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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모, 테슬라 카메라 자율주행 정면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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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모, 테슬라 카메라 자율주행 정면 비판

돌고프 공동 CEO “약한 센싱은 안전성 한계”
라이다·레이더 결합 강조…비용 우위 주장에도 반박
드미트리 돌고프 웨이모 공동 CEO. 사진=웨이모이미지 확대보기
드미트리 돌고프 웨이모 공동 CEO. 사진=웨이모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가 카메라만으로 완전자율주행을 구현하려는 테슬라의 전략은 인간 운전자 수준을 넘어서는 안전성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국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은 드미트리 돌고프 웨이모 공동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와이콤비네이터의 ‘스타트업 스쿨’ 강연에서 카메라 중심 자율주행 시스템의 기술적 한계를 설명했다고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돌고프 공동 CEO는 이 강연에서 테슬라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그러나 카메라만을 이용하는 센서 구성이 완전자율주행에 충분한지를 집중적으로 다뤄 카메라 기반 ‘테슬라 비전’을 사실상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는 사람이 두 눈만으로 차량을 운전할 수 있기 때문에 카메라만으로 인간과 비슷한 수준의 주행 능력을 구현하거나 운전자 보조장치를 만드는 것은 합리적인 접근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운전자가 전혀 개입하지 않는 완전자율주행과 인간보다 월등히 높은 안전성을 목표로 할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고 주장했다.

돌고프 공동 CEO는 “카메라와 같은 상대적으로 약한 센싱 기술에 의존하면 시스템의 안전성 향상 곡선이 필요한 수준에 도달하기 전에 평탄해진다”고 말했다.

카메라만으로 상당한 수준의 운전자 보조기능을 구현할 수는 있지만 사람을 차량에서 완전히 제거할 수 있을 정도의 신뢰성까지 높이는 과정에서 물리적인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얘기다.

◇카메라·라이다·레이더 역할 달라

웨이모는 카메라, 라이다, 레이더를 함께 사용하는 복합 센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카메라는 높은 해상도와 색상 정보를 제공한다. 교통신호와 표지판, 차선, 주변 사물의 형태를 식별하는 데 유리하다.

그러나 외부의 빛을 받아 영상을 만드는 수동형 센서이기 때문에 어두운 환경이나 강한 햇빛, 눈부심에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발사한 뒤 반사돼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주변 환경의 3차원 구조와 물체까지의 거리를 파악한다.

레이더는 비와 안개, 눈을 통과할 수 있고 도플러 효과를 이용해 주변 차량과 물체의 이동속도를 직접 측정한다.

라이다와 레이더는 스스로 신호를 방출하는 능동형 센서다. 주변이 완전히 어둡거나 정면에서 강한 햇빛이 비추는 상황에서도 물체를 감지할 수 있다.

돌고프 공동 CEO는 “세 센서는 단순히 하나가 고장 났을 때 다른 센서가 대신 작동하는 예비장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웨이모는 각 센서에서 들어온 데이터를 별도의 인공지능 처리장치로 분석한 뒤 이를 하나의 주변 환경 정보로 결합한다. 돌고프 공동 CEO는 이렇게 만들어진 정보가 한 종류의 센서만 사용했을 때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모래폭풍·암흑 속에서 드러난 차이

돌고프 공동 CEO는 카메라가 주변 환경을 제대로 인식하기 어려운 사례를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발생한 모래폭풍 속에서는 카메라 영상으로 도로 주변을 거의 확인할 수 없었지만 라이다는 도로변에 서 있는 보행자를 식별했다.

야간에 사람이 콘크리트 방호벽을 넘어 도로로 진입하거나 가로등과 차량 전조등이 없는 어두운 도로에서 어린이들이 개를 따라 뛰어가는 상황에서도 카메라 영상은 주변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반면 라이다에서는 사람과 동물, 도로 구조물이 비교적 명확하게 나타났다는 것이 돌고프 공동 CEO의 설명이다.

카메라 렌즈가 물체로 가려지는 상황도 카메라 중심 시스템이 소프트웨어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로 지목됐다.

센서에 나뭇잎 하나가 붙는 것만으로도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이 멈출 수 있다. 웨이모 차량에 나뭇가지가 걸려 와이퍼로 제거하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

해당 차량은 카메라 이외의 센서를 이용해 주변 상황을 파악하면서 안전하게 차고지로 돌아갔다.

복합 센서 방식은 특정 센서가 기능을 잃어도 차량이 즉시 통제불능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99% 이후가 더 어려운 ‘나인’ 문제

돌고프 공동 CEO는 자율주행 시스템의 신뢰성을 높이는 과정이 일정한 속도로 진행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뢰도 향상을 ‘나인의 지수적 사다리’라고 표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이를 ‘나인의 행진’이라고 부른 바 있다.

시스템의 정확도를 90%에서 99%로 높이는 것보다 99%에서 99.9%, 다시 99.99%로 높이는 과정이 훨씬 어렵다는 의미다.

돌고프 공동 CEO는 신뢰도에서 9를 하나 더 추가할 때마다 이전 단계보다 대략 10배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개발 초기 성능이 빠르게 개선되는 기술을 선택한 뒤 같은 속도로 완전자율주행까지 발전할 것으로 가정하면 오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시범운행이나 제한된 기능에는 비교적 낮은 신뢰도로도 충분할 수 있다. 인간이 운전을 책임지는 보조장치에는 이보다 높은 수준이 요구된다.

