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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비자, 고유가에 코스트코 주유소로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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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비자, 고유가에 코스트코 주유소로 몰려

휘발유 수요 줄었는데도 주유량 사상 최대…저가 주유 쏠림 뚜렷
고유가 부담이 이어지면서 미국 소비자들이 저가 주유를 위해 코스트코 주유소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고유가 부담이 이어지면서 미국 소비자들이 저가 주유를 위해 코스트코 주유소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챗GPT

미국의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가 주유 판매량에서 기록적인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미국 소비자들이 고유가 부담에 더 민감해졌다는 신호로도 해석되고 있다.

저렴한 휘발유를 찾아 코스트코 주유소로 향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이 회사의 주유 사업은 호조를 보였지만 가계 부담이 커진 미국 경제의 단면도 함께 드러났다고 미국 경제매체 더스트리트가 9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론 바크리스 코스트코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열린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가능한 가장 낮은 가격에 양질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우리의 집중이 회원들에게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3분기에는 이 점이 주유 사업에서 가장 분명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바크리스 CEO는 “그 결과 기록적인 판매량이 나왔다”며 “분기 중 세 차례 4주 회계기간이 모두 순차적으로 회사 역사상 주유 판매량 최고 기록을 세웠고, 분기 마지막 5주는 역대 최고 주간 판매량 1~5위를 모두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 휘발유 수요 줄었는데 코스트코는 기록


코스트코의 주유 판매량 증가는 미국 전체 휘발유 수요가 줄어든 흐름과 반대 방향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지난달 말 자료에 따르면 미국 휘발유 수요는 하루 910만 배럴에서 881만 배럴로 감소했다. 미국 내 휘발유 총공급도 2억2230만 배럴에서 2억1980만 배럴로 줄었고 휘발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960만 배럴로 낮아졌다.

이는 전체 수요가 줄었는데도 코스트코 주유소 이용이 늘었다는 점은 소비자들이 가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더스트리트는 분석했다. 코스트코는 대체로 지역 내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휘발유를 판매해 회원들을 끌어들이는 전략을 써왔다.

바크리스 CEO는 “소비자의 높은 가격 민감도가 기록적인 주유량을 이끌었고, 3분기에는 많은 회원이 처음으로 코스트코 주유소를 이용하게 됐다”며 “주유소를 이용하는 회원은 일반적으로 매장에서도 더 많이 지출하기 때문에 이 흐름은 앞으로 회원 충성도를 더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트코 주유소는 회사 입장에서 단순한 수익 사업이라기보다 매장 방문을 유도하는 장치에 가깝다.
유통·커머스·기술 분야 커뮤니티인 RTM넥서스의 도미닉 미세란디노 CEO는 “주유는 클럽의 이익 중심이 아니라 강력한 유인책”이라며 “갤런당 0.30달러(약 456원)를 아끼려고 이미 15분 줄을 섰다면 주유를 마친 뒤 5달러(약 7605원)짜리 치킨과 30개들이 종이타월을 사러 들어가겠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 고유가에 운전 줄이는 소비자 늘어


이같은 흐름은 코스트코에는 긍정적인 기록이지만 미국 경제 전체로 보면 경고 신호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휘발유 가격 상승은 소비자들의 운전 습관과 지출 계획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지난 4일 미국 보통 휘발유 전국 평균 가격은 갤런당 4.241달러(약 6451원)였다. 1주 전 4.426달러(약 6733원), 1개월 전 4.457달러(약 6780원)보다는 내려왔지만 1년 전의 3.144달러(약 4782원)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가격이 다소 내려왔어도 소비자 부담은 계속되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의 지난 4월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63%는 휘발유 가격 때문에 전반적으로 운전을 줄이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앞선 조사 때 58%에서 높아진 수치다. 반면, 더 싼 주유소를 찾아 더 멀리 운전한다고 답한 비율은 21%에서 16%로 낮아졌다.

렌딩트리가 휘발유 차량 운전자를 포함한 소비자 206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도 비슷하다. 미국인 3명 중 거의 1명은 높은 휘발유 가격 때문에 평소 지출이나 저축 습관을 바꿨다고 답했고 35%는 가격이 계속 높게 유지되면 지출이나 저축 방식을 바꾸겠다고 했다.

휘발유 차량을 운전하는 미국인의 62%는 휘발유 가격이 한 달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개인 재정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이 가운데 28%는 강하게 동의한다고 밝혔다.

◇ 저가 주유소 쏠림, 소비 여력 약화 신호


휘발유는 소비자가 쉽게 줄이기 어려운 필수 지출에 가깝다. 루크 틸리 윌밍턴트러스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 소비자에게 휘발유 가격 인상은 피하기 어렵다”며 “관세와 매우 비슷하게 세금처럼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코스트코의 주유 기록은 단순히 할인점의 판매 호조로만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들이 주유비를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이동 경로와 쇼핑 장소를 바꾸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코스트코 입장에서는 저가 주유가 회원 방문을 늘리고 매장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미국 가계 전체로 보면 휘발유 가격 부담이 다른 소비를 밀어내고 있다는 의미가 크다고 더스트리트는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