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에이커 규모 거대공장…3개월 만에 투자 유치로 동남아 거점 구축

지난 22일(현지시각) 더엣지말레이시아 보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최대 팜유 생산업체 중 하나인 쿠알라룸푸르 케퐁(KLK)의 부동산 부문 KLK 랜드는 지난 21일 성명을 통해 "BYD가 주요 임차업체로 KLK 테크파크 1단계 사업에서 150에이커를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BYD가 말레이시아에서 처음 진행하는 제조업 사업이다. BYD가 들어서는 KLK 테크파크는 페락주 탄종말림에 자리한 1500에이커(약 607만㎡) 규모의 통합 산업 거점으로, KLK가 첨단 제조업과 녹색 기술의 중심지로 만들려는 대규모 개발 사업이다.
KLK 랜드는 "페락에서 BYD가 자리잡으면 말레이시아 전기차 부문의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효과로 현지 기업이 세계 전기차 공급망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지역 자동차 분야에서 말레이시아의 자리를 더욱 키워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KLK 회장 탄 스리 리 오이 히안은 "우리는 페락의 고부가가치 산업화로 나아가는 움직임을 돕고 주(州)의 사회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려고 주 정부와 손잡고 일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KLK 테크파크가 페락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가능해진 장기적인 개발이라고 설명했다.
BYD의 말레이시아 진출은 동남아시아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BYD는 이미 태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주요국에서 전기차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올해 안에 13억 달러(약 1조 8,000억원)를 투자해 해마다 1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제조공장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BYD의 자리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BYD는 올해 세계 배터리 전기차(BEV) 시장에서 15.7%의 점유율로 처음 테슬라(14.3%)를 제치고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BYD는 작년 427만대 이상의 친환경차를 팔아 3년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BYD의 다음 단계로 협력업체와 부품업체 유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본다. KLK 랜드가 밝힌 대로 "공급업체와 기업을 끌어들여 본격적인 자동차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2단계 목표이기 때문이다.
이번 투자는 말레이시아가 동남아시아 전기차 중심지로 떠오르려는 정부 정책과도 맞아떨어진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최근 전기차 생산과 판매를 늘리려고 각종 혜택을 만들어 관련 업체들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한편 BYD는 올해 1월 16일 한국시장에도 정식 진출했다. BYD 아토 3를 3,150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으로 내놓으며 전국 15곳에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2025년 중반 이후 BYD는 창원 전시장과 부산 사상 서비스센터를 새로 오픈하며 부산·경남 지역으로 네트워크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25년 상반기 국내 판매량은 약 1,337대로, 전체 수입차 브랜드 중 14위를 기록하며 점차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