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괴롭힘과 보호주의" 비난하며 강경 대응 천명
화웨이 어센드 칩 금지에 中 상무부·외교부 동시 반발
화웨이 어센드 칩 금지에 中 상무부·외교부 동시 반발

중국 상무부는 21일 성명을 통해 미국의 이번 조치를 "일방적인 괴롭힘과 보호주의의 전형"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상무부는 "미국이 중국을 억압하기 위해 수출 통제를 남용했는데, 이는 국제법과 국제 관계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중국 기업의 합법적 권익에 심각한 해를 끼치고 중국의 발전 이익을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 외교부는 워싱턴의 조치를 집행하거나 이행을 지원하는 조직이나 개인은 중국의 반제재법에 따라 법적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1년 통과된 중국의 반외외제재법은 중국에 대한 제재를 시행하거나 지원하는 주체가 기소 대상이 되며 발생한 손실에 대한 배상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외교부는 미국의 조치를 면밀히 감시하고 자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과감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번 갈등은 지난주 미국 산업안보국(BIS)이 전 세계적으로 일부 중국 칩의 사용을 금지하고, 중국 인공지능 모델 훈련에 미국 칩을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지침을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이 규정은 특히 화웨이가 제조한 어센드 910B, 910C, 910D 등 3개 칩을 명시적으로 지목했으며, 미국 당국은 이 목록이 필요에 따라 계속 업데이트될 것이라고 밝혔다.
화웨이는 2019년 첫 AI 프로세서인 어센드 910을 출시했으나, 이후 미국의 규제 강화로 910 시리즈에 대한 공식 공개를 중단한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어센드 910B 칩은 대규모 언어 모델 훈련 시 엔비디아 A100 효율성의 80%를 제공하며, 일부 테스트에서는 오히려 20% 능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2025년 하반기에 어센드 920을 양산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 칩은 최근 중국 판매가 금지된 엔비디아 H20의 대안으로 개발되고 있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최근 "칩에 대한 접근 제한으로 중국의 인공지능 개발을 억제하려는 워싱턴의 시도는 실패했으며, 엔비디아는 금지령으로 '깊은' 타격을 입었다"고 언급했다.
한편, 중국은 미국과의 관세 휴전에도 불구하고 희토류와 같은 핵심 광물 공급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어, 미-중 무역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특히 중국은 글로벌 희토류 생산의 상당 부분을 장악하고 있어, 이를 미국에 대한 '비장의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기술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간 갈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첨단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차단하려는 반면, 중국은 기술자립과 경제적 보복을 통해 대응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양국의 대립 격화는 글로벌 공급망과 기술 산업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