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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잘나가는 AI 업체의 경고 “AI로 美 실업률 20%까지 급등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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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잘나가는 AI 업체의 경고 “AI로 美 실업률 20%까지 급등 가능”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 사진=세계경제포럼이미지 확대보기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 사진=세계경제포럼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이 미국에서 대규모 실업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앤스로픽은 현재 AI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유력 기업 중 하나로 오픈AI, 구글 딥마인드,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인포렉스 등과 함께 최상위에 속하는 AI 연구·개발 기업으로 평가된다.

30일(이하 현지 시각) CNN에 따르면 아모데이는 전날 CNN에 출연해 “AI는 거의 모든 지적 작업에서 인간보다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면서 “우리 사회 전체가 이와 마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는 내가 하는 일은 물론이고 다른 CEO들이 하는 일까지도 곧 더 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모데이는 지난 28일 악시오스와 한 인터뷰에서도 “AI 기술은 향후 1년에서 5년 사이에 미국 내 초급 사무직의 절반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면서 “이에 따라 실업률이 2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태 절정기에 잠시 기록했던 실업률 수준으로 현재 미국 실업률의 약 5배에 이른다.
AI의 경제적 파장에 대한 우려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올해 초 실시한 조사에서도 전 세계 고용주의 41%가 “2030년까지 AI 자동화 때문에 인력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응답한 바 있다.

그러나 아모데이의 발언은 이 기술을 직접 개발·판매하고 있는 주요 기업 CEO가 직접 경고를 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지적이다. 앤스로픽은 최근 하루 7시간 가까이 인간의 개입 없이 독립적으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신형 AI 모델을 출시했으며, 이 기술이 실제로 인간 업무를 대체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아모데이는 “기술 발전은 원래 단순 반복적인 저임금 직종부터 자동화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전문직·고학력 사무직이 먼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기술로 일자리를 잃더라도 재훈련을 통해 더 나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만큼 쉽지 않을 것”이며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AI가 사회 전체의 부(富)를 창출할 수 있는 만큼 정치권이 AI 기업에 대한 세금 부과를 검토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아모데이는 “AI가 만들어낸 부의 대부분이 AI 기업에 집중될 것이고 일반 시민에게 돌아가는 몫은 적을 수 있다”면서 “이는 내 경제적 이익에는 반하지만 당파를 초월해 논의돼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현재 앤스로픽은 자사 AI 모델이 사람의 업무를 보조하는 용도로 60%, 완전히 대체하는 용도로 40% 사용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며 자동화 사용 비율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도 최근 “전체 코드의 30%가 AI에 의해 작성되고 있다”고 밝혔으며,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역시 “내년까지 자사 코드의 절반은 AI가 쓰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AI 기술의 속도와 범위에 대한 우려는 학계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안톤 코리넥 미국 버지니아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경제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왔지만 지능형 기계는 새 일자리도 인간보다 빠르게 학습해 대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AI가 업무 전체보다는 일부 작업을 자동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인간이 더 창의적이고 복합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아모데이는 “AI가 질병을 치료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분명히 있다”면서 “나는 이 기술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래학자 트레이시 폴로스는 “아모데이의 발언은 경고인 동시에 자신이 책임감 있는 기술 리더라는 인식을 주기 위한 전략”이라면서 “AI가 20% 실업을 초래한다는 경고를 사전에 내놓음으로써 이후 비판을 피할 수 있는 명분을 쌓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