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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 비용·적시 생산’의 종말… 亞 무역, 호르무즈 사태 후 ‘회복력 뼈대’로 대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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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 비용·적시 생산’의 종말… 亞 무역, 호르무즈 사태 후 ‘회복력 뼈대’로 대수술

코로나·우크라이나·이란 전쟁 ‘3대 메가 충격’에 효율성 맹신 청산
韓·日 LNG 비축 동맹 및 아세안 연료 공유 등 역내 자강 구도 급팽창
‘中 플러스 원’·우회 항로 기본값 정착… 비용 치르더라도 충격 흡수하는 ‘하이브리드’ 재편
싱가포르 파시르판장 항구 터미널에서 크레인이 컨테이너를 선박에 싣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싱가포르 파시르판장 항구 터미널에서 크레인이 컨테이너를 선박에 싣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 차단난과 글로벌 탄소 국경세(CBAM) 보복 전쟁의 포화 속에서 전 세계 제조 공장의 심장 역할을 맡아온 아시아 무역 생태계가 지난 수십 년간 고수해 온 ‘적시 생산(Just-in-Time, JIT)’ 실리주의 노선을 전격 청산하고 나섰다.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그리고 최근 발생한 미·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중동 전쟁까지 단 6년 만에 3대 메가 충격을 연달아 얻어맞으면서, 그동안 효율성과 최저 비용만을 극단적으로 쫓던 아시아의 무역 기조는 거대한 구조적 위험 방어벽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뼈대를 통째로 고쳐 쓰고 있다.

4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다국적 산업 데이터 기구 이비스월드(IbisWorld)를 비롯한 거시 경제학계 수뇌부들은 기존의 ‘정제된 극대 효율 공급망’이 지정학적 뉴노멀(새로운 정상) 시대에 더 이상 생존 장부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과거에는 물류망 동결이나 해상 봉쇄를 세대에 한 번 있을 일시적 이례 현상으로 치부했으나,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동시에 물리적 족쇄에 묶이면서 심각한 공급망 혼란 자체가 일상적인 변수로 안착했기 때문이다.

“에너지와 물류는 한몸”... 지정학 한파가 촉발한 아시아 연합군의 자본 수송 랠리


이번 중동 전쟁 포화는 단순히 원유 가격의 단기 발작을 넘어, 아시아 제조 네트워크의 핵심 하류 스택인 플라스틱, 비 Fertilizer(비료), 석유화학 원자재의 투입 파이프라인을 통째로 마비시키는 가혹한 교훈을 남겼다.

셰이 웨스터(Shay Wester)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아시아 경제 담당 책임자는 “지난 5개년간 테크 산업계가 얻은 가장 무거운 가이드는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안보가 얽혀 있어 결코 별개 장부로 다룰 수 없다는 진실”이라고 짚었다.

주요 해상 병목 지점의 불확실성이 상시화되면서 역내 국가들 사이에서는 자원 수송망을 사수하려는 대대적인 조율 움직임이 팽창하고 있다.

실제로 지정학적 위험 장벽을 치기 위한 자강론 동맹 협약 뭉치가 잇따라 터져 나왔다. 일본 정부는 지재 재정을 전격 투입해 100억 달러 규모의 광범위한 에너지·자원 회복력 파트너십 가동에 나섰고, 싱가포르와 뉴질랜드는 필수 상품 흐름을 강제 결속하는 구속력 있는 계약을 맺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은 오랫동안 지연됐던 연료 공유 프레임워크 장부를 최종 마감했으며, 한국과 일본 수뇌부 역시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의 상호 비축 및 교환(스왑) 협력을 심화하기로 합의 도장을 찍었다.

미·이란 휴전 국면 속에서도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가 러시아산 석유 공급망을 독점 확정 짓기 위해 움직이는 등 공급망 재조정 전략은 거대한 독자적 모멘텀을 형성 중이다.

비용 상승을 안정성의 대가로 수용… ‘중국 플러스 원’과 아프리카 우회 항로의 고착화


이 같은 대전환은 기업 이사회실의 재무 가이드라인을 송두리째 뜯어고치고 있다. 루이 겡(Luyi Geng) 이비스월드 수석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기업들은 더 많은 유휴 재고를 장부에 쌓아두고, 다변화된 지역 공급업체 자격을 수여해야 하며, 가혹하게 치솟는 운송료와 해상 보험 비용을 ‘공급망 안정성’을 사수하기 위한 정당한 대가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부 역시 물류 자체를 군사 인프라와 동등한 안보 자산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산업 현장에서는 단일 팩토리 의존도에서 벗어나 베트남, 필리핀 등으로 영토를 찢는 ‘중국 플러스 원(China Plus One)’ 제조 전략이 전력 가속화되고 있다. 글로벌 컨테이너선사들 또한 중동정세의 불확실성 펜스가 걷힐 때까지 호르무즈나 홍해 기습 항로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을 길게 우회하는 경로를 기본값으로 유지하는 추세다.

비록 모든 화물 선적에 막대한 지출 비용과 타임라인 지연, 탄소 배출량 상각이라는 불이익이 추가되지만, 일시적 충격이 아닌 구조적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실리 전술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됐다.

완벽한 폐기는 과장… 안정성과 린(Lean) 경제성 결합한 ‘하이브리드 공급망’이 최종 종착지


그러나 시장 지배력을 굳히기 위한 철저한 단가 싸움 속에서 적시 신속 모델이 완전히 폐기 장부로 밀려날 것이라는 예측은 다소 성급한 과장이라는 실무진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타이베이에 본사를 둔 글로벌 물류 거두 다이메르코(Dimerco)의 캐시 류 부사장은 아시아 경제의 미래 안보 자산인 AI 인프라, 차세대 반도체 공정 장비, 글로벌 제약 세그먼트에서는 운영 논리가 JIT도, 만약을 대비한 재고 축적(Just-in-Case)도 아닌, 공급 제약을 뚫기 위한 ‘가능한 한 빨리(As Soon as Possible, ASAP)’ 공학이라고 예리하게 짚었다.

미세한 타임라인 지연이 곧바로 천문학적인 사업 청산 결과로 직결되는 핵심 하이테크 분야에서는 여전히 극단적인 스피드와 효율이 우선순위기 때문이다.

결국 아시아 무역의 최종 마일스톤은 평시의 린(Lean)한 가성비 경제성을 날카롭게 유지하면서도, 예기치 못한 안보 충격이 가해졌을 때 이를 흡수할 수 있는 충분한 중복 장치를 섞어 넣은 ‘하이브리드 형태의 공급망’ 재편으로 좁혀진다.

천문학적인 배송 지연과 운영 중단의 마찰을 무릅쓰고 하룻밤 사이에 글로벌 수송 경로를 수술하려는 아시아 연합군의무역 도박과 이로 인한 동아시아-서방 간 공급망 주권 재편 시나리오는 하반기 거시경제 지형을 흔들 가장 뜨거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