그러나 운전석에 사람이 없고 차량 뒷좌석에 어린이만 타고 있는 상황에서는 훨씬 많은 ‘9’가 필요하다.

초기 개발 속도가 빠른 기술이라도 완전자율주행에 필요한 안전 수준에 도달하기 전에 성능 개선이 멈출 수 있다는 것이 돌고프 공동 CEO의 주장이다.

◇테슬라는 카메라 방식에 전면 투자

테슬라는 웨이모와 반대되는 기술 전략을 선택했다.

테슬라는 2021년 차량에서 레이더를 제거했고 2022년에는 초음파 센서도 빼기 시작했다. 이후 카메라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테슬라 비전을 자율주행 기술의 중심으로 삼았다.

머스크 CEO는 과거 라이다를 사용하는 것은 어리석은 시도라며 라이다에 의존하는 기업은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테슬라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운영하는 로보택시 서비스도 카메라 중심 시스템을 사용한다.

카메라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이다. 고가의 라이다와 레이더를 추가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차량 가격을 낮출 수 있다.

이미 판매된 테슬라 차량에서 확보한 방대한 주행 영상을 인공지능 훈련에 활용하고 소프트웨어를 원격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테슬라는 대량생산 차량과 축적된 주행 데이터를 이용하면 복잡하고 값비싼 센서 없이도 완전자율주행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돌고프 공동 CEO는 “카메라만으로 운전자 보조기능을 만드는 데는 이 같은 방식이 합리적일 수 있다”고 인정했다.

일렉트렉에 따르면 논쟁의 핵심은 운전자 보조기능이 반복적인 소프트웨어 개선을 거쳐 인간의 개입이 전혀 필요 없는 완전자율주행으로 발전할 수 있느냐다.

◇웨이모 “라이다 가격 빠르게 하락”

돌고프 공동 CEO는 라이다가 비싸기 때문에 대중적인 자율주행차에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에도 반박했다.

웨이모는 현재 6세대 자율주행 하드웨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세대가 바뀔 때마다 센서 가격을 크게 낮췄다고 밝혔다.

현재 라이다 가격만을 기준으로 미래의 사업성을 평가하면 오래가지 않을 수치를 근거로 기술을 선택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자율주행차 생산이 늘고 라이다 기술이 발전하면 센서 가격이 계속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일렉트렉은 차량과 웨이모의 센서, 자율주행 시스템을 모두 포함한 비용이 약 6만달러 수준(약 8600만원)에 근접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카메라 중심 차량이 약 2만달러(약 2900만원)의 비용 우위를 갖더라도 안전성과 상용화 능력을 입증한 시스템이 대규모 서비스를 운영하는 단계에서는 센서 가격 차이의 중요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웨이모 2억2000만 마일 주행자료 제시

웨이모는 복합 센서 방식이 실제 운행에서 안전성을 입증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웨이모가 공개한 안전자료는 2026년 3월 말까지 운전자 없이 주행한 2억2000만마일(약 3억5400만㎞) 이상의 운행기록을 토대로 작성됐다.

웨이모는 서비스 지역에서 같은 거리를 운전한 일반 운전자와 비교했을 때 중상 또는 사망으로 이어지는 사고가 94% 적었다고 밝혔다.

에어백이 작동한 사고와 부상자가 발생한 사고도 각각 82% 적었다는 것이 웨이모의 분석이다.

웨이모는 카메라와 라이다, 레이더를 결합한 차량을 이용해 미국 내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테슬라의 로보택시는 제한된 지역과 속도 조건에서 운행되고 있으며 서비스 확대에 필요한 안전성과 신뢰성을 입증하는 단계에 있다.

일렉트렉은 테슬라의 로보택시가 지난 1년 동안 축적한 무인 주행거리가 38만마일(약 61만㎞) 수준이라고 전했다. 웨이모가 하루 동안 주행하는 거리와 비슷한 규모라는 설명이다.

다만 두 회사의 운행 지역과 차량 수, 서비스 조건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주행거리만으로 기술의 우열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보조기능과 완전자율주행 사이의 간극

돌고프 공동 CEO의 주장은 카메라가 자율주행에 쓸모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카메라는 차량이 주변의 색상과 문자, 신호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센서다. 사람도 주로 시각을 이용해 운전한다.

카메라만으로도 뛰어난 운전자 보조장치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테슬라와 웨이모의 의견이 크게 다르지 않다.

두 회사의 차이는 인간이 지켜보는 운전자 보조기능이 결국 인간보다 안전한 완전자율주행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둘러싸고 발생한다.

테슬라는 대량의 주행자료와 인공지능 학습을 통해 카메라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웨이모는 카메라가 물리적으로 감지할 수 없는 정보를 소프트웨어 학습만으로 만들어낼 수 없으며 라이다와 레이더를 결합해야 완전자율주행에 필요한 마지막 단계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초기 성능 개선에서는 카메라 중심 방식이 빠르고 저렴할 수 있다. 그러나 사고 가능성을 극도로 낮춰야 하는 마지막 구간에서는 복합 센서가 필요하다는 것이 돌고프 공동 CEO가 제시한 논리다.

자율주행 경쟁의 승패는 어느 회사가 인상적인 시범운행을 먼저 선보이느냐보다 수백만마일의 실제 서비스에서 사람 없이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