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광복 금융부 부장
이미지 확대보기정부와 한국은행이 지목한 경제주체들도 물론 환율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환율이 결정되는 이유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 통화량, 정부 정책, 시장 참여자의 결정, 수출입 규모, 성장성 등 다양하다. 시중에 대규모 통화량이 공급된 것도 큰 요인 중 하나다.
한·미 정책금리 역전 현상이 40개월째 이어지면서 시중 통화량(M2·원계열·평잔) 증가세는 미국보다 가파르다. 한국이 미국보다 긴축을 덜 하면서 더 많은 유동성을 쏟아냈다. 이재명 정부 들어 수십조 원의 소비쿠폰과 확장 재정도 통화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 2026년도 정부 예산은 728조 원으로 역대 최다다.
이처럼 통화가 팽창하면 원화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허리띠를 푼 만큼 환율은 상승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 전반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때 환율 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 국내외 투자자에게 우리나라 경제 신뢰를 높이고 구조개혁으로 생산성도 높여야 한다. 잠재성장률도 끌어올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도 해소해야 한다.
이는 경제학에서 효율적 시장 가설(EMH·Efficient Market Hypothesis)로 설명된다.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가 자산 가격에 즉각적이고 정확하게 반영된다는 것이다. 이는 집단 지성과도 연결된다. 수많은 개별 참여자들의 판단과 행동이 모여 시장가격에 반영된다는 것이다. 시장의 IQ는 소수의 전문가나 천재의 IQ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다.
과학사의 천재인 아이작 뉴턴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도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보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저금리와 완화적 기조로 부동산·주식·가상자산 등 자산시장에 자금이 빨려 들어갔다.
우리나라의 지속 성장에 대한 의구심,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로 투자자 입장에서 ‘원화 자산보다 달러 자산’을 선택할 유인이 커졌다. 정부와 통화당국이 지목하는 서학개미·기업·국민연금의 해외투자 확대는 이런 우리나라 구조적 환경에 대한 반작용이다.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