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라클 주가가 10일(현지시간) 장중 43% 넘게 폭등했다. 하루 상승률로는 1992년 이후 33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오라클이 이른바 ‘엔비디아 모멘트’에 도달한 것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라클 폭등세 속에 엔비디아, 브로드컴, AMD, 마이크론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종목들도 동반 급등했다.
이날 오라클은 86.82달러(35.95%) 폭등한 328.33달러로 마감했다.
엔비디아 모멘트 도달했나
오라클이 엔비디아 모멘트에 도달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 모멘트란 엔비디아처럼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특히 해당 종목이 산업의 핵심 수혜주로 등장해 주가가 며칠, 또는 몇 주 만에 두세 배 이상 오르는 ‘비이성적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경우를 뜻한다. 아울러 초기 상승세에 올라타지 못한 투자자들이 ‘제2의 엔비디아’를 찾기 위해 관련 종목을 추격 매수하는 흐름도 이 안에 포함된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 2023년 봄 AI 반도체에 따른 엄청난 매출 전망을 내놓으면서 하루에 시가총액이 2000억 달러 불어나기도 했다.
오라클도 엔비디아가 그랬던 것처럼 10일 시총이 2000억 달러 넘게 폭증했다.
시총 2000억 달러 증가를 위해서는 오라클 주가가 30.2%만 오르면 됐다.
미이행 의무
오라클은 전날 장 마감 뒤 분기실적 발표에서 시장 예상을 밑도는 매출과 순익을 공개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오라클이 발표한 이른바 ‘미이행 의무(RPO)’에 환호하며 매수에 나섰다.
RPO는 법적 구속력이있는 계약을 맺기는 했지만 아직 고객에게 재화나 서비스가 전달되지 않아 매출로 인식되지 않은 금액을 뜻한다. 오라클은이 RPO 규모가 1년 전보다 350% 넘게 폭증한 4550억 달러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멜리우스 리서치의 벤 리치스 애널리스트는 “마치 잘못 인쇄된 것 같은 수치였지만 좋은 쪽으로 그랬다”고 평가했다.
AI는 탄탄하다
대표적인 주식 시장 낙관론자 톰 리 펀드스트래트 리서치 책임자는 오라클이 AI 인프라 스토리는 여전히 탄탄하다는 점을 재입증했다고 말했다.
오라클은 자사의 클라우드 매출이 폭증할 것으로 낙관했다.
2027 회계연도에는 두 배 가까이 증가한 320억 달러를 기록하고, 2028 회계연도에는 730억 달러, 2029 회계연도 1140억 달러, 그리고 2030 회계연도에는 1440억 달러로 불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이를 위해서는 AI 데이터센터 확충이 필수적이다.
AI 인프라 투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점이 확인되면서 인프라 핵심 소재인 반도체를 공급하는 반도체 업체들 주가도 동반 급등했다.
엔비디아는 3% 넘게 뛰었고, 엔비디아 반도체를 하청 생산하는 대만 TSMC 주가도 뉴욕 시장에서 3% 넘게 올랐다.
최근 AI 반도체 시장 핵심주로 부상한 맞춤형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은 8% 넘게 폭등했다.
AMD는 상승률이 1.6%대로 높지 않았지만 AI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마이크론은 3% 넘게 뛰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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