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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배럴 방파제 헐어 버텼다"… 中, 100달러 유가 속 '원유 수입 재개'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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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배럴 방파제 헐어 버텼다"… 中, 100달러 유가 속 '원유 수입 재개' 시동

8월 원유 수입 2억 2,500만 배럴로 반등… 6월 바닥 찍고 하루 720만 배럴 수준 유지
골드만삭스 "中 수입 자제가 유가 10~15달러 폭등 막아"… 2월 이후 전략비축유 1.2억 배럴 방출
브렌트유 100달러 돌파 속 정유공장 가동·수출 확대… 저점 시 '바닥 지지대' 매수 대기
2026년 3월 19일 중국 홍콩 칭이 항구의 석유 터미널에 정박한 중국 국적 유조선이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6년 3월 19일 중국 홍콩 칭이 항구의 석유 터미널에 정박한 중국 국적 유조선이 보인다. 사진=로이터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불안이 재발하고 국제유가가 다시 세 자릿수를 위협하는 가운데, 세계 최대의 원유 수입국인 중국이 급격히 줄였던 원유 매입을 서서히 정상화하며 글로벌 원유 시장으로의 복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쟁 발발 이후 중국은 사상 최대 규모인 13억 배럴에 달하는 국가 전략 비축유를 공격적으로 방출하며 수입을 억제, 글로벌 원유 시장의 1차 가격 폭등을 완충하는 결정적 방파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정유사들의 연료 수출 확대와 가동률 상승으로 자체 비축유 감소세가 빨라지면서, 중국이 더 이상 수입을 늦추지 못하고 가격 변동성을 틈타 시장 복귀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9월 12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원자재 분석기업 케플러(Kpler)의 선적 데이터 집계 결과 중국의 지난 8월 원유와 콘덴세이트(초경질원유) 수입량은 2억 2,500만 배럴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0% 낮은 수준이지만, 이란 분쟁 직후 월간 기준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던 지난 6월(1억 7,900만 배럴)과 비교하면 25% 이상 가파르게 반등한 수치다. 중국은 9월에도 일일 약 720만 배럴 수준을 수입 목표로 설정해 8월의 회복세를 유지할 계획이다.

"6월 70달러대 저점 매수분 도착"… 석유제품 수출 완화가 수입 견인


중국의 수입 재개는 유가 저점 구간에서의 정밀한 '기회주의적 매입'과 국내 정유 산업 정책 변화가 맞물린 결과다.

아사오카 타카히로(Takahiro Asaoka) 이토추 경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6월 호르무즈 해협의 일시적 안전 항행 조건이 확보되고 국제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70달러 선까지 하락했을 당시, 중국 국영 석유사들이 저가 현물 구매를 대거 늘렸다"며 "이 물량들이 7월과 8월 중국 연안 항구로 대거 입항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의 정제 석유제품 수출 규제 완화도 결정적 도화선이 됐다.
중국 당국이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 고마진 석유제품의 수출 쿼터를 늘리자 국영 정유사들이 수출을 위해 원유 투입을 늘렸고, 이에 발맞춰 민간 독립 정유사(티팟·Teapot)들도 내수 공급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가동률을 대폭 끌어올리면서 원유 수요가 급증했다.

현재 중국의 핵심 공급선은 서방의 제재를 우회하는 러시아와 브라질산 원유가 양대 축을 이루고 있다.

비록 과거에 비해 수송 속도는 둔화됐지만,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 페르시아만 산유국들의 원유 역시 우회 항로를 통해 중국 해안으로 지속해서 유입되고 있다.

골드만 "中 수입 억제가 15달러 폭등 막아"… 13억 배럴 비축유의 위력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중국의 거대한 비축유 전략이 국제 원유 시장을 지탱하는 핵심 변수였다고 입을 모은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이번 주 초 미군의 이란 유조선 타격과 예멘 후티 반군의 사우디 에너지 인프라 공격 여파로 지난 7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만약 중국이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분쟁 이전의 정상적인 원유 수입 물량을 그대로 유지했다면, 글로벌 브렌트유 가격은 현재보다 배럴당 10~15달러 더 폭등했을 것"이라며 중국의 극단적인 수입 억제가 글로벌 오일 쇼크의 완충재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수개월간 수입을 극단적으로 줄이고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압도적인 국가 비축량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5년 12월 기준 중국의 전략 원유 매장량은 약 13억 배럴에 달했다.

투자은행 JP모건은 중국이 2월 미·이란 충돌 이후 약 1억 1,700만 배럴의 비축유를 소진한 것으로 추산했다.

비축유 방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0억 배럴이 훌쩍 넘는 물량을 보유하고 있어, 세계 2위 비축국인 미국을 여유 있게 앞지르고 있다.

"비축유 방출도 한계"… 70달러 복귀 시 '바닥 지지선' 매수 대기


그러나 비축유에만 의존하는 전략도 물리적 임계점에 접근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사 리스태드 에너지(Rystad Energy)의 린예(Lin Ye) 아시아·태평양 석유 시장 조사 책임자는 "현재 중국의 비축유 잔고는 약 140일간의 국가 수입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비축유 인출 속도가 지속될 경우, 향후 전략적 완충 능력이 급격히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린예 책임자는 "전 세계적인 정제 마진 강세 속에서 제품을 수출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합리적이지만, 이는 중국이 공장 가동을 위해 결국 해외 원유 수입을 늘려야만 함을 뜻한다"며 "과거 배럴당 90달러 수준이었던 중국의 수입 허용 상한선이 전 세계 연료 공급 부족 여파로 100달러 선까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지정학적 위기가 다소 진정되어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선으로 조정을 받을 경우, 중국이 비어 있는 저장고를 채우기 위해 전방위적인 매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토추 연구소의 아사오카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70달러대로 내려앉는 순간 중국의 국가적 재고 재비축(Restocking)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며 "이러한 중국의 강력한 매수세가 향후 국제 원유 시장의 하방 압력을 흡수하고 유가의 바닥을 단단히 지지하는 핵심 안전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원유 시장 복귀와 전략 비축유의 전략적 운용은, 향후 ‘호르무즈 해협의 전운과 세 자릿수 고유가 국면에서 세계 최대 수입국 중국이 10억 배럴 이상의 비축유를 지렛대 삼아 글로벌 유가의 완충과 지지선 형성을 주도하는 거대한 자원 헤게모니의 작동’인 동시에 ‘정제 마진을 노린 가공 수출과 전략적 비축고 관리를 병행하며 지정학적 에너지 위기를 실리적으로 돌파하려는 중국 에너지 경제의 치밀한 계산’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