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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무, 노르웨이 18억 달러 장거리 미사일 사업 미국 하이마스와 최종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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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무, 노르웨이 18억 달러 장거리 미사일 사업 미국 하이마스와 최종 경쟁

독일 유로펄스 탈락…K9 자주포 운용 노르웨이, 한국산 무기체계 통합 가능성
러시아 위협에 독일 잠수함 2척 추가·45억 달러 국방비 증액…폴란드엔 美 스트라이커 250대 1달러 매각
이집트 카이로에서 이달 1~4일까지 열리는 'EDEX 2025(이집트 방산 전시회)' 한화 부스에 전시된 'K9 자주포' 패키지 모형.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집트 카이로에서 이달 1~4일까지 열리는 'EDEX 2025(이집트 방산 전시회)' 한화 부스에 전시된 'K9 자주포' 패키지 모형.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노르웨이가 사거리 500㎞급 장거리 미사일 도입에 18억 달러(26500억 원)를 투입하는 가운데 한국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천무 다연장로켓시스템이 미국 록히드마틴의 고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과 최종 경쟁을 벌인다. 독일 KNDS 그룹의 유로펄스는 탈락했다. 국방 전문매체 디펜스포스트가 6(현지시간) 보도했다.

천무, 독일 제치고 하이마스와 양자 대결


노르웨이의 장거리 미사일 도입 사업에서 한국 천무가 독일 제품을 제치고 미국 하이마스와 최종 경쟁 체제에 진입한 것은 한국 방산의 유럽 시장 진출에 중요한 전기가 될 전망이다.

독일 방위 전문 매체 하르트푼크트에 따르면 노르웨이는 독일 KNDS의 유로펄스를 최종 후보에서 제외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가 록히드마틴의 기술 이전을 거부해 유로펄스가 하이마스용 탄약을 통합하는 데 실패한 것이 탈락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천무는 사거리 80㎞의 239㎜ 유도로켓 6발과 사거리 290㎞의 600㎜ 전술지대지유도탄을 탑재할 수 있는 다목적 발사체계다. 하이마스가 포드당 6발의 227㎜ 로켓을 탑재하는 데 비해 천무는 포드당 12발까지 장착이 가능해 화력이 2배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천무는 이미 폴란드에 288문을 수출하며 유럽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노르웨이는 2017년부터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 등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시스템으로 포병 전력을 구축해왔다. 천무가 도입되면 한국산 무기체계 일원화가 가능해진다.

노르웨이 내부에서는 이번 선택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노르웨이 경제일간지 다겐스 네링슬리브는 방산업체 콩스버그와 산업그룹 아케르가 총리와 주요 장관들에게 서한을 보내 유로펄스 구매를 촉구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유로펄스를 선택하면 노르웨이 산업계가 구조와 유지보수를 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독일 잠수함 2척 추가 발주…북극해 감시 강화


토레 산드비크 노르웨이 국방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노르웨이는 해안·해양 국가이며 잠수함은 국가 방어에 절대적으로 필수"라며 "북대서양과 바렌츠해에서 러시아군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르웨이는 러시아와 198㎞의 육상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바렌츠해에서 해상 국경도 맞닿아 있다.

노르웨이 정부는 이번 무기 구매를 위해 국방예산을 460억 노르웨이 크로네(67100억 원) 증액할 방침이다. 노르웨이 국방부는 2021년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에 잠수함 4척을 주문한 데 이어 이번에 2척을 추가로 발주한다고 밝혔다.
수중에서 떠오르는 독일 잠수함 모습. 사진=독일 연방군이미지 확대보기
수중에서 떠오르는 독일 잠수함 모습. 사진=독일 연방군


러시아 위협에 북유럽 군비 증강 가속


노르웨이의 대규모 군비 증강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이 북유럽 전역으로 확대되는 데 따른 것이다. 산드비크 장관은 "북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눈과 귀' 역할을 하려면 감시·억제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이런 맥락에서 잠수함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강조했다.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2036년 사이 600억 노르웨이 크로네(87500억 원)의 국방비 증액을 담은 '노르웨이 방위공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독일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어트 대공미사일 시스템 2기 구매 자금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러시아 위협에 맞선 NATO 동부 전선 강화는 폴란드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유럽에서 철수 예정인 스트라이커 장갑병력차 250대를 단돈 1달러에 폴란드에 판매하겠다고 제안했다. 국제 군사 전문매체 밀리타르니가 폴란드 블라디슬라프 코시니악카미시 부총리 겸 국방장관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이다.

코시니악카미시 장관은 "미국 대륙으로 송환 대신 폴란드로 이전될 것"이라며 "군이 기술 상태를 점검하고 우리 군대에 적합한지 평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폴란드군 참모본부는 이미 이 제안을 지지했으며 최종 결정은 국방부에서 2026년 하반기 내릴 예정이다.

2017년, 미군의 스트라이커 장갑 인원 수송차. 사진=미 인도-태평양 사령부이미지 확대보기
2017년, 미군의 스트라이커 장갑 인원 수송차. 사진=미 인도-태평양 사령부


폴란드의 스트라이커 도입 제안은 중고 장비의 현대화와 훈련체계 구축 부담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밀리타르니는 "중고 장비는 수리와 현대화가 필요하고 기술지원·훈련체계를 새로 구축해야 한다""외국 기업에 업무를 맡기면 비용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폴란드는 현재 국내 생산 보병전투차량 로소막 900대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ZSSW-30 포탑이 장착된 개량형으로 폴란드에서 생산되고 있다. 스트라이커 도입이 국내 발주 물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러나 코시니악카미시 장관은 "폴란드군이 더 많은 무기를 보유할수록 좋으며 가격도 매우 매력적"이라며 "다양한 장비를 숙달하면 동맹국과 상호운용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비에스와프 쿠쿨라 폴란드군 참모총장도 "새로운 장비 도입이 폴란드 방위산업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는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폴란드 라디오에 따르면 스트라이커는 미국산 에이브람스 전차를 도입하고 있는 제18기계화사단에 배치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노르웨이의 선택이 NATO 북부 방위체계가 미국 주도 하이마스 중심 전력과 아시아 산업력, 유럽 주권 전략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출지 향후 10년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