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10대 사장으로 취임
33년 만에 최대 체질 개선 예고
취임 첫날부터 발로 뛰는 현장경영
전세자금 대위변제 55.1% 급감
미분양·보증사각지대 과제 산적
33년 만에 최대 체질 개선 예고
취임 첫날부터 발로 뛰는 현장경영
전세자금 대위변제 55.1% 급감
미분양·보증사각지대 과제 산적
이미지 확대보기최 사장은 지난달 28일 부산광역시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혁신 또 혁신으로 국민에 사랑받고 정부에 신뢰받는 1등 공공기관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신사업 발굴과 기존 사업방식의 혁신적 개선, AX(AI전환) 기반 기관 경쟁력 강화, 대국민 공공서비스 품격 향상 등 중장기 경영 방향을 제시했다.
최 사장은 취임 후 주요부서의 업무 보고를 받으며 현안을 꼼꼼히 점검하는 한편, 대통령실과 국토교통부, 국회, 언론을 차례로 찾아 진솔한 소통 행보를 이어왔다.
◇ AI·신사업·서비스…3대 혁신 축 내걸어
최 사장이 취임사에서 밝힌 경영 청사진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기존 성공 모델인 든든전세주택과 민간임대리츠 등을 토대로 신사업을 발굴해 공공성과 지속 가능성을 함께 높인다는 것과 인공지능 전환(AX)을 통해 AI 기반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업무 과정 전반을 AI 중심으로 재편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보증 심사 지연이나 결재 회피 등 조직 내 소극적인 업무 관행을 규정 정비로 바로잡아 직원의 부담을 줄이고, 서민 주거 지원의 속도와 정확성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또 맞춤형 정책 홍보를 강화해 제도를 몰라 피해를 보는 사례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천명했다.
최 사장은 “수입의 상당 부분을 주거비에 쏟아붓는 주거비 과부담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곧 서민들의 소비 진작과 삶의 질 향상으로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보증잔액 기준 약 350조 원에 달하는 HUG의 운용 역량을 최대한 활용한 주택가격 장기 안정화, 건설사 보증 확대, 빈집 및 미분양 주택 매입, 중장기 서민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4대 실행 과제로 꼽았다.
◇ 350조 보증잔액의 두 얼굴…성장과 건전성 사이
HUG의 보증잔액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과 분양보증 등을 합산하면 약 350조 원에 이른다. 이는 HUG가 서민 주거 안전망으로서 쌓아온 역할의 크기를 방증하는 동시에, 재무 건전성 관리라는 무거운 과제를 함께 안고 있음을 의미한다.
주택도시기금법에 따르면 HUG는 자기자본 대비 일정 배수 이내에서만 보증을 발급할 수 있다.
정부는 전세사기 피해 지원과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이 한도를 한시적으로 자기자본의 최대 90배(2027년 3월까지)로 상향 조정한 상태다.
최근 대위변제 급증에 따른 손실로 HUG의 자기자본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정부는 현금·현물 출자 등 자본 확충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보증 운용의 안정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자본 확충이 보증 중단을 막기 위한 긴급 수혈의 성격을 띠는 만큼 중장기적 재무 안정을 위해서는 대위변제 회수율 제고와 전세시장 구조적 안정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HUG 역시 이를 인식하고 경매 전담팀 운영 강화와 채권 회수 역량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 사장은 이 같은 구조적 현실을 직시하고, 보증 가입 기준 합리화와 채권 회수 역량 강화를 통해 건전성을 지키면서도 서민 보호 기능을 확대하는 균형점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대위변제 감소 이면의 과제…보증사각지대와 미분양
전세보증 제도 개선의 효과는 뚜렷한 통계로 나타났다.
지난해 HUG의 전세금 반환보증 대위변제 금액은 1조7935억 원으로 2024년 3조9948억 원 대비 55.1% 급감했다. 지난 2015년 HUG에서 처음으로 전세금 대위변제가 발생한 이래 연도별 기준으로 대위변제액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이는 지난 2023년 5월 HUG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의 담보인정비율을 기존 100%에서 90%로 낮춘 효과다. 대위변제 건수 또한 2024년 1만8553건에서 지난해 9124건으로 50.8% 줄었다.
하지만 보증 가입 거절 건수는 최근 3년 간 연평균 2612건에 이른다. 또 2024년 기준 보증 한도 초과로 가입이 무산된 사례는 1412건으로 2020년(765건)의 두 배에 육박했다.
이에 최 사장도 취임 첫날 현장방문지로 부산 연제구 전세피해지원센터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최 사장은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과 피해 예방을 위한 제도 마련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지방 미분양 문제도 발등의 불이다. 국토교통부가 전날 발표한 1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6576가구로 전월 대비 0.1%(66가구) 늘었다. 작년 12월 소폭 감소했다가 한달 만에 다시 증가로 돌아섰다.
특히 준공 후 미분양은 전국 2만9555가구로 집계돼 전월 대비 3.2%(914가구) 증가했다. 경남이 3537가구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경북(3268가구), 부산(3249가구), 대구(3156가구), 제주(2102가구), 충남(221가구), 경기(1996가구), 전남(1983가구) 등 순이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미분양관리지역을 지정하는 역할과 미분양 아파트를 사들인 뒤 분양 후 건설사에 되파는 미분양 안심환매 사업을 하고 있다.
이에 최 사장은 미분양관리지역 지정 제도를 활용한 건설사 부실 사전 차단과 미분양 주택 담보대출 보증 공급 확대를 병행할 방침이다.
◇ 설립 33년차 보증기관, 종합 주거플랫폼으로 진화할까
1993년 주택사업공제조합으로 출발한 HUG은 2021년 기준 약 2000만 가구에 2000조 원 규모의 보증을 공급하며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자금난으로 멈춰 선 건설 사업장을 지켜낸 주택시장의 든든한 안전판이었다.
현재의 HUG는 2015년 주택도시기금법 시행과 함께 출범했다.
이제 HUG는 단순 보증 기능에 머물지 않고 주거금융과 주택공급, 기금 운용을 통합하는 종합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꾀하고 있다.
대규모 보증잔액에 수반되는 재무 건전성 과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20·21대 국회의원으로서 치열한 입법 현장을 누빈 최 사장의 정책 경험과 소통형 리더십이 이 거대한 체질 전환을 얼마나 빠르게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성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eirdi@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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