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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견, 위스키 통 누출 감지 성공…스코틀랜드 증류소서 '스팟' 자율검사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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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견, 위스키 통 누출 감지 성공…스코틀랜드 증류소서 '스팟' 자율검사 시험

보스턴다이내믹스 4족보행 로봇에 3D프린팅 센서 장착…수작업 대체 가능성 확인
'천사의 몫' 관리 혁신부터 제조현장 확대까지…72억 달러 4족보행 로봇 시장 주목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팟 로봇. 사진=스코틀랜드 국립 제조 연구소(NMIS)이미지 확대보기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팟 로봇. 사진=스코틀랜드 국립 제조 연구소(NMIS)
스코틀랜드에서 4족보행 로봇이 위스키 숙성 과정의 품질관리를 담당하는 실험이 성공리에 진행됐다.

영국 전문매체 디엔지니어가 지난 15(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국가제조연구소(NMIS)가 글래스고 인근 주류기업 바카디 소유 존 듀어 앤 선즈 숙성시설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견 '스팟'을 활용한 에탄올 누출 감지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센서 탑재 로봇견, 위스키 저장고 자율순찰


NMIS는 자체 개발한 로봇 감지 장비를 스팟에 장착해 시험을 수행했다. 3D프린팅으로 제작한 암(arm)에 센서를 부착한 이 시스템은 로봇이 창고 내 미리 설정된 경로를 따라 이동하며 에탄올 증기 수준을 측정한다. 스코치위스키연구소(SWRI)가 지원하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바카디는 실험 설계와 기준선 테스트를 주도했다.

위스키 숙성 과정에서 에탄올 증발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액체가 최소 3년간 오크통에서 숙성돼야 법적으로 스코치위스키로 인정받는데, 이 기간 증발로 손실되는 부분을 업계에서는 '천사의 몫'이라 부른다. 전통 검사 방식은 상당한 수작업과 육안 확인에 의존해 시간이 많이 걸리고 일관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NMIS 디지털공정제조센터(DPMC) 앤드루 해밀턴 센터장은 "자체 센싱 키트를 검증하고 로봇이 이런 유형의 검사 업무를 맡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목표"라며 "초기 결과가 유망하며, 스코틀랜드에서 개발되는 제조 기술이 위스키 산업을 포함한 여러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제조현장 확대 가능성 주목…센서 통합형 차세대 모델 검토


NMIS는 이번 시험을 위스키 저장고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산업 현장의 반복 검사 작업 효율성 개선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봇공학이 반복 가능하고 데이터 기반인 대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현재는 초기 단계로 기술이 실제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시험 과정이며, 당장 실제 공장에서 사람을 대신해 일하는 수준은 아니라고 NMIS는 강조했다. 쉽게 말해 로봇이 제대로 위스키 통의 이상을 찾아낼 수 있는지 시험해보는 단계다.

다음 단계에서는 동일한 센서 기술을 다른 유형의 로봇에 적용하되, 센서를 암에 장착하는 대신 로봇 본체에 직접 통합해 신뢰성과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스팟은 현대자동차그룹 소유로, 공장 순찰부터 위험지역 점검까지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현대차가 울산 공장 야간 순찰에 스팟을 투입하는 등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글로벌 4족보행 로봇 시장, 203372억 달러 전망


시장조사기관 마켓리서치퓨처에 따르면, 글로벌 4족보행 로봇 시장은 2023157000만 달러(23100억 원)에서 203272억 달러(1059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18.4%의 높은 성장률이 예상된다.

현재 중국 유니트리가 글로벌 4족 보행 로봇 출하량의 70%를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주요 활용 분야는 국방, 물류, 건설, 의료 등이며, 2023년 전 세계 4족 보행 로봇 배치의 51%가 재난 구역, 광산, 산업 검사 현장 같은 비정형 환경에서 이뤄지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