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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 유엔 주도 AI 글로벌 규칙 제정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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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 유엔 주도 AI 글로벌 규칙 제정 촉구

리우 정상회담서 만장일치 선언, "공정한 거버넌스 없으면 디지털 격차 확대"
개발도상국 기술 접근권 강조, 미중 AI 표준 경쟁 속 제3의 목소리
리우데자네이루 브릭스 정상회의에 앞서 열린 브릭스 비즈니스 포럼 개막식.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리우데자네이루 브릭스 정상회의에 앞서 열린 브릭스 비즈니스 포럼 개막식. 사진=로이터
브릭스(BRICS) 지도자들이 유엔이 인공지능(AI)에 대한 글로벌 규칙 제정에 앞장설 것을 촉구하는 새로운 선언문을 채택했다. 빠르게 성장하는 AI 기술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불평등을 심화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7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지난 6일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이 성명서는 AI를 포용적 성장, 혁신, 지속가능성을 주도하는 "독특한 기회"로 묘사하면서도 공정한 거버넌스 없이는 디지털 격차를 확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성명서는 기술이 가져온 급속한 변화를 감안할 때 다양한 AI 기반 플랫폼과 애플리케이션 전반에 걸쳐 "신뢰, 상호 운용성, 보안, 신뢰성"을 보장하기 위해 공공 부문과 유엔 기관이 참여하는 "기술 사양 및 프로토콜"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브릭스 지도자들은 "표준 설정 프로세스가 중소기업과 개발도상국의 시장 진입 장벽으로 사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비군사적 영역에서만 AI의 책임 있는 개발과 사용을 위한 자발적 지침을 제시했다.
특히 모든 국가, 특히 남반구 국가들이 AI 기술, 데이터, 연구 역량에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명서는 오픈소스 협업, 디지털 주권 보호, AI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 빈곤국으로의 기술 이전을 방해하지 않는 지식재산권 보호를 촉구했다.

브라질 대통령실은 별도 성명을 통해 이 선언이 모든 브릭스 회원국에 의해 만장일치로 승인됐다고 밝혔다. 브릭스 파트너국인 말레이시아, 볼리비아, 쿠바도 이 계획을 지지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6일 이 문안을 이 문제에 대한 "명확하고 명백한 메시지"라고 언급했다. 다자간 협력 강화 세션에서 룰라 대통령은 AI와 같은 신기술이 "공정하고 포용적이며 공평한 거버넌스 모델"에 의해 관리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AI 개발은 일부 국가의 특권이 되거나 억만장자의 손에 쥐어지는 조작 도구가 될 수 없으며, 민간 부문과 시민사회단체의 참여 없이는 진전을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브릭스 선언은 미국과 많은 동맹국, 중국이 참여하는 AI에 대한 광범위한 합의 가운데 나온 것이다. 지난 2월 100개국 이상의 지도자들이 파리에 모여 AI 개발이 사람과 지구를 위해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안전할 것을 촉구하는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AI에 관한 성명서'를 지지했다.

그러나 유럽의 강력한 지지와 중국, 인도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영국은 이 문안이 핵심 국가 안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가혹한 규제로 혁신을 억누를 위험이 있다며 서명을 거부했다.

파리 회의는 군사 작전에서 AI 사용을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미국 주도의 초기 이니셔티브에 이은 것이었다. 2023년 헤이그에서 공개되고 수십 개 미국 동맹국이 지지한 "AI의 책임 있는 군사적 사용에 관한 정치적 선언"은 국가가 전쟁에서 자율 시스템을 개발하고 배치하는 방법에 대한 자발적 지침을 설정했다.

중국은 이러한 노력에 대한 지지를 거부하고 유엔을 통해 AI 거버넌스에 대한 자국의 비전을 추진해왔다. 중국이 주도한 AI 기술에 대한 평등한 접근을 촉진하는 결의안은 지난해 워싱턴을 포함한 광범위한 지지를 받아 통과됐다.

경쟁적인 선언들은 AI와 같이 빠르게 성장하는 기술이 서구와 중국 간 영향력과 표준 설정을 다투는 또 다른 무대가 됐음을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백악관에 복귀하기 전에도 미국은 첨단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억제하고 동맹국들에도 특히 AI 모델 훈련에 중요한 하이테크 반도체 등에서 동일한 조치를 하도록 압박해왔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