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A3 공장에 연 800만 대 전용라인 구축…초기 물량 확보
폴더블 시장 점유율 52%로 확대…애플발 '시장 재편' 예고
폴더블 시장 점유율 52%로 확대…애플발 '시장 재편' 예고

7일(현지시각) 디지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의 보고서를 인용해 애플이 2026년 출시를 목표로 화면을 안으로 접는(인폴딩) 방식의 폴더블 아이폰을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의 폴더블 패널은 품질 기준이 까다로워 내구성과 얇은 두께, 높은 전력 효율이 필요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런 요구를 맞출 수 있는 기술과 다년간의 양산 경험 덕분에 최종 공급사로 선택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의 막대한 주문량을 소화하려고 이미 생산라인 증설에 나섰다. 구체적으로 충남 아산 A3 공장에 애플 전용 생산 라인을 만들고 있으며, 2026년 2분기까지 한 달에 3만 장 규모로 생산 능력을 늘리는 것이 목표다. 한 해 700만~800만 개 패널 생산이 가능한 이 규모는 애플의 초기 주문량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 물량은 삼성디스플레이 전체 폴더블 패널 출하량의 약 40%를 차지할 전망이며,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를 발판으로 기존 40%대였던 폴더블 OLED 시장 점유율을 52%까지 끌어올려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릴 것으로 보인다.
테크레이더와 탐스가이드 등 IT 전문 매체들은 애플의 폴더블 아이폰 패널 양산 시점을 2026년 중반으로 예측했다. 이는 애플의 일반적인 하반기 신제품 공개와 출시 일정을 생각한 분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시기에 맞춰 기존 A4 라인과 함께 차세대 8.6세대 OLED 전용 라인 가동도 준비해, 애플의 초기 주문량으로 보이는 600만~800만 대 물량을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생산 규모를 갖출 전망이다.
압도적 기술력, K-부품 생태계 동반 성장 이끈다
이번 폴더블 아이폰에 들어갈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최신 기술을 모은 제품이 될 전망이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패널에는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박막트랜지스터(TFT) 기술을 적용한다. LTPO는 화면 주사율을 조절해 콘텐츠에 맞는 부드러운 화면을 보여주면서도 배터리 소모를 줄이는 기술로, 고급 스마트폰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편광판을 없애는 CoE(Color on Encapsulation) 기술을 더해 차이를 만든다. 편광판을 없애면 패널을 더 얇게 만들 수 있고, 빛 투과율을 높여 더 밝고 선명한 화질을 만들면서 동시에 전력 효율도 높이는 효과를 얻는다.
한편, 애플의 폴더블 아이폰 출시는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외에 주요 부품 공급사로 국내 기업들이 정해졌다. 대표적으로 덕산네오룩스가 블랙 화소정의막(PDL)을, 비에이치(BH)가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공급한다. 특히 FPCB는 패널 회로를 부드럽게 만들어 반복해서 접었다 펴는 것을 견뎌야 하는 폴더블폰의 핵심 부품이다.
애플 참전, 폴더블폰 시장 '판도' 바꾼다
애플의 참전은 폴더블 OLED 패널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는 폴더블 아이폰이 나오는 2026년, 세계 안으로 접는 OLED 디스플레이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89% 급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듬해인 2027년에도 48%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2029년까지 탄탄한 두 자릿수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이 폴더블 아이폰을 출시하는 데는 전략적인 뜻도 담겨 있다. 기존 아이폰 판매가 주춤한 상황에서 고급 제품군을 강화하고,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안겨주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나인투파이브맥(9to5Mac)은 업계 분석가들을 인용해, 삼성디스플레이가 초기 물량을 독점 공급하더라도 애플이 그동안 공급망 안정을 위해 여러 공급사를 두는 방식을 선호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LG디스플레이나 BOE가 2차 공급사로 들어와 삼성의 독주를 견제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초기 시장을 먼저 차지하는 기술과 대규모 양산 능력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아성을 한동안 넘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