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 인물] 돈나무 언니 캐시우드 " 스페이스X 몰빵 투자"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 인물] 돈나무 언니 캐시우드 " 스페이스X 몰빵 투자"

캐시우드 돈 나무 언니/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캐시우드 돈 나무 언니/ 사진=로이터
스페이스X가 뉴욕증시에 IPO 대박을 내면서 머스크와 캐시우드의 기술 침 금융 동맹이 또 한번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 증시 월스트리트와 혁신의 심장부인 실리콘밸리를 통틀어 가장 독특하면서도 강력한 연대를 형성한 두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아크 인베스트먼트(ARK Invest)의 창립자 캐시 우드(Cathie Wood)와 테슬라·스페이스X의 수장 일론 머스크(Elon Musk)다.

전통적인 금융 자본이 일론 머스크를 '사기꾼' 혹은 '위험한 몽상가'로 치부하며 외면할 때 캐시 우드는 머스크의 비전을 자본 시장의 언어로 번역해 낸 유일한 금융인이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투자자와 경영자의 이해관계를 넘어, 미래 기술의 패러다임을 확신하는 '기술적 동맹'이자 '상호 보완적 동반자'에 가깝다. 뉴욕증시 월가 전체가 테슬라를 향해 공매도 폭탄을 퍼부으며 파산을 점칠 때, 캐시 우드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해 머스크의 가장 강력한 우군이 되어주었다. 그리고 이 위대한 동맹은 2026년 현재, 스페이스X의 역사적인 상장과 인공지능(AI) 기업 xAI의 합병으로 이어지며 우주 항공과 차세대 프런티어 분야로 전면 확대되고 있다.

두 사람의 동맹이 가장 빛을 발한 순간은 테슬라가 단 하나의 차량도 제대로 대량 생산하지 못해 허덕이던 2018년이었다. 당시 보급형 전기차 '모델 3'의 대량 생산 지체로 소위 '생산 지옥(Production Hell)'에 빠진 테슬라를 향해 월가의 헤지펀드들은 무자비한 공매도를 퍼부었다. 캐시 우드는 그때 일론 머스크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며 "테슬라 주가는 5년 내에 액면분할 전 기준 4,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상상 초월의 목표가를 제시하였다. 월가의 조롱 속에서도 캐시 우드는 아크의 플래그십 펀드인 ARKK의 자금을 긁어모아 테슬라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집하였다. 이 대규모 매수세는 공매도 세력의 기세를 꺾고 테슬라의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결정적인 버팀목이 되었다. 결국 테슬라는 생산 지옥을 극복하고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캐시 우드의 예언을 증명해 냈다.

캐시 우드가 머스크를 지지한 이유는 단순한 맹신이 아니었다. 월가의 기존 자동차 애널리스트들이 테슬라를 단순한 '제조업체'로 보고 분기별 차량 인도 대수에 연연할 때, 캐시 우드는 테슬라를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기반의 자율주행 플랫폼 기업'으로 정의하였다. 머스크가 주장하던 완전자율주행(FSD)과 로보택시(Robotaxi)의 경제적 가치를 가장 먼저 계량화하여 월가에 설득력 있는 리포트로 제시한 이가 바로 캐시 우드였다. 머스크의 유토피아적 발상을 자본 시장의 신뢰 자산으로 바꾸어 준 조력자였던 셈이다. 두 사람의 연대는 테슬라의 성공에 머무르지 않고, 우주 항공과 인공지능이라는 차세대 프런티어로 전면 확대되고 있다. 2026년 6월 중순, 엘론 머스크가 이끄는 민간 우주 기업 스페이스X(SpaceX)가 마침내 뉴욕 증시(Nasdaq)에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돌파하는 역사적인 초대형 상장(IPO)을 완료하였다.
상장 전 비상장 주식 형태일 때부터 스페이스X의 지분을 꾸준히 매집해 왔던 캐시 우드는, 상장 첫날부터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대형 기술주를 과감히 매각하여 확보한 현금 약 5억 3,000만 달러(약 7,300억 원) 규모의 스페이스X 주식 329만 주를 시장에서 전량 쓸어 담았다. 캐시 우드가 이토록 가공할 만한 자금을 투입한 배경에는 2026년 초 단행된 일론 머스크의 xAI와 스페이스X의 합병 전략, 즉 '우주 기반 초거대 AI 데이터센터' 구상에 대한 절대적인 확신이 자리 잡고 있다. 지구상에서의 전력 부족과 규제 문제를 우주 공간과 스타링크 위성 네트워크로 해결하겠다는 머스크의 대담한 우주 AI 구상에 캐시 우드가 다시 한번 거대한 자본의 날개를 달아준 것이다.

