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방정부, 연기금 602억 위안 부적절 사용 적발

중국 지방정부들이 재정 압박이 가중되면서 수백억 위안의 국영 기초 연금 기금을 부채 상환 등 다양한 목적으로 부적절하게 사용했다가 감사에 적발되었다고 7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최근 발표된 국무원의 2024년 연례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감사원은 25개 성급 지역에서 4조 1000억 위안(5769억 달러) 규모의 기초 연금 기금을 검토한 결과 약 602억 위안의 자금이 부적절하게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공공 및 민간 부문 직원, 도시 및 농촌 거주자를 포괄하는 기금이다.

가장 심각한 사례는 13개 지역에서 약 406억 위안의 기초 연금 기금이 유용된 것이다. 이 자금은 정부 부채 상환과 기본 생계, 공공 부문 임금 및 필수 정부 운영 보장을 위한 이른바 '3가지 보증' 등 다양한 용도로 전용됐다. '3가지 보증'은 최근 몇 년간 지방정부가 증가하는 재정 압박과 씨름하면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국가 연금 기금은 중국의 3대 기둥 연금 제도 중 첫 번째 제도로, 엄격하게 연금 지불만을 위한 것이다. 이 기금은 정부 부채 상환이나 예산 부족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지방 당국에 대한 이전 조사에서는 연금 기금 유용이 흔한 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자금은 도시 재개발 사업에 투입되거나 지방정부 공무원이 사업 활동을 위해 횡령하기도 했다.

이번 유용은 지방정부가 세수 감소와 장기화하는 부동산 침체로 인해 더 큰 재정 압박에 직면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 부동산 침체는 이전에 지방정부 수입의 주요 원천이었던 토지 판매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세입 부족에도 불구하고 지방정부의 지출은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부분적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재정 책임의 불균형에 기인한다. 정부 수치를 기반으로 한 차이신의 분석에 따르면 지방재정 지출은 1994년 개혁 이전 총 정부 지출의 약 70%에서 2024년 85.7%로 증가했다. 동시에 지방정부는 막대한 양의 숨겨진 부채와도 씨름하고 있다.

연금 기금의 오용은 개인의 보장 격차에도 기여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국무원 보고서는 밝혔다.

국가 연금 프로그램의 수혜자가 되어야 할 취약계층에 속한 약 300만 명이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거나 보험 혜택을 잃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 중 보험 적용 자격이 있는 23개 성급 지역의 약 47만 7000명의 취약계층과 유연근무자는 등록되지 않았다. 또한, 21개 지역에서 토지가 몰수된 약 250만 명의 농민들에게 지급된 연금 기여금 보조금은 요구대로 제공되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는 중국의 고령화 사회 진입과 함께 더욱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연금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가감사원은 국가가 지원하는 연기금의 관리를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지방 당국이 주요 집단의 연금 적용 범위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자금 격차를 파악하는 한편,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재정 자원을 조정할 것을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감사 결과가 중국의 지방재정 위기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사회보장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재정 책임 분담의 불균형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 유사한 문제가 지속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지방재정 건전성 회복과 함께 연금 시스템의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연금 기금의 독립성 보장과 사용 용도 제한을 위한 법적 장치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