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00만 배럴 상회 추정치 깨고 실제 손실 500만~600만 배럴 관측
홍해 파이프라인 우회 및 선박들의 ‘다크 모드’ 공조로 해협 폐쇄 장막 무력화
세계 최대 수입국 中 소비 급감에 시장 총 불균형 ‘하루 200만 배럴’로 대폭 축소
홍해 파이프라인 우회 및 선박들의 ‘다크 모드’ 공조로 해협 폐쇄 장막 무력화
세계 최대 수입국 中 소비 급감에 시장 총 불균형 ‘하루 200만 배럴’로 대폭 축소
이미지 확대보기분쟁 초기 주요 원자재 기관들이 경고한 공급 손실량 추정치가 속속 빗나간 가운데, 아시아의 가혹한 수요 둔화와 글로벌 정유 카르텔의 기만적인 우회 물류 작전이 시장 불균형의 덫을 깨부수고 있다는 진단이다.
16일(현지시각)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Oilprice.com)의 이리나 슬라브(Irina Slav) 수석 분석가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원유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호르무즈 혼란으로 인한 실제 석유 공급 실적 손실량이 사태 초기 예상치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낙관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해협 폐쇄 펜스 뚫었다”... 사우디 파이프라인 및 다크 모드 우회 치트키
전쟁 발발 직후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공급 손실을 하루 1,400만 배럴로 추정하며 7월 대폭등설을 경고했고, 미국 에너지정보국(EIA) 역시 2분기(일일 630만 배럴)와 3분기(일일 760만 배럴)의 전 세계 재고 감소를 추정했었다.
에너지 분석기관 케플러(Kpler) 또한 5월 말까지의 누적 손실액이 9억 6,100만 배럴(하루 1,100만 배럴 이상)에 육박해 총 손실이 10억 배럴 덫에 갇힐 수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그러나 6월 현재 로이터(Reuters)가 인용한 복수의 대형 무역회사 소식통에 따르면, 실제 물리적 공급 손실은 하루 500만에서 600만 배럴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걸프만 산유국들이 호르무즈 폐쇄 장막을 우회할 대체 물류망을 신속히 확대한 덕분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동서 파이프라인을 가동해 원유 수송선을 홍해로 다이렉트 전환시켰으며, 기타 걸프국 유조선들은 병목 지점을 통과하기 위해 위치 추적 장치를 끄는 ‘다크 모드(Dark Mode)’ 밀수 작전을 감행하며 서방 공급망을 방어해 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군을 동원해 1억 배럴의 화물 수송을 도왔다고 주장하며 약세장 분위기를 부추긴 점도 시장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 수요 파괴가 구원투수… 시장 총 불균형 ‘하루 200만 배럴’ 불과
자본시장 분석가들은 이 같은 중국의 급격한 내수 동결을 고려할 때, 현재 글로벌 석유 시장의 실질적인 총 불균형 규모는 하루 200만 배럴 선에 불과하다고 진단한다.
스웨덴 금융그룹 SEB의 분석가는 “지구가 충격에 적응한 다양한 전술적 방식을 볼 때, 상업용 석유 시장은 현재 충분한 공급을 받고 있다는 시그널”이라며 최근 몇 달간 유가가 하향 안정세를 보인 매크로 배경을 설명했다.
아시아 정부들은 중동 석유 의존도의 덫에서 벗어나기 위해 연료 판매 상한제, 보조금 삭감, 강제 에너지 절약 지침 등 가혹한 리밸런싱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이라크, UAE, 쿠웨이트 원유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미국산 원유 수입이 급증하며 아시아 공급망의 패권 지형도도 재편됐다.
“완충재 사라진 위험 구역”... 7월 실물 가격 반영 시한폭탄 여전
다만 월스트리트 자본가들이 꼽는 유일한 시한폭탄은 한계치까지 인출된 ‘글로벌 원유 재고 고갈’ 리스크다. 아시아의 아킬레스건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이 자체 비축유와 상업 재고를 무차별적으로 활용하면서, 현재 서방의 원유 재고 수준은 분석가들이 ‘위험 구역(Danger Zone)’이라 명명한 바닥권까지 밀려났다.
미국 석유 공룡 셰브론(Chevron)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크 워스는 이달 초 기습 경고를 통해 “시장의 충격 흡수 장치(완충재)가 점차 마진을 잃고 소진되고 있으며 오늘날의 시스템은 분쟁 초기보다 불균형을 흡수할 체력이 크게 줄었다”며 “이 압력은 확실히 6월과 7월에 접어들면서 물리적 실물 가격에 더 직접적으로 전달되어 예상보다 더 가혹한 상승 압력을 유발할 것”이라고 배수진을 쳤다.
엑손모빌(ExxonMobil)의 고위 임원 역시 재고 감소가 향후 유가 전선에 가혹한 독소 조항이 될 것이라고 일제히 경고등을 켰다.
에너지 유통망 장악을 둔 호르무즈 교란 수치가 정밀하게 수정·논쟁되는 가운데, 최근 워싱턴과 테헤란 간의 합의가 임박했다는 비밀 보고서들이 흘러나오며 석유 시장은 급속도로 안도감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의 자원 공급망 주권론과 중동의 지정학적 화염 속에서 이 평화 기류가 정당한 해자가 될지 혹은 페이크 칩셋이 될지 전 세계 금융 자본가들의 매서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