일론 머스크라는 거대한 혁신가를 한눈에 알아본 캐시 우드의 안목은 그녀의 독특한 성장 배경에서 기인한다. 캐시 우드는 1955년 11월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아일랜드 출신 이민자 가정의 장녀로 태어났다.그녀의 아버지는 미국 공군의 시스템 정비사이자 정밀 레이더 기술자였다. 아버지는 어린 캐시 우드에게 사물의 작동 원리를 파고드는 엔지니어링적 시각과 데이터에 기반한 정밀한 사고방식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성장 환경은 그녀가 훗날 기술적 디테일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기술의 초격차가 가져올 경제적 파급력을 정밀하게 추적하는 독특한 안목을 형성하는 자양분이 되었다.

캐시 우드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에서 경제학과 금융학을 전공하며 최우수 성적(Summa Cum Laude)으로 졸업하였다. 대학 재학 시절 그녀의 인생을 바꾼 결정적인 스승을 만나게 되는데, 바로 '래퍼 곡선(Laffer Curve)'으로 세계 경제학계에 한 획을 그은 공급중시 경제학의 대부 아서 래퍼(Arthur Laffer) 교수다.아서 래퍼 교수는 정부의 규제 완화와 세금 감면이 기업의 생산 역량을 극대화하여 경제 성장을 견인한다는 논리를 펼친 인물이다. 캐시 우드는 래퍼 교수의 총애를 받는 수제자로서, 시장의 수요 측면보다는 기업의 '생산과 공급 능력의 혁신'이 거시 경제의 지각변동을 일으킨다는 핵심 논리를 뼈에 새겼다. 이 학문적 뿌리는 훗날 그녀가 세상을 바꿀 파괴적 기술을 가진 기업이 초기 비용을 극복하고 대량 생산 체제에 진입할 때 기하급수적 성장이 일어난다는 투자 철학을 확립하는 결정적 근거가 되었다.

1981년 제니슨 어소시에이츠(Jennison Associates)에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지분 분석가로 입사한 캐시 우드는 18년간 근무하며 거시 경제의 흐름을 추적했다. 이후 헤지펀드인 투포엔커(Tupelo Capital Management)를 공동 창립하기도 했으며, 2001년부터는 대형 자산운용사인 얼라이언스번스틴(AllianceBernstein)의 글로벌 테마 전략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로 초빙되어 50억 달러가 넘는 자산을 총괄하였다. 대형 기관투자자들의 보수적인 벽은 높았다. 캐시 우드는 인공지능, DNA 시퀀싱, 블록체인 등 미래 혁신 플랫폼에 집중 투자하는 혁신적 상품을 지속적으로 제안했으나, 경영진은 당장 눈앞의 분기 실적이 불투명하고 변동성이 너무 크다는 이유로 이를 철저히 외면하였다. 전통 금융권의 잣대로는 그녀의 초장기적 낙관론과 성장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이다.

뉴욕증시 월가의 냉대에 직면한 캐시 우드는 좌절하는 대신 스스로 패러다임을 바꾸기로 결심하였다. 2014년, 그녀의 나이 58세라는 늦은 나이에 안정적인 직장과 고액 연봉을 버리고 아크 인베스트먼트(ARK Invest)를 단독 창립하였다.그녀는 기존의 폐쇄적인 펀드 운용 방식에서 벗어나, 아크 인베스트의 포트폴리오와 리서치 리포트를 실시간으로 대중에게 공개하는 파격적인 '오픈 소스' 방식을 도입하였다. 또한 인덱스 펀드가 득세하던 시장에 펀드 매니저가 적극적으로 종목을 교체하는 '액티브형 테마 ETF'를 접목시켰다. 창업 초기에는 자금난에 시달리며 사재를 털어 직원들의 월급을 줄 정도로 고전했으나, 앞서 언급한 일론 머스크와의 전면적인 연대와 테슬라의 대성공을 통해 전 세계 금융 시장의 신데렐라로 급부상하게 된다.
캐시 우드는 단순한 '성장주 투자자'가 아니다. 그녀는 기술의 불연속적 발전이 가져올 미래 가치를 통찰하고, 대중의 공포와 냉소 속에서도 자신이 확신하는 혁신가에게 자본을 집중할 줄 아는 '전략적 사상가'에 가깝다.그녀와 일론 머스크의 연대는 21세기 글로벌 경제학에서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실리콘밸리의 기술 권력(머스크)과 월가의 혁신 자본 권력(우드)이 결합했을 때, 미래 산업의 도래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진다는 사실이다. 테슬라의 전기차 혁명이 그러했고, 현재 진행 중인 스페이스X와 xAI의 우주 인공지능 동맹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캐시 우드의 극단적인 집중 투자 성향과 높은 변동성은 여전히 시장의 비판과 우려를 낳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인 지표에 흔들리지 않고 일론 머스크라는 시대의 이단아와 손을 잡고 우주와 미래를 향해 베팅해 나가는 캐시 우드의 뚝심은, 고성장 경제학의 거시적 안목이 없이는 불가능한 영역이다. 패러다임의 대전환기 속에서 그녀가 보여주는 파괴적 혁신의 여정은 앞으로도 글로벌 거시 경제의 지각변동을 관전하는 가장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