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올해 초보다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이 무역관세의 영향보다 인공지능(AI)에 대한 투자 성과에 쏠리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 S&P 500 기업 실적 성장률 8.8% 전망
LSEG(옛 리피니티브) 집계에 따르면 S&P 500 기업의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1분기와 2분기의 13%대 성장률보다 낮은 수준이다. 매출 증가율은 5.7%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대규모 수입관세를 발표한 이후에도 대부분의 미국 기업들은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지만 통상정책의 장기적 영향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 AI 투자 기대감 고조 속 ‘거품’ 우려도
올해 들어 AI 산업에 대한 낙관론이 월가를 이끌며 S&P 500과 나스닥지수가 잇따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과도한 밸류에이션(평가가치)과 AI 투자비 회수 지연을 우려하고 있다.
아메리프라이즈 파이낸셜의 앤서니 사글림베네 수석 전략가는 “AI 투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자본지출의 회수 가능성을 점점 더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S&P 500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3배로 10년 평균인 18.7배를 크게 웃돌고 있다. 로이터는 “AI·빅테크 중심의 고평가가 시장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관세 부담 속도 증가…“AI 효과가 관세 타격 상쇄”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수석 전략가는 “대체로 긍정적인 경제지표가 이어지면서 3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을 웃돌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관세가 이익에 부담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들은 이익률을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3분기 미국의 관세 납부액은 930억 달러(약 135조 원)로 전분기보다 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투자은행 부문 회복과 AI 반도체 수요 확대로 대형 금융사와 기술기업들이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웨스포트의 웰스스파이어 어드바이저스 소속 올리버 푸르셰 부사장은 “관세와 소비심리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아직까지 기업 실적 성장에는 뚜렷한 악영향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