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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1480원대 환율, 정말 의아했다…국민연금 환헤지 비율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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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1480원대 환율, 정말 의아했다…국민연금 환헤지 비율 늘려야"

"3~6개월 내 외환시장 구조 변화 예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5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5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원·달러 환율이 1480원대까지 급등한 것에 대해 자신도 "정말 의아했다"면서 "일종의 풍요 속의 빈곤"이라고 진단했다.

높은 경상수지 흑자로 국내로 달러가 유입되는 상황에서 경제주체들의 비정상적인 원화 약세 베팅 흐름이 경제학자로서 그간 자신이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지난 28일 홍콩에서 열린 골드만삭스 주최 '글로벌 매크로 콘퍼런스'에서 얀 해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이 총재가 나눈 대담 내용을 30일 유튜브에 공개했다.

이 총재는 대담 중 "원화가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평가절하되기 시작한 이유를 되돌아보면 정말 의아했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지난 11월 이후 두 달간을 되돌아보면 원화가 합리적인 수준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더 약세를 보여 의아했다"면서 "1480원대 환율은 우리 역사상 높은 경상수지 흑자를 고려할 때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스와프 시장에서 달러 가격은 역사적으로 가장 낮았지만, 현물 시장에서 달러 가격은 높았는데 이런 상황은 처음 겪는 일"이라며 "수출이 잘되어 외환시장에는 달러가 많지만, 사람들이 현물 시장에 팔려고 하지 않으면서 환율이 올랐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최근 환율 상승 원인으로 원화 약세 기대 심리를 지목했다. 그는 "국제 투자자뿐 아니라 개인, 국민연금, 기관투자자 등 국내 투자자들이 여전히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기대 심리와 싸우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고 설명했다.

환율 안정을 위해 '국민연금 역할론'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최근 국민연금이 올해 해외투자 규모를 절반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최소한 200억 달러 이상의 달러 수요 감소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국민연금의 환헤지 비율 상향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현재 국민연금의 환헤지 비율 목표는 0%인데 개인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헤지 비율을 높여야 하고 다른 헤지 수단이나 달러 자금 조달원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의 달러 표시 채권 발행을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데 3~6개월 안에 한국 외환시장 구조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환율이 장기화될수록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도 경고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1470~1480원 선에서 장기간 머무르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더 높여야 할지 모른다"면서도 "올해 물가 상승률을 2% 안팎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우리는 정부와 함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80%까지 낮추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