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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차세대 자주포, ‘K9 혈통’ 잇는다…한화-인드라 손잡고 ‘현지형’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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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차세대 자주포, ‘K9 혈통’ 잇는다…한화-인드라 손잡고 ‘현지형’ 개발

128대 규모 궤도형 사업 정조준…스페인산 차체에 K9A1 포탑 결합
인드라-EM&E 합작 투자로 1500명 고용 창출…‘기술 주권’ 확보에 방점
폴란드 육군 제18포병여단에서 운용 중인 K9A1 자주포. 스페인은 이 검증된 포탑 시스템을 자국산 차체와 결합해 스페인만의 차세대 자주포를 생산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18포병여단 페이스북이미지 확대보기
폴란드 육군 제18포병여단에서 운용 중인 K9A1 자주포. 스페인은 이 검증된 포탑 시스템을 자국산 차체와 결합해 스페인만의 차세대 자주포를 생산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18포병여단 페이스북

스페인 육군의 노후자산 교체를 위한 차세대 자주포 사업이 한국의 K9A1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페인 맞춤형’ 모델로 기울고 있다.

30일(현지 시각)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24(Defence24)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스페인 인드라(Indra) 그룹 및 EM&E(Escribano Mechanical & Engineering)와 차세대 궤도형 자주포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현지 생산을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공개했다.

‘메이드 인 스페인’ 자주포…K9A1 포탑과 현지 차체의 만남


이번 협력의 핵심은 스페인의 ‘산업 자율성’ 확보에 있다. 스페인 육군은 기존 M109A5E 자주포 약 96대를 대체하기 위해 궤도형 128대, 차륜형 86대 등 총 214대의 신형 자주포 도입을 추진 중이다. 인드라와 한화의 제안은 스페인 인드라가 직접 설계·생산한 차체에 한화의 검증된 K9A1 포탑 시스템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이 모델이 채택될 경우, 인드라는 차체뿐만 아니라 사격통제 시스템, 전장관리체계(BMS), 화생방(NBC) 방호 시스템, 자동 소화 장치 등을 독자적으로 설계·장착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완제품 수입을 넘어 스페인이 차세대 지상 플랫폼에 대한 설계 및 생산 권한을 온전히 보유하는 ‘기술 주권’ 모델을 지향한다. 이를 위해 히혼(Gijón) 지역 공장에 약 1억 3000만 유로(약 2200억 원)를 투자해 현대적인 조립 라인을 구축하고, 약 1500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유럽 내 ‘K9 클럽’ 확산…상호운용성이 최대 강점


한화의 제안이 스페인 정부에 매력적인 이유는 압도적인 ‘상호운용성’ 때문이다. 현재 폴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핀란드, 루마니아 등 다수의 NATO 회원국이 K9 시리즈를 주력 자주포로 운용하거나 도입을 결정했다. 스페인이 이 대열에 합류할 경우 유럽 내 거대한 군수 지원 네트워크를 공유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경쟁 모델인 독지의 RCH 155나 도나르(Donar) 시스템에 비해 K9A1은 이미 수천 대가 생산되어 실전에서 성능과 신뢰성이 검증되었다는 점도 큰 강점이다. 155mm 52구경장 주포를 장착한 K9A1은 사거리 연장탄 사용 시 50km 이상의 타격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1000마력급 엔진을 바탕으로 뛰어난 기동성을 자랑한다.

산타 바바라의 반격과 노조의 반발 변수


물론 변수도 존재한다. 앞서 스페인 최대 노조인 CCOO는 정부가 기존 방산 기반인 산타 바바라 시스템즈(Santa Bárbara Sistemas)를 소외시키고 한국 기술에 의존하는 것에 대해 ‘전략적 실수’라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산타 바바라는 GDELS와 손잡고 피라냐(Piranha) 차체를 활용한 자주포 모델을 제안하며 ‘전통의 강자’ 자리를 지키려 하고 있다.
하지만 한화와 인드라의 합작 모델이 제시한 파격적인 기술 이전 조건과 대규모 고용 창출 약속은 스페인 정부의 국방 현대화 및 산업 육성 의지와 맞물려 강력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번 계약이 성사될 경우 궤도형 자주포 128대 외에도 탄약운반차 120대, 지휘차 11대, 구난차 21대 등 대규모 기갑 군단이 ‘K-방산’의 유전자를 이식받아 스페인 땅에서 태어나게 될 전망이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