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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셧다운 장기화에 ‘물가연동채’ 사상 첫 임시지수 적용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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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셧다운 장기화에 ‘물가연동채’ 사상 첫 임시지수 적용 가능성

지난달 17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17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장기화되면서 미국 재무부가 사상 처음으로 물가연동국채에 적용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 산출을 위한 ‘대체 지수’를 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로이터통신이 29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이번 셧다운으로 인해 10월 소비자물가지수 조사를 중단했으며 백악관은 “다음달에도 공식 물가통계가 발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경우 다음달 13일로 예정된 10월 CPI 발표는 무산된다.

◇ 2조1000억달러 시장 첫 ‘비상 절차’ 가능성


물가연동채는 물가상승률에 따라 원금이 조정되는 채권으로 전체 시장 규모는 약 2조1000억 달러(약 2915조 원)에 달한다.
미 재무부 규정에 따르면 CPI가 특정 월의 다음달 말까지 발표되지 않을 경우 ‘최근 12개월 CPI 변동률’을 기반으로 한 대체 지수를 산출하도록 돼 있다.

이는 1997년 물가연동채가 도입된 이후 처음 있는 조치가 될 전망이다.

씨티그룹의 벤저민 윌트셔 글로벌 인플레이션 전략가는 “데이터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시장 리스크 프리미엄이 확대돼 물가연동채 가격이 싸게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 시장 왜곡 우려 크지 않지만…투자심리엔 부담


현재 10년 만기 물가연동채 금리는 약 1.7%, 5년물은 1.249% 수준으로 소폭 상승했다. 일부 시장참여자들은 “데이터 공백이 가격에 영향을 주겠지만 수요 자체를 흔들 정도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JP모건의 피비 화이트 인플레이션 전략 책임자는 “대체 지수 도입이 물가연동채 투자 수요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대부분의 기관투자자는 이런 기술적 절차를 이미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 셧다운 장기화가 관건


로이터에 따르면 다만 전문가들은 “물가연동채 수요의 핵심 변수는 정부 셧다운의 지속 기간”이라고 입을 모았다. 모건스탠리의 맷 혼바흐 글로벌 매크로 전략책임자는 “11월 20일 예정된 10년물 TIPS 입찰 시점까지 셧다운이 이어진다면 투자자들이 계속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며 “정부가 조기 정상화될 경우 실물경제와 인플레이션 흐름을 다시 확인하며 수요가 회복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9월 CPI는 예상보다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뱅가드의 존 마지이리레 미국채 책임자는 “물가가 여전히 높지만 방향성은 다소 둔화되고 있다”며 “대체 지수라도 긍정적인 CPI 흐름을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