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발주 확대 속 스마트 조선소 전환 가속
AI·디지털트윈 기반 생산혁신…수익성 회복세 공고화
연료전환 선박 수요 본격화…고부가 선종 경쟁력 재확인
AI·디지털트윈 기반 생산혁신…수익성 회복세 공고화
연료전환 선박 수요 본격화…고부가 선종 경쟁력 재확인
이미지 확대보기국내 조선업계가 친환경 고부가선박 수요 확대와 함께 인공지능(AI)·디지털트윈 등 첨단 생산기술을 결합하며 전성기 재도약의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국제 환경규제가 강화되며 연료전환 선박 발주가 급증하고 있다. 나아가 국내 조선사는 고난도 선박 건조기술과 스마트 조선소 체계를 앞세워 글로벌 조선 공급망의 핵심축으로 복귀하는 분위기다. 특히 미국과의 '마스가(MASGA)' 협력이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조선시장 재편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배출 규제 일정이 구체화되면서 선사들은 기존 선박을 △메탄올 △암모니아 △LNG 등 연료전환 선박으로 대체해야 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해운사와 에너지 기업들은 이를 비용 요인이 아닌 미래 경쟁력 확보 전략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압 연료 공급, 친환경 추진 시스템, 극저온 화물 창 환경 제어 등 고난도 기술이 요구되며 국내 조선사의 위상은 한층 공고해졌다.
국내 조선업의 생산구조 또한 과거와 다르다.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는 디지털 트윈 기반 설계, AI 공정관리 시스템, 자동 용접·블록 정합 최적화 기술을 도입해 조립·시운전 단계에서의 오차와 비효율을 줄이고 있다. 선박을 실제로 띄우기 전에 가상 조선소에서 먼저 완성해 보는 체계가 정착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선박 건조 기간 단축은 물론, 품질 균일성·연료 효율 설계까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조선업이 단순 중후장대 제조업이 아닌 해양 모빌리티 기술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는 이유다.
실적은 이러한 변화 방향을 뒷받침하고 있다. 국내 조선 3사의 최근 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5000억원을 넘었고, 수주잔량도 평균 2~3년치 이상 확보된 상태다. LNG운반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 선종 중심 수주가 본격 매출로 반영되며 수익성이 안정 궤도에 진입했다. 업계는 "이번 흐름은 경기 순환이 아닌 구조적 전환"이라고 진단한다.
이 흐름 속에서 미국과의 조선·방산 협력, 즉 마스가 프로젝트는 핵심 변수다. 미국은 해군 함정과 군수지원함에서 노후화와 생산 공백 문제를 겪고 있다. 반면 한국 조선소는 초대형 상선과 잠수함·구축함 등 특수선까지 건조 가능한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다. 협력 모델은 단순 수출이 아닌 공동 설계, 공정 분업, 핵심 블록 한국 생산, 최종 조립 미국 현지화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곧 한국 조선업이 글로벌 조선 공급망의 기준을 제시하는 위치에 오른다는 의미다. 선박 한 척을 수출하는 산업이 아니라, 설계·생산·운항 데이터와 공정 시스템까지 수출하는 조선 생태계 수출 모델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후판·기자재·도장·전장·배관 등 국내 협력사 생태계의 회복과 기술 수요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인력 측면에서도 국내 조선업의 강점은 여전히 유효하다. 블록 정합, 복합 곡면 형상, 용접 변형 제어 등은 경험 기반 숙련이 중요한 영역으로, 단기간에 대체가 어렵다. AI와 자동화가 확산되더라도 '정밀 생산 기술자'로서의 인력 경쟁력은 산업 경쟁력 핵심 축으로 남는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전환 수요와 스마트 조선소 구축, 미국과의 협력 확대는 국내 조선업이 다시 글로벌 공급망의 중심축으로 복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번 흐름은 사이클 반등이 아니라 구조적 재도약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