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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쏟아지는데 전력망 정체… IEA가 67조 투자 경고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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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쏟아지는데 전력망 정체… IEA가 67조 투자 경고한 이유

- IEA, 기후 공약 이행 시 2050년까지 전력망 연간 투자액 500억 달러 확대 분석
- 설비 확대 속도 못 따라가는 인프라에 인도 1분기 출력 제한 300GWh 발생
- 초고압 변압기·HVDC 기술 확보한 한국 전력기기 기업에 중장기 판로 열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기후 공약을 이행하려면 전력망과 저장장치 연간 투자액을 2050년까지 500억 달러로 늘려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기후 공약을 이행하려면 전력망과 저장장치 연간 투자액을 2050년까지 500억 달러로 늘려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기후 공약을 이행하려면 전력망과 저장장치 연간 투자액을 2050년까지 500억 달러(675000억 원)로 늘려야 한다고 분석했다.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는 822(현지시각) 인도네시아, 베트남과 인접국 인도가 겪는 송배전망 부족 현상이 청정에너지 전력의 공급 병목을 촉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력 수요 증가 속도를 계통망이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 모순이 드러나면서 초고압 변압기와 직류송전 기술을 갖춘 한국 전력기기 산업의 해외 수주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발전 설비 증설 속도에 뒤처진 송배전망


동남아시아의 전력망 투자액은 현재 연간 130억 달러(175500억 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IEA는 각국 기후 공약 이행 시나리오를 전제로 2050년까지 연간 투자액을 현재의 4배 가까이 늘려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추산한다. 2050년까지 누적 270억 달러(364500억 원)가 들어가는 아세안 전력망 초국경 연계선로 구축도 필수 과제로 제시됐다.

동남아 송배전선로 총길이는 늘어나는 전력 수요와 공급 변동성을 감당하기 위해 2022년 대비 2050년까지 2배 이상 늘어나야 한다. 현행 정책이 유지되는 조건에서 동남아시아는 2035년까지 세계 에너지 수요 증가분의 약 20%를 차지할 전망이다.

인프라 정체는 심각한 전력 손실을 낳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송전망 투자 부족을 아시아 에너지 전환의 최대 걸림돌로 규정했다. IEA 통계 기준 아시아 전체 전력 보급률은 200070%에서 202197% 이상으로 상승했으나, 송배전 계통 손실률은 200014%에서 202212%로 소폭 개선되는 데 그쳤다.

계통 용량 한계로 버려지는 재생에너지


설비 확장을 전력망이 수용하지 못하면서 발전 전력을 강제로 차단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영국 에너지 분석기관 엠버(Ember)에 따르면 인도는 20261분기 송전 제약 탓에 300GWh의 재생에너지 전력을 버렸다. 이는 인도 전체 재생에너지 출력 제한량의 3분의 2에 달하는 규모다. 인도는 2022년부터 2026년 사이 연간 송전망 건설 목표치의 약 80%만 달성했다.

인도네시아는 2022년 송배전망 인프라 투자액이 30억 달러(4500억 원)에 그쳐 2017년부터 2021년까지의 연평균보다 25% 줄었다. 설비 투자 위축은 2030년까지 송배전선로 47000km를 증설하려는 정부 계획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

베트남은 총 발전설비 용량이 약 90GW에 도달하고 재생에너지 설비 비중이 27%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송전망 인프라가 동시에 확충되지 않아 일부 지역에서 태양광과 풍력 발전을 강제로 중단하고 있다. 이에 베트남 산업통상부는 민간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전기법 개정 작업에 돌입했다.

한국 초고압 전력기기 수주 판로와 금융 변수


동남아 전력망 고도화는 단순한 전선 가설을 넘어 디지털 변전소,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 초고압 직류송전(HVDC)을 아우르는 복합 사업이다. 베트남의 민간 투자 제도 정비와 아세안 초국경 전력망 사업은 대규모 기자재 발주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초고압 변압기와 해저 케이블, 전력 제어 소프트웨어 가치사슬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계통 연계망 시장에서 신규 공급 계약을 확보할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신흥국 인프라 사업 특유의 금융 조달 위험은 핵심 변수다. 글로벌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할 경우 프로젝트 파이낸싱 비용이 상승해 실제 발주가 지연될 수 있다. 신흥국 통화 가치 변동에 따른 환차손 위험 역시 국내 수출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분산해야 할 과제다.

동남아시아 에너지 시장의 무게중심은 발전 설비 구축에서 송배전망 계통 연계로 이동하고 있다. 베트남의 전기법 개정안 통과 일정과 인도네시아 국영전력회사(PLN)의 송전 인프라 입찰 공고가 향후 글로벌 전력기기 시장의 핵심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