플랫폼은 화주들에게 향후 몇 주 동안 중국 출발지와 미국 도착지 모두에서 혼잡, 지연 및 공간 확보 문제에 대비할 것을 경고했다. 특히 90일 휴전 기간이 8월에 종료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많은 수출업체들이 이 시한 내에 최대한 많은 화물을 미국으로 보내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관세 유예 합의로 당장의 위기는 벗어났지만, 장기적인 무역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90일 후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다시 고율 관세가 부과될 수 있으며, 이는 글로벌 공급망에 또 다른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한, 수요의 갑작스러운 증가로 인해 항만 혼잡과 컨테이너 부족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위기를 경험한 업계는 이러한 문제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갑작스러운 물동량 증가는 여전히 도전 과제로 남아있다.

한편, 해운업계는 이러한 단기적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미·중 간 교역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최대 경제국가인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은 글로벌 경제에 너무 중요해 완전히 단절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