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인도 정부 AI 거점에 800만 달러 ‘돈보따리’… “당뇨·농업 AI 동남아 역수출”
딥마인드 임원 쓴소리 “인도 기업 R&D 투자는 ‘낙제점’… 정부에 무임승차 말라”
딥마인드 임원 쓴소리 “인도 기업 R&D 투자는 ‘낙제점’… 정부에 무임승차 말라”
이미지 확대보기인도 경제지 이코노믹타임스는 17일(현지시간) 구글 딥마인드의 매니시 굽타 수석 이사의 발언을 인용해, 인도에서 개발된 의료 및 농업 분야 AI 도구가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각국으로 수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글은 이날 인도 정부가 설립한 4개 ‘AI 우수 센터(CoE)’에 총 800만 달러(약 118억 원)를 지원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인도서 만든 ‘구글 AI’, 신흥국 표준 된다
구글 딥마인드가 주도하는 이번 변화의 핵심은 ‘현지화된 AI의 세계화’다. 굽타 이사는 이날 “인도에서 처음 개발한 당뇨망막증 진단 솔루션이 태국에서 스크리닝 도구로 자리를 잡았고, 농업용 AI 모델 역시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가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솔루션을 세계 다른 지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구글의 경량화 거대언어모델(LLM)인 ‘젬마(Gemma)’를 기반으로 한다. 구글은 젬마 모델 22종 전부를 ‘인도 AI 미션’의 개방형 데이터 플랫폼인 ‘AI코시(AIKosh)’에 업로드했다. 인도 개발자들이 구글의 원천 기술을 활용해 만든 저비용·고효율 솔루션이 비슷한 경제 환경을 가진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남반구 신흥국)’ 국가들로 퍼져나가는 구조다.
구글은 이날 ‘언어 장벽’을 허무는 데도 자금을 투입했다. 인도공과대(IIT) 봄베이에 설립하는 ‘인도어 기술 연구 허브’에 200만 달러(약 29억 6000만 원)를 기탁하고, 젬마를 활용해 음성 AI 모델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나니(Gnani).AI’와 ‘코로버(CoRover).AI’에 각각 5만 달러(약 7400만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구글의 ‘프로젝트 바니(Vaani)’는 인도 내 110개 언어의 음성 데이터를 디지털화해 무료로 공개했다. 굽타 이사는 “수집 대상 언어 중 35개는 사상 최초의 음성 데이터이며, 22개 언어는 AI 연구자들에게 처음으로 알려진 디지털 데이터”라고 설명했다. 이는 데이터가 부족한 ‘제로 코퍼스(Zero Corpus)’ 언어권에서도 AI 혜택을 누리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인도 기업, 덩치만 컸지 R&D는 빵점”… 구글의 경고
그러나 이날 발표의 이면에는 인도 민간 산업계의 고질적인 연구개발(R&D) 부진을 향한 구글 측의 날 선 비판도 있었다.
굽타 이사는 인도 산업계를 ‘거대한 지각생(huge laggard)’이라고 칭하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인도 기업들은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이 극히 낮다”며 “정부가 앞장서서 AI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지만, 산업계가 제 몫을 하지 않으면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데이터 광산’ 인도, 글로벌 AI 전초기지로
전문가들은 구글의 이번 행보를 단순한 사회공헌이 아닌, 치열해지는 글로벌 AI 패권 경쟁의 일환으로 분석한다. 14억 인구를 가진 인도는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검증할 수 있는 최적의 ‘데이터 광산’이자 거대 시장이기 때문이다.
구글이 인도 정부 기관과 손잡고 자금과 기술을 쏟아붓는 것은 오픈AI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경쟁사보다 앞서 ‘넥스트 빌리언(Next Billion·다음 10억 명 사용자)’ 시장을 선점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다만 굽타 이사의 지적처럼 인도 민간 기업들이 하청 구조를 탈피해 독자적인 기술 투자에 나설지가 관건이다. 인도 산업계가 이 경고를 받아들여 체질 개선에 성공한다면, 인도는 단순한 ‘AI 소비국’을 넘어 미국과 중국을 위협하는 강력한 ‘AI 기술 허브’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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