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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가 자산, 1년 새 2배 '폭등'… “이재용 회장의 AI 승부수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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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가 자산, 1년 새 2배 '폭등'… “이재용 회장의 AI 승부수 통했다"

상속세 12조 마침표 찍은 삼성, 경영권 리스크 걷어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타고 아시아 3대 부호 등극… ‘주주 중심 경영’은 다음 과제
리사수 AMD CEO(왼쪽부터)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승지원에서 만났다.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리사수 AMD CEO(왼쪽부터)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승지원에서 만났다. 사진=삼성전자
AI 반도체발() ‘슈퍼사이클이 대한민국 경제지도를 다시 쓰고 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광풍에 힘입어 삼성전자 등 삼성 핵심 계열사들의 기업가치가 수직으로 상승하며 삼성 일가의 부()1년 만에 두 배 이상 불어났다. 5년 동안 이어진 12조 원 규모의 상속세 납부라는 거대한 경영 리스크를 털어낸 삼성은 이제 글로벌 AI 생태계의 중심에서 기술 초격차주주 가치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고 29(현지시각)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12조 상속세 위기뚫고 아시아 3대 부호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삼성 일가가 막대한 상속세를 감당하기 위해 지분을 매각해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는 삼성의 경영권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반전은 드라마틱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Bloomberg Billionaires Index)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삼성 일가의 총자산은 약 455억 달러(67조 원)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201억 달러(29조 원)에서 두 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이 같은 성과는 이재용 회장의 과감한 AI 승부수가 적중한 결과다. 이 회장은 지난해부터 인도, 베트남, 중국, UAE, 미국을 넘나드는 강행군을 펼치며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과 파트너십을 다졌다. 특히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격의 없이 교류하는 모습은 삼성의 달라진 위상을 상징했다.

이재용 회장의 개인 자산 역시 약 269억 달러(39조 원)를 기록하며 지난해 1위였던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을 제치고 다시 대한민국 최고 부호 자리에 올랐다. 삼성 일가는 이번 달로 12조 원의 상속세 분할 납부를 마친다. 경영권 방어를 위한 지분 매각 압박이라는 족쇄에서 완전히 벗어난 셈이다.

GDP19%… 커지는 삼성의 무게감, 남은 숙제는 투명성


삼성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공고해졌다. 블룸버그 집계 기준, 삼성 7개 핵심 계열사의 매출 합계는 2025년 대한민국 국내총생산(GDP)19.3%에 달한다. 10년 전 15.1%보다 4%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삼성 없이는 한국 경제를 논할 수 없는 구조가 심화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강력해진 위상만큼 시장의 요구도 거세다. 이재명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해소 기조와 맞물려, 주주들은 재벌 중심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상법 개정을 통해 자사주 소각 등 주주 환원 정책이 강화되는 추세지만, 전문가들은 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시장 일각에서는 주가 상승으로 주주들이 만족하고 있어, 총수 일가가 지배구조 개선에 나설 강력한 유인이 부족하다고 본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인 어닝 서프라이즈를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삼성에 남겨진 마지막 관문이라고 말한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AI 반도체 시대를 선점하기 위해 110조 원 규모의 시설 투자 및 연구개발(R&D)을 예고한 상태다.

투자자가 지켜봐야 할 3가지 체크리스트


향후 삼성의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지속 성장은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삼성이 그 결실을 어떻게 주주와 나눌지가 핵심이다. 투자자라면 다음 세 가지 지표를 눈여겨봐야 한다.

첫째, 자사주 소각 및 주주 환원 속도이다. 삼성전자가 특별 배당을 넘어, 시장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자사주 소각을 정례화하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둘째, 이사회 독립성의 실체 여부다. 사외이사가 실질적으로 총수 일가의 경영 독주를 견제하고, 주주 이익을 대변하는 의사결정을 주도하는가도 지켜봐야 한다.

셋째, AI 메모리 기술 격차 유지다. HBM4, CXL 등 차세대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사와의 기술 초격차를 확보해 실제 영업이익률 개선으로 직결하는지도 주요 관심사다.

삼성은 이제 단순한 가족 경영 기업을 넘어, 글로벌 AI 인프라의 핵심 축(Core)으로 거듭났다. 경영권 방어라는 수비에서 벗어난 삼성은 이제 주주와 함께 성장하는 글로벌 스탠더드구축이라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 그 위상에 걸맞은 체질 개선을 이뤄낸다면, 삼성의 다음 도약은 단순히 부의 증대를 넘어 한국 자본시장의 새로운 역사가 될 것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