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2공장 2026년 장비 반입, 2027년 양산…구마모토는 4나노 전환 검토
대만 NSTC "매년 성능 2배 향상"…3D 패키징·신소재로 '기술 요새화' 선언
대만 NSTC "매년 성능 2배 향상"…3D 패키징·신소재로 '기술 요새화' 선언
이미지 확대보기트렌드포스와 닛케이아시아 등 외신은 1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미국 내 생산 능력을 조기에 확충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폭발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를 선점하고,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는 포석으로 분석했다.
애리조나 2공장, 2026년 장비 반입…'2028년 계획' 폐기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건설 중인 제2공장의 설비 반입 시점을 2026년 3분기(7~9월)로 확정했다. 반도체 공장은 장비 반입 후 생산 라인 최적화와 수율(양품 비율) 안정화에 통상 1년이 걸린다. 이를 역산하면 2027년 하반기에는 3나노 칩의 본격적인 양산이 가능하다. 당초 2028년으로 잡았던 가동 목표를 1년 이상 단축한 셈이다.
닛케이아시아는 웨이저자(C.C. Wei) TSMC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일정을 최소 수 분기 앞당기도록 독려했다고 전했다. TSMC는 총 1650억 달러(약 235조 원)를 투입해 애리조나에 5개의 팹(공장)과 패키징 시설을 짓고 있다. 회사는 공장 완공 시 자사 최첨단 칩의 약 30%를 미국 현지에서 생산한다고 밝혔다.
이미 가동을 시작한 애리조나 1공장은 애플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엔비디아의 최신 블랙웰(Blackwell) AI 가속기를 생산 중이다. 지난 3분기 TSMC 매출에서 북미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76%에 달했다. 엔비디아, 애플, AMD 등 핵심 고객사가 모두 미국 기업인 만큼, 현지 생산 체제 구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전략이라는 평가다.
미국 공장과 달리 일본 구마모토 제2공장은 전략 수정에 들어갔다. 당초 6~7나노 공정을 도입하려 했으나, AI 수요 급증에 맞춰 4나노 공정으로 전환을 검토 중이다. 닛케이는 이 과정에서 설계 변경이 필요해 공장 가동이 지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만 정부 "매년 성능 2배"…'하이퍼 무어의 법칙' 가동
TSMC의 생산 기지 확장이 '영토 확장'이라면, 대만 정부의 전략은 '성벽 강화'다. 대만 국가과학기술위원회(NSTC)는 오는 2025년부터 향후 5~10년을 내다본 '고성능 칩 핵심 기술 및 혁신 응용 프로그램'을 가동한다고 18일 발표했다.
왕추아친 국립중산대학 교수가 이끄는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하이퍼 무어의 법칙' 실현이다. 2년마다 트랜지스터 집적도가 2배 늘어난다는 기존 무어의 법칙을 넘어, 3차원(3D) 패키징과 신소재를 결합해 '매년' 칩의 연산 성능을 2배씩 높이겠다는 목표다.
연구팀은 프로젝트 종료 시점까지 100억 개 이상의 매개변수(파라미터)를 가진 거대언어모델(LLM)을 초당 1000조 회(1 POPS) 연산할 수 있는 시제품을 선보여야 한다. TSMC의 2나노 S램(SRAM) 기술을 기준으로 삼아, 2년마다 단위 면적을 50%씩 줄이면서도 속도와 전력 효율을 유지하는 것이 구체적인 과제다.
"초격차만이 살길"…韓 반도체 위기감
대만과 TSMC의 행보는 '투트랙 전략'으로 요약된다. 미국 등 해외에는 양산 기지를 구축해 통상 압력을 해소하고, 본토인 대만에는 차세대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해 기술 종주국의 지위를 굳히겠다는 의지다.
디지타임스는 "엔비디아가 주창한 하이퍼 무어의 법칙 시대에는 칩 설계와 제조 공정의 혁신적인 결합이 필수"라며 "대만은 산학 협력을 통해 실리콘 포토닉스와 이종 집적 기술 등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려 한다"고 평가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TSMC의 미국 공정 조기 가동과 대만의 국가 주도 R&D가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 상당한 압박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메모리 반도체 1위에 머물지 않고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분야에서 추격 속도를 높여야 하는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에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TSMC가 2027년 미국에서 3나노 양산에 성공하고, 대만 정부의 지원 아래 2나노 이하 공정 효율까지 극대화한다면 'AI 반도체 동맹'에서 대만의 입지는 더욱 단단해진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개별 기업의 투자를 넘어, 국가 차원의 구체적이고 과감한 차세대 반도체 기술 로드맵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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