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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해군, 英 밥콕 설계 호위함 2척 추가 도입…자국 건조·전력화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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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해군, 英 밥콕 설계 호위함 2척 추가 도입…자국 건조·전력화 속도

프라보워 대통령 방영 기간 중 밥콕과 LOI 체결…'애로우헤드 140' 기반 총 4척 확보
PT PAL 건조 1번함 '발라푸트라데와' 작년 말 진수…튀르키예산 전투체계 탑재해 화력 강화
필리핀은 HD현대중공업 함정으로 무장…동남아, 중국 견제 위한 '건함 경쟁' 후끈
지난해 12월 18일 야간 진수식을 갖고 위용을 드러낸 인도네시아 해군의 최신형 호위함 'KRI 발라푸트라데와(KRI Balaputradewa, F322)'. 영국 밥콕사의 '애로우헤드 140' 설계를 기반으로 인도네시아 국영 조선소 PT PAL이 건조했으며, 튀르키예산 전투 체계를 탑재해 남중국해 해양 주권 수호의 핵심 전력이 될 예정이다. 사진=PT PAL 인도네시아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12월 18일 야간 진수식을 갖고 위용을 드러낸 인도네시아 해군의 최신형 호위함 'KRI 발라푸트라데와(KRI Balaputradewa, F322)'. 영국 밥콕사의 '애로우헤드 140' 설계를 기반으로 인도네시아 국영 조선소 PT PAL이 건조했으며, 튀르키예산 전투 체계를 탑재해 남중국해 해양 주권 수호의 핵심 전력이 될 예정이다. 사진=PT PAL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가 영국의 최신형 호위함 설계를 도입해 해군력을 대폭 강화한다.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1만 700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국토 방위를 위해 '대양 해군' 건설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특히 이번 추가 도입으로 인도네시아는 자체 건조 역량을 입증하는 동시에 무기 체계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실리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해양 전문 매체 '마리타임 이그제큐티브(The Maritime Executive)'는 24일(현지 시각),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영국 방문 기간 중 인도네시아 국영 조선소 PT PAL과 영국 방산 기업 밥콕(Babcock)이 호위함 2척 추가 건조를 위한 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英 '타입 31' 형제함 도입…"2029년 전력화 목표"


이번 계약은 밥콕의 베스트셀러 설계인 '애로우헤드 140(Arrowhead 140)'을 기반으로 한다. 이는 영국 해군의 차기 호위함 '타입 31(Type 31)'과 폴란드 해군의 신형 호위함의 원형이 된 검증된 플랫폼이다.
인도네시아는 이미 동급의 호위함 2척을 PT PAL 수라바야 조선소에서 건조 중이다. 현지에서 '메라 푸티(Merah Putih, 적백)'급으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의 1번함 'KRI 발라푸트라데와(KRI Balaputradewa, F322)'함은 지난해 12월 18일 성공적으로 진수됐다. 2번함 역시 1번함과 약 18개월의 시차를 두고 건조가 진행 중이다. 매체는 "두 함정 모두 당초 계획된 2029년보다 훨씬 앞서 실전 배치될 것"이라며 인도네시아의 건조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주목할 점은 전투 체계의 다변화다. PT PAL은 밥콕의 라이선스를 통해 설계를 수출용으로 개량할 권한을 얻었으며, 함정의 핵심인 레이더와 미사일 등 서브 시스템은 튀르키예의 아셀산(Aselsan), 하벨산(Havelsan), 로켓산(Roketsan) 제품을 대거 채택했다. 서방의 선체 기술에 가성비 높은 튀르키예산 무장을 결합해 전투 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40억 파운드 '해양 파트너십'…잠수함은 韓·佛 혼용


이번 호위함 사업은 총 40억 파운드(약 7조 9300억 원) 규모의 '해양 파트너십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인도네시아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기존 '붕 토모(Bung Tomo)'급 호위함 3척의 현대화 사업을 탈레스 네덜란드(Thales Netherlands) 주도로 진행하고 있다.

잠수함 전력에서도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이미 한국(대우조선해양, 현 한화오션)이 건조한 '나가파사(Nagapasa)'급 잠수함 3척을 운용 중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프랑스와 스코르펜(Scorpène)급 디젤-전기 잠수함 2척 건조 계약을 맺으며 수중 전력 증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中 '구단선' 위협에 맞불…필리핀과 동남아 '쌍두마차'

인도네시아의 이러한 군비 증강 배경에는 중국이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90%를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는 '구단선(Nine-Dash Line)'을 근거로 인도네시아의 나투나 제도(Natuna Islands) 인근 해역을 위협하고 있다. 조코 위도도 전 대통령 시절 불법 조업 어선 폭파 등 강경 대응을 펼쳤던 인도네시아는, 최근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면서도 뒤로는 해군력을 키우며 실질적인 억제력을 확보하려는 '헤징(Hedging)'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편, 또 다른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인 필리핀 역시 한국산 함정으로 무장하며 중국에 맞서고 있다. 필리핀 해군은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호세 리잘급 호위함에 이어, 미사일 초계함(Corvette)과 원해경비함(OPV) 등 총 10여 척의 최신 함정을 한국에서 도입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필리핀 해군이 도입하는 상륙함(LPD) 2척은 인도네시아의 PT PAL이 건조를 맡아, 동남아 국가 간 방산 협력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매체는 "인도네시아는 호주, 중국, 이란, 러시아, 영국, 미국 등 다양한 국가의 함정 입항을 허용하며 중립적인 '모두의 친구' 외교를 표방하고 있지만, 주변국과의 영토 분쟁과 중국의 팽창은 해양 역량 강화의 강력한 명분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황상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12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