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현 투자자든 예비 투자자든 투자 무관심자든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현대 사회는 자본주의 사회이고, 자본을 늘려야 부를 쉽게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 투자의 세계에 발을 들이지 못한 이라면 본격적인 투자 기법을 습득하기 전에 꼭 한 번 읽어볼 만한 도서가 있다. 전업 투자자로서 오랜 세월 성공 경력을 이어오고 있는 필명 조던의 신간 ‘돈의 인문학’이다.
우리는 돈을 매우 중요시하고 돈에 지대한 관심을 두지만 정작 돈이 무엇인지는 거의 묻지 않는다. 더 정확히 말하면, 돈을 수단으로만 다룰 뿐, 그것이 인간의 사고와 제도, 윤리와 욕망을 어떻게 재구성해 왔는지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돈의 인문학’은 바로 그 질문, “돈은 인간을 어떻게 만들었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서 출발한다.
이 책의 미덕은 돈을 경제학의 객체가 아니라 문명의 장치로 다룬다는 데 있다. 화폐는 교환의 도구이기 이전에 신뢰의 기술이며, 국가의 주권이자 사회적 약속이다. 저자는 고대의 물물교환에서 근대 금융시스템 그리고 디지털 화폐에 이르기까지의 변화를 따라가며, 돈이 단순한 가치 저장 수단이 아니라 인간관계를 재편하는 인프라였음을 보여준다.
조던의 시각이 흥미로운 지점은, 이 불안을 단순히 ‘탐욕’이나 ‘도덕성의 문제’로 환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돈을 둘러싼 제도의 설계가 인간의 선택 구조를 어떻게 바꾸는지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이자, 신용, 레버리지, 파생상품 같은 개념들은 금융 용어이기 이전에 인간의 시간 인식과 위험 인식을 재구성한 문화적 발명품이다. 미래를 현재로 끌어오는 기술이 곧 빚이며, 기대를 사고파는 장치가 곧 금융이다.
책의 흐름은 자연스럽게 철학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가치’라고 부르는가. 가격이 매겨질 수 있는 것만이 가치가 되는 사회에서 측정 불가능한 것들은 어떻게 취급되는가. 신뢰, 공동체, 존엄, 시간의 질 같은 요소들은 회계표에 오르지 않지만 문명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한다. 돈의 논리가 이 영역까지 잠식할 때 사회는 효율적이지만 취약해진다.
‘돈의 인문학’이 던지는 핵심 메시지는 단순하다. 돈을 더 잘 벌기 전에 돈이 우리를 어떻게 사고하게 만드는지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화폐는 중립적인 도구가 아니라 사고의 틀이다. 그것은 선택의 우선순위를 재배열하고, 삶의 의미 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돈의 문제는 언제나 인간 이해의 문제와 겹친다.
결국 이 책이 독자에게 요구하는 것은 금융 지식이 아니라 인식의 전환이다. 자산을 얼마나 가졌는가보다 중요한 것은, 그 자산이 어떤 세계관 위에 구축되어 있는가다. 그런 의미에서 돈의 논리에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인문학적 거리두기일지도 모른다.
양준영 교보문고 eBook사업팀 과장
조용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ccho@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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