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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오픈AI 법정 공방 격화…“AI 업계 도덕성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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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오픈AI 법정 공방 격화…“AI 업계 도덕성 무너져”

샘 올트먼 오픈AI CEO(왼쪽)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샘 올트먼 오픈AI CEO(왼쪽)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오픈AI 공동창업자 샘 올트먼·그레그 브록먼 간 법정 공방이 격해지면서 인공지능(AI) 업계 전체의 신뢰와 도덕성이 타격을 입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머스크와 오픈AI 간 재판이 “AI 업계를 더 탐욕스럽고 위선적으로 보이게 만들고 있다”고 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번 재판은 머스크가 오픈AI의 영리기업 전환이 창립 취지를 배신했다며 올트먼과 브록먼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다. 머스크는 최대 1340억 달러(약 193조9800억 원) 규모 손해배상과 두 사람의 경영 퇴진, 비영리 구조 복원을 요구하고 있다.

◇ “인류 위한 AI” 주장했지만…법정선 돈·지배력 공방


블룸버그에 따르면 핵심 쟁점은 누가 오픈AI를 통제해야 하는가다.

브록먼은 2018년 머스크에게 보낸 메모에서 오픈AI를 테슬라에 합병하려는 구상에 반대하면서 “AI는 사회 구조를 뒤흔들 것이고 우리의 신의성실 의무는 인류를 향해야 한다”고 적었다.

당시 머스크는 오픈AI를 테슬라 산하로 편입하면 연구 자금 확보와 함께 AI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양측 모두 “인류를 위한 AI”라는 초기 명분과 달리 실제로는 권력과 경제적 이익에 더 집중한 것처럼 비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머스크는 법정 증언에서 자신이 인터넷·우주·AI 사업에 뛰어든 이유가 “인류 발전”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별장이나 요트 없이 검소하게 산다고 강조하며 자신이 이상주의자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머스크는 반대신문 과정에서 감정을 드러냈고, 오픈AI 영리화에 반대한 시점도 자신이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하게 된 뒤라는 정황이 제시됐다.

오픈AI 측 역시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브록먼은 과거 일기에서 “어떻게 하면 10억 달러(약 1조4470억 원)를 벌 수 있을까”라고 적은 내용이 공개됐고, “머스크에게서 비영리단체를 빼앗는 건 잘못일 것”이라는 문장도 드러났다.

◇ AI 반감 커지는데…대규모 해고까지 겹쳐


블룸버그는 이번 재판이 AI 산업 전반의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NBC뉴스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등록 유권자들은 AI에 대해 민주당과 이란 다음으로 부정적인 인식을 보였다. AI 기술에 대한 대중의 거부감이 정치 이슈 수준으로 확대됐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AI 산업과 연관된 폭력 사건까지 발생했다. 당국은 올트먼 자택에 화염병을 던진 혐의를 받는 남성이 반(反)AI 정서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도 조사 중이다.

블룸버그는 특히 AI 기업들이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AI가 인간 노동을 대체하지 않는다”는 기존 설명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이번 주 전체 인력의 14%를 감원한다고 발표하며 AI 중심 조직 재편 계획을 공개했다.

블룸버그는 “배심원단이 머스크 주장의 타당성을 최종 판단하겠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모습은 AI 업계 대표 인물들을 탐욕스럽게 보이게 만들었을 뿐”이라면서 “그들이 한때 가졌던 도덕적 우위는 사라졌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