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전기차 전략 후퇴에 켄터키 공장 4개월 만에 전면 셧다운
주정부 투자금 3,300억 원 환수 불투명…지역경제 직격탄
국내 배터리 3사, 北美 합작법인 리스크 관리 전면 재점검 시급
주정부 투자금 3,300억 원 환수 불투명…지역경제 직격탄
국내 배터리 3사, 北美 합작법인 리스크 관리 전면 재점검 시급
이미지 확대보기포드자동차가 미국 켄터키주 하딘카운티(Hardin County) 글렌데일 공장의 생산직 노동자 1600명 전원을 해고하고 가동을 전면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지역 방송국 WDRB가 지난 18일(현지시각) 단독 보도한 내용으로, 해고 시점은 지난해 12월이다. 공장은 이날 현재도 재가동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2호 공장은 개문조차 하지 못했다.
포드 자동차와 SK온은 지난달 합작 법인 '블루오벌SK(BlueOval SK)'를 공식 해산하고, 독자 노선을 걷기로 최종 확정했다.
이미지 확대보기포드의 전략 후퇴, 그 충격이 SK온으로 전달되다
하딘카운티 행정수반(Judge Executive)인 키스 타울은 WDRB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 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1,600명의 노동자가 일터를 잃었다"면서 "2031년까지 5,000명을 고용하겠다는 당초 약속은 사실상 동력을 잃은 상태"라고 밝혔다.
공장 유치 당시 켄터키주 정부는 2억 5000만 달러(약 3720억 원) 규모의 면제 가능 대출(Forgivable loan)을 지원했다. 고용 목표를 충족하면 상환을 면제해주는 구조였으나, 공장이 멈추면서 이 조건 자체가 흔들리게 됐다. 하딘카운티도 연방 구호 기금 160만 달러(약 23억 원)를 투입해 상하수도 등 기반 시설을 정비했다.
세수 공백 최대 20만 달러…카운티 재정 비상등
가동 중단은 지역 재정을 즉각 압박하고 있다. 블루오벌은 주정부와의 협약에 따라 향후 15년간 재산세·법인세를 면제받는다. 지자체가 기대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수익원은 재직 노동자들이 납부하는 직업세뿐이었으나, 대규모 해고로 이 통로마저 막혔다.
타울 행정수반은 "올해 예산에서 10만~20만 달러(약 1억 4800만~2억 9700만 원)의 세수 결손이 생길 것으로 본다"면서 "전체 6000만 달러(약 890억 원) 규모의 카운티 예산 운용이 상당히 빠듯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는 공장 부지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협력업체 직원들의 세납으로 단기 공백을 메우고 있으나,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공장 유치를 위해 집행된 인프라 예산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도 일고 있다.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은 그대로 남아 있는 데다, 투입된 공적 자금이 약속된 고용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환수 절차로 이어질 수 있어 법적 갈등의 불씨도 남아 있다.
업계 분석, "일시적 조정이 아닌 구조적 변화"
블룸버그(Bloomberg)를 비롯한 월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경기 조정 국면이 아닌, 북미 전기차 산업의 구조적 전환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포드에 이어 GM, 스텔란티스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일제히 전동화 일정을 재조정하는 흐름 속에서, 배터리 합작법인(JV)이 파트너 완성차 기업의 전략 변화에 무방비로 노출된다는 사실이 이번 켄터키 사태로 확인됐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포드의 EV 전략 수정이 공급망을 따라 SK온 합작 공장에 고스란히 전가된 이번 사례는 JV 계약 구조의 핵심 결함을 드러낸 것"이라면서 "SK온만의 문제가 아니라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한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북미 합작법인의 리스크 헤지 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켄터키주 정부는 현재까지 대규모 해고 상황에서도 블루오벌SK에 대한 세제 혜택을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약정된 고용 지표 미달이 확정될 경우 대출금 환수 절차가 개시될 수 있어, 향후 블루오벌SK와 주정부 간의 재정·법적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파트너 리스크'가 K-배터리의 새 방정식
타울 행정수반은 "공장 가동 여부와 무관하게 인프라 확장은 지역 발전을 위해 필요한 투자였다"며 낙관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으나, 포드의 재가동 시점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전기차 세액 공제 축소 기조까지 겹치면서 단기 회복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북미에서 수년에 걸쳐 구축한 생산 거점이 완성차 업체의 전략 수정 한 번에 공동화(空洞化)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번 켄터키 셧다운으로 적나라하게 입증됐다. 합작 계약 구조의 근본적 개선과 고객 포트폴리오 다변화 없이는, 'K-배터리 북미 전략'이 파트너 리스크에 언제든 재차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