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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엔비디아 젠슨 황, 머스크 '테라팹' 직격…"TSMC가 하는 일, 극도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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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엔비디아 젠슨 황, 머스크 '테라팹' 직격…"TSMC가 하는 일, 극도로 어렵다"

"단순 공장 건설 아닌 '공학·과학·예술의 경지'…인텔도 고전"
AI 혁명 핵심 TSMC…머스크, '수천억 달러' 기술 난제 넘을까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
테슬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AI5'와 같은 맞춤형 칩(커스텀 칩)의 독자 생산을 위한 '테라팹(TeraFab)' 구축이라는 야심 찬 계획을 밝힌 가운데,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이를 두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극도로 어렵다"고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황 CEO는 반도체 위탁생산(공장) 구축과 운영은 단순한 공장 건설이 아닌, 고도의 '예술적 숙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머스크의 구상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지난 8일(현지시각) WCCF테크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최근 주주들과의 대화에서 1조 달러(약 1400조 원) 규모의 보상안 승인 이후, 장기적으로 월 100만 개의 칩 생산 능력을 갖춘 거대 칩 시설(팹) 구축 의사를 공개했다. 머스크가 기존 TSMC, 삼성, 인텔 등 공급망의 생산 능력만으로는 테슬라의 맞춤형 칩 수요를 감당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 이를 보완하고자 자체 위탁생산 구축에 나선 것이다.

"TSMC의 역량은 '예술의 경지'"


이와 관련해 젠슨 황 CEO는 대만 방문 중 가진 인터뷰에서 "첨단 칩 제조 공정을 구축하는 것은 극도로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는 단순히 공장(plant)을 짓는 문제가 아니"라며, "TSMC가 현재 본업으로 수행하고 있는 작업을 해내기 위한 공학, 과학, 그리고 '예술의 경지(artistry)'에 이르는 역량은 정말로 달성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황 CEO는 칩 제조(fabrication)가 하룻밤 사이에 달성될 수 있는 전문 영역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이 사업을 '오랜 시간' 영위해 온 인텔 위탁생산 사업부 같은 기업조차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테슬라의 도전이 매우 야심차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평가한 셈이다.

엔비디아는 현재 TSMC에 깊이 의존하고 있으며, 황 CEO 역시 공급망 상황 논의를 위해 TSMC 경영진과 만났다. TSMC는 엔비디아의 'AI 혁명'을 뒷받침하는 독점적인 반도체 공급업체로서 AI 사업의 주요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황 CEO는 "TSMC가 AI 산업의 핵심"이며 "컴퓨팅 업체들이 모두 협력하는 독보적 회사"라고 설명하며, 경쟁사가 이를 따라잡기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테슬라의 '테라팹', 막대한 투자와 기술 난제


물론 테슬라가 자사 차량과 인간형 로봇을 구동하기 위해 막대한 칩 생산 능력을 필요로 하는 것은 사실이며, 이는 삼성이나 인텔 등 기존 위탁생산 업체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테슬라가 '테라팹'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수천억 달러'로 예상되는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과 극복해야 할 수많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문제'들이 있다. 황 CEO가 "TSMC와 경쟁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재차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테슬라의 자체 위탁생산 구축 성공 여부는 막대한 투자와 어려움 극복에 달려 있으나, 일론 머스크가 과거에도 '불가능'해 보였던 일들을 성취해왔다는 점은 변수로 남아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