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 유로 규모 차세대 잠수함 6척 9월 계약 임박… 기술 검증이 최종 관문
캐나다 CPSP 우선협상권 따낸 독일의 기술이전 수위, 한국 조선업계의 협상 가이드라인
캐나다 CPSP 우선협상권 따낸 독일의 기술이전 수위, 한국 조선업계의 협상 가이드라인
이미지 확대보기연료전지 스택과 전투체계 소프트웨어와 통합 설계 데이터는 통상 이전 불가 영역으로 분류되는 핵심 기술이다.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가 인도에 양도할 기술이전 한계선은 향후 다른 글로벌 잠수함 사업에서 기술 표준의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3400t급 차세대 잠수함 6척, 9월 최종 서명 문턱
독일 디플로매틱 포린 폴리시(DGAP)가 발행하는 국제정치 전문 매체인 국제정치 분기별 리포트(IPQ)는 7월 16일(현지시각) 보도에서 인도 해군과 독일 TKMS가 2026년 6월 말 인도 뭄바이에서 P75I 사업의 가격 협상을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전체 계약 규모는 2026년 7월 17일 환율 기준으로 약 80억 유로(한화 약 13조 56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양측은 2026년 9월 최종 계약 서명을 목표로 기술 검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독일 도이체벨레(DW)가 16일 보도한 내용을 보면 기술이전의 구체적인 범위가 계약 성사의 최대 변수다. 인도 해군이 요구하는 기종은 수중 배수량 3400t에서 3500t급의 대형 디젤-전기 기반 공기불요추진(AIP) 잠수함이다. 이 모델은 독일 고분자전해질형(PEM) 연료전지 기반 AIP 체계를 탑재한다.
인도 해군이 국산 수직발사관(VLS) 장착을 요구 조건으로 제시해 현재 설계 반영 여부를 두고 협상이 진행 중이다.
제조법 넘어 '설계 이유' 요구… 독자 역량 확보 사활
인도 해군은 독일 측에 단순 조립과 제조 방법을 넘어 부품의 배치와 규격을 결정하는 원천 설계 데이터와 시스템 아키텍처 이해 권한(Know-why)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인도 싱크탱크 안보국방연구회(CSDR)가 2025년 12월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인도는 과거 무기 도입 사업에서 해외 기술 통제를 경험한 뒤 국산화 설계 역량 확보를 필수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태커레이 전 제독은 독자적인 설계와 기술 보장 없이는 국가 위기 상황에서 언제든 타국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인도는 기술이전 협상에서 고분자전해질형 연료전지 스택의 현지 생산과 통합 전투체계 소프트웨어의 소스코드 접근 권한까지 요구하는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자국 방산 기술의 정수인 연료전지 AIP 핵심 부품의 원천 설계 기술 유출을 우려해왔으나, 수주를 위해 협상에 임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2026년 1월 인도 구자라트주를 방문해 방산 협력을 논의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과 라즈나트 싱 인도 국방장관은 2026년 4월 독일 킬 조선소를 직접 방문해 설비를 점검하면서 계약 논의에 속도를 냈다.
캐나다 수주전 결과와 파장… 한국 조선업계 가늠자
독일 TKMS가 인도에서 보여줄 양보 수준은 캐나다 순찰잠수함 프로젝트(CPSP)의 향후 본계약 협상 단계에서 핵심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 6일 독일 TKMS를 60조 원 규모 차기 잠수함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공식 발표했다.
한국의 한화오션은 막판까지 격돌했으나 예비협상대상자(reserve supplier) 지위를 획득하는 데 그쳤다. 캐나다 총리실은 공식 발표에서 독일과의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한화오션과 즉각 재협상에 돌입한다는 조항을 명시했다.
캐나다 역시 자국 방위산업 기여와 높은 기술 접근 권한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독일이 인도에 원천 설계 기술을 대폭 개방하게 되면 캐나다 정부 역시 본계약 협상에서 동일한 수준의 기술 이전을 압박할 기준선이 생긴다.
한국 조선업계는 독일의 인도 기술 양도 한계선을 면밀히 분석해 캐나다 사업의 대안 협상권 발동 시 유연하게 대처할 입찰 전략을 다듬어야 한다.
한편, 인도 내부에서는 세 갈래의 기술 쟁점이 충돌하고 있다.
독일 TKMS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바다에서 검증된 PEM 연료전지 AIP 성능을 보유한 강점이 있다. 스페인 나반티아는 가격 경쟁력과 함께 100% 기술 이전을 제안했으나 과거 잠수함 개발 과정에 선체 부력 계산 오류 등의 기술적 논란 이력 탓에 인도 해군의 불안감이 크다.
프랑스는 이미 인도 해군이 운용 중인 스코르펜급 6척의 생산 설비와 인력을 재활용해 리스크를 최소화하자는 대안론을 형성하고 있다.
관전 포인트 3가지
군사 안보 전문가들은 향후 2026년 9월 기술 심사와 최종 타결 과정에서 눈여겨봐야 할 핵심 쟁점으로 다음 세 가지를 꼽는다.
첫째는 연료전지 스택 제조 기술의 이전 수위다. 독일이 자국 잠수함 기술의 핵심 비밀인 PEM 연료전지 스택 제조 원천 기술을 인도에 어디까지 개방할지가 기술이전의 상한선을 결정하는 지표가 된다.
둘째는 독자 설계 반영에 따른 선체 안정성 검증이다. 인도가 요구한 3400t급 선체와 국산 수직발사관(VLS) 장착 조건이 실제 설계 단계에서 안정성 검증을 통과할 수 있을지가 변수다.
셋째는 글로벌 잠수함 공급망 과부하와 타국 수주전 영향이다. 독일 TKMS가 캐나다 차기 잠수함 사업의 우선협상권 획득으로 향후 30년 이상의 일감을 확보한 상황에서 인도 사업의 대규모 물량까지 동시 생산할 수 있을지 역량(Capacity)이 주목된다.
독일과 인도의 최종 합의 여부는 오는 2026년 9월 예정된 기술 심사 결과에서 결정된다.
군사 전문가들이 제시한 기준 시나리오는 독일이 연료전지 스택 제조법과 소프트웨어 소스코드 일부를 공동 개발 형식으로 양도해 2026년 9월 내 서명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첫 함정 인도는 오는 2033년으로 예상된다.
낙관 시나리오는 독일이 핵심 설계 데이터 접근 권한을 대폭 확대하며 아시아 방산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이다. 이 시나리오는 TKMS 기업가치에 단기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비관 시나리오는 최종 검증 단계에서 기술 소유권과 핵심 부품 통제권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계약이 미뤄지거나 인도가 프랑스 스코르펜급 추가 건조 노선으로 선회하는 방안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