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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뒤집기...배터리·전력·통신장비 ‘국가안보 조사’로 관세 보복 재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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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뒤집기...배터리·전력·통신장비 ‘국가안보 조사’로 관세 보복 재가동

5개월 시한부 관세의 꼼수? 무역확장법 232조 동원해 ‘법적 대못’ 박기 착수
대법원 위헌 판결 비웃듯 ‘안보’ 카드 전격 투입… 보편 관세 15% 인상 현실화
EU·중·일·한 비상...트럼프 “합의 깰 테면 깨봐라, 관세폭탄 1.5배 더 키울 것”
지난 2월19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로마의 쿠사 스틸 코퍼레이션(Coosa Steel Corporation)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사 말미에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월19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로마의 쿠사 스틸 코퍼레이션(Coosa Steel Corporation)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사 말미에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대법원의 판결로 제동이 걸린 관세 체계를 재건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압박에 나섰다. 미국 정부는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배터리와 통신장비 등 주요 수입품에 대한 새로운 조사를 준비하며 추가 관세 부과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에 돌입했다. 이는 지난주 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별 비상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린 이후 나온 즉각적인 대응이다.

미 글로벌 경제 전문 매체인 블룸버그가 23일(현지시각) 보도한 바에 의하면 트럼프 행정부는 배터리, 주물 및 철제 부속품, 전력망 장비, 통신 장비, 플라스틱 및 플라스틱 파이프, 산업용 화학물질 등이 수입될 때 미국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는 1962년 제정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진행된다. 이 조항은 대통령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는 수입품에 대해 독자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법적 우회로 찾는 트럼프의 전방위 무역 공세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보편 관세 도입을 강행하고 있다. 미 행정부는 현지시각 화요일 오전부터 모든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세율을 15%까지 인상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대법원 판결의 여파로 대통령이 관세를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이 5개월로 제한될 가능성이 크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기간을 활용해 법적으로 더 견고한 새로운 수입세를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이미 집권 2기 들어 금속과 자동차 관세 부과에 활용된 바 있어 법적 분쟁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301조 동원해 교역국 불공정 행위 정조준


미국 무역대표부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통상법 301조에 따른 조사도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1974년 제정된 통상법 301조는 교역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강력한 도구다. 이번 조사는 대부분의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진행될 전망이며 산업 과잉 생산, 강제 노동, 의약품 가격 책정 방식,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차별, 디지털 서비스세 등을 포괄한다. 그리어 대표는 이러한 조사들이 가속화된 일정에 따라 신속하게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의 합의 흔들면 더 강력한 보복 예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기존 무역 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려는 국가들을 향해 거친 경고를 내뱉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대법원 판결을 이용해 게임을 하려는 국가들, 특히 수십 년간 미국을 갈취해 온 나라들은 이전보다 훨씬 높은 관세와 더 가혹한 대우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는 대법원 판결로 흔들릴 수 있는 교역국들과의 합의를 유지하기 위한 강박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를 위해 의회의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독자 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불확실성 증폭에 비준 멈춰 세운 유럽연합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 정책 변화에 유럽연합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유럽연합은 월요일 트럼프 행정부와 맺은 무역 합의의 비준 절차를 전격 중단했다. 유럽의회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프로그램이 명확해질 때까지 비준을 미루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중국, 일본, 한국, 영국 등 미국과 무역 협상을 진행했던 주요 교역국들도 이번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노선이 계속되면서 글로벌 통상 환경은 유례없는 혼란과 불확실성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