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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값싼 전기차 출시하겠다”…머스크 리스크에 매출·주가 동반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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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값싼 전기차 출시하겠다”…머스크 리스크에 매출·주가 동반 하락

2025년형 테슬라 모델Y. 사진=오토카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형 테슬라 모델Y. 사진=오토카

테슬라가 실적 부진과 정치적 논란 속에 올해 유럽에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승인을 추진하고 더 저렴한 신차 출시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4일(현지시각) BBC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6월부터 가격이 낮은 신규 모델 생산을 시작했으며 올해 안에 유럽에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승인을 받을 계획이라고 전날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투자자들에게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 자리에서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유럽연합(EU)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며 “자율주행이야말로 회사 가치를 천문학적으로 끌어올릴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EU의 행정 시스템을 ‘카프카적’이라고 표현하며 난항이 예상된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머스크가 EU) 승인 절차를 ‘카프카적’이라고 표현한 것은 EU의 행정 절차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비효율적이며, 합리적인 설명 없이 끊임없이 장애물이 생겨나는 부조리한 상황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 매출·이익 나란히 하락…미국 정부 지원 중단 여파


테슬라는 2분기 차량 인도량이 14% 급감하며 매출은 12% 감소한 224억 달러(약 30조850억 원), 순이익은 16% 줄어든 11억 달러(약 1조5150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10년 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테슬라는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지난 3개월 동안 3억 달러(약 413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추가 피해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의 세금 및 재정정책이 전기차 보조금을 줄이면서 소비자 수요가 위축됐다는 것이다.

바이바브 타네자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세액 공제 중단은 테슬라 매출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 측은 “글로벌 무역 및 재정 정책 변화의 영향을 측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연간 실적 전망은 제시하지 않았다.

◇ 머스크 ‘정치 행보’에 투자자 불안…자체 브랜드 가치 흔들


일각에서는 머스크의 정치적 발언과 행동이 회사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머스크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다가 다시 비판하며 결별하는 등 정치적 입장을 오락가락하고 있다. 제3의 당 창당을 시사하는 발언까지 이어지면서 경영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달 초 트럼프 지지자인 테슬라 주주 제임스 피시백은 이사회를 상대로 “머스크의 정치적 야망이 CEO로서의 책임과 양립 가능한지 검토하라”고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IT 전문가로 유명한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이사회가 머스크에게 정치적 행동에 대한 ‘가드레일’을 설정해야 한다”고 밝혔고, 이에 대해 머스크는 X에 올린 글에서 “닥치라”며 반발했다.

엘름우드 브랜드컨설팅의 대니얼 빈스 최고경영자(CEO)는 “머스크의 이런 ‘이상 행동들’ 때문에 광고 없이 팬층에 의존하던 테슬라의 브랜드 충성도가 약화됐다”며 “이제는 단순히 새로운 차만으로는 경쟁력을 회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 “전기차 대중화 약속 20년째”…기대감은 여전


피터 바덴펠트-한센 전 테슬라 유럽·중동·아프리카 개발 총괄은 BBC에 출연한 자리에서 “테슬라는 과거 다른 자동차회사에 탄소배출권을 판매해 큰 수익을 올렸다”며 “이는 막대한 설비투자 없이도 분기 수익에 직접 반영되는 이익원이었지만,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머스크가 2006년 ‘비밀 마스터플랜’을 발표하며 값싼 전기차를 약속했지만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고객들은 약속된 차량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