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공백 마무리·시중에 돈풀려 자산시장 상승 기대
부동산·주식·가상자산 과열조짐… 가계부채 억제정책 이어져
부동산·주식·가상자산 과열조짐… 가계부채 억제정책 이어져

새 정부가 출범하면 12·3 계엄사태 이후 6개월간 지속된 리더십 공백이 마무리되면서 부동산 시장 훈풍이 기대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사실상 올스톱된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이 탄력받을 전망이어서다. 한국은행이 성장률 저하를 우려해 기준금리 인하를 가속하는 점도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 방점이 찍히고 있다.
다만 시중에 자금이 풀리면서 부동산, 주식, 가상자산 등에 대한 '영끌'(영혼까지 끌어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 과열 조짐이 감지돼 새 정부 초기부터 가계부채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2일 금융권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새 정부 출범과 한은 기준금리 인하에 맞물려 집값 과열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넷째 주(지난 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6% 올랐다. 전주(0.13%) 대비 상승폭을 키우며 17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특히 강남3구와 용산구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시작된 상승세가 마포·양천·성동 등 비강남권 주요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재건축 단지가 몰린 목동이 있는 양천구 집값은 0.31%나 뛰었고 강동구(0.26%), 마포구(0.23%), 성동구(0.18%), 동작구(0.17%) 역시 상승세가 뚜렷하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선 과정에서 후보들이 규제 강화보다 완화와 부동산 경기 부양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시장이 이에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강남3구 아파트 가격이 다시 움직이고 비강남 지역으로도 번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이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2.50%까지 낮추고 하반기 추가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이 같은 심리는 더 자극받는 모습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올해 5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4조9964억 원 증가한 748조81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실행이 월말에 몰리는 것을 감안할 때 금융당국은 5월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이 6조 원을 넘겼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7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 시행을 앞두고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이른바 '막차 수요' 조짐이 나타나면서 추가 규제책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면서 발 빠른 대응에 나선 것이다. 특히 지난해 8월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한 달을 앞두고 금융권 가계대출이 10조 원 가까이 증가한 전례가 있어 6월 가계대출 증가 폭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새 정부도 가계대출 증가세로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 출범으로 수도권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에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데다 한은이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이런 심리를 더 자극하고 있어서다.
다만 새 정부에서도 가계대출 규제 골격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DSR 규제는 문재인 정부 때 도입됐고, 이재명 후보도 가계부채 총량의 안정적 관리 기조를 확립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김문수 후보도 부동산 규제완화와 대출관리 강화 기조를 유지할 뜻을 드러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