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테라 이노바툼, 핵심 부품 공급 체계 구축 완료하며 양산 준비
화력발전소 부지 활용 가능한 유연한 설계... 분산형 전원 시장의 '게임 체인저' 기대
화력발전소 부지 활용 가능한 유연한 설계... 분산형 전원 시장의 '게임 체인저' 기대
이미지 확대보기이탈리아의 초소형 모듈 원전 개발사인 테라 이노바툼(Terra Innovatum Global N.V.)이 독자 모델인 '솔로(SOLO)' 원자로의 핵심 부품 공급망을 모두 확보하며 2028년 상용화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에너지 전문 매체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Interesting Engineering)은 지난 10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테라 이노바툼이 원자로 압력용기와 냉각 튜브, 제어 시스템 등 핵기기뿐만 아니라 터빈과 펌프를 포함한 비핵 부품 공급망까지 구축을 마쳤다고 전했다.
이번 성과는 대형 원전의 고질적인 문제인 공기 지연과 예산 초과를 극복하고, 기존 화력발전소를 대체할 수 있는 초소형 원전의 대량 생산 체제를 갖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성 부품 활용한 '솔로' 원자로, 경제성과 신속성 동시에 확보
테라 이노바툼은 지난 2018년부터 6년 넘게 공을 들여온 초소형 모듈 원자로 '솔로'의 상업 가동을 위한 준비를 사실상 끝마쳤다. 이 회사는 지난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 안전 심사를 요청한 데 이어,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원자로 건설의 가장 높은 장벽으로 꼽히는 공급망 문제를 해결했음을 공식 확인했다.
솔로 원자로의 가장 큰 특징은 특수 제작 부품 대신 기성 부품(off-the-shelf components)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점이다.
마르코 케루비니(Marco Cherubini) 테라 이노바툼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보도자료에서 "우리의 공정은 과거의 연구개발(R&D) 성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실행력에 집중한 결과"라며 "공급망 확보는 차세대 에너지 솔루션을 적기에 전달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자로 용기, 냉각관, 정지 장치 등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는 핵기기(Nuclear-grade)는 물론, 헬륨 순환기나 증기 발생기와 같은 비핵기기 공급망까지 일괄 확보하면서 테라 이노바툼은 설계 단계를 넘어 실제 제조와 배치 단계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
1메가와트에서 1기가와트까지... 화력발전소 대체하는 맞춤형 전원
전문가들은 솔로 원자로의 강점으로 두 가지를 꼽는다. 첫째는 '연료 유연성'이다. 저농축 우량우라늄(LEU+)뿐만 아니라 차세대 연료로 불리는 고순도 저농축 우라늄(HALEU)도 모두 사용할 수 있어 향후 연료 공급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둘째는 '다목적 활용성'이다. 전력 생산뿐만 아니라 산업 공정에 필요한 열을 동시에 공급할 수 있어, 전력망이 닿지 않는 오지나 소규모 독립 전원망(Mini-grid)을 운영하는 산업단지에 최적화되어 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이러한 초소형 원자로가 탄소 배출이 많은 기존 화력발전 설비를 신속하게 대체하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원전 생태계 수혜 기대와 실질적 과제
테라 이노바툼의 공급망 확보 소식에 따라 세계 최고 수준의 제작 역량을 보유한 국내 원전 기자재 업체들의 참여 가능성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원전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특히 주기기 제작 기술력을 갖춘 두산에너빌리티와 계측제어 분야의 강소기업들이 기성 부품을 활용하는 '솔로' 원자로의 양산 체제에서 핵심적인 노릇을 할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다만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글로벌 SMR 시장의 경쟁 심화와 고순도 저농축 우라늄(HALEU)의 안정적 수급 여부, 그리고 각국 규제 기관의 인허가 속도가 실제 수주 성과를 결정지을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신중한 해석도 나온다.
국내기업들이 단순 부품 공급을 넘어 글로벌 SMR 생산 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신뢰성 확보와 더불어 급변하는 국제 공급망 재편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