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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목련’이 북쪽을 향해 피는 이유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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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목련’이 북쪽을 향해 피는 이유를 아시나요

고깔제비꽃, 골무꽃, 금낭화의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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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이재경 기자] 짙은 미세먼지 속에서도 봄꽃들은 산과 들, 아파트 마당에서까지 저마다의 향기와 아름다운 자태를 경쟁이라도 하는 듯 뽐내고 있습니다. 봄꽃 하면 무엇보다도 매화, 목련, 진달래, 개나리, 벚꽃이 대표적이죠.
오늘은 목련꽃, 고깔제비꽃, 골무꽃, 금낭화 이름의 유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목련꽃’은 ‘임금을 향한 충절’을 의미하기도 하고, 서양에서는 하얀 팝콘에 비유하기도 하지요. 불교에서는 “나무에 핀 연꽃”이라 하여, 한자 나무 목(木), 연밥 련(蓮)자를 써 ‘목련(木蓮)’이라고 부르게 됐다고 합니다.

목련에 대해 전해 내려오는 한 얘기가 있습니다.

먼 옛날 하늘나라에 아름다운 공주가 살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귀공자들이 그 공주를 짝사랑했습니다. 아버지 옥황상제는 그중에서 한 청년을 골라 공주의 배필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공주는 웬일인지 북쪽 바다의 신만을 연모했습니다.

바다의 신은 용모는 빼어났지만 성질이 포악스러워, 옥황상제는 그런 바다의 신과 공주의 결혼을 절대로 허락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공주는 아버지가 반대하면 할수록 그에 대한 그리움이 더해 어느 날 몰래 궁궐을 빠져나와 물어물어 북쪽 나라로 향했습니다. 고생고생하며 찾아간 북쪽 바다는 몹시 추웠지만 바다의 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용기가 솟았습니다.

그러나 바다의 신에게는 이미 아내가 있었습니다. 너무 실망한 공주는 하늘나라로 돌아갈 수도, 바다의 신 없이 살아갈 자신도 없어 얼음장 같은 검푸른 바닷물에 몸을 던졌습니다.

공주를 가엾게 여긴 바다의 신은 그녀의 시신을 건져 양지바른 언덕에 묻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죽은 공주의 넋을 위로하고 명복을 빌어 주는 뜻에서, 자기의 아내에게 독약을 먹여 죽게 한 후 공주의 무덤 옆에 나란히 묻어 주었습니다.

하늘나라에서 이 소식을 전해들은 옥황상제는 딸인 공주가 너무나 가여워서 한동안 시름없이 지내다가, 불쌍하고 가엾은 두 여인의 무덤에 꽃이 피어나게 했습니다. 공주의 무덤에서는 하얀 ‘백목련’이, 바다의 신의 아내의 무덤에서는 자줏빛의 ‘자목련’이 피어났다고 합니다. 그래서 백목련의 꽃봉오리는 지금도 바다의 신이 있는 북쪽을 향하고 있다고 합니다.

혹시, 늦은 봄에 피는 ‘고깔제비꽃’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붉은 빛의 ‘고깔제비꽃’은 ‘고깔’ 과 ‘제비꽃’으로 이루어진 합성명사로 제비꽃의 한 종류입니다. ‘고깔제비꽃’은 꽃이 필 때 잎사귀의 양측이 안쪽으로 또르르 말려 스님들이 쓰는 고깔을 닮은 데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늦은 봄에 피는 ‘골무꽃’이란 꽃도 있습니다. 보랏빛의 ‘골무꽃’은 꽃 모양이 바느질할 때 손가락 끝에 끼는 가죽이나 헝겊으로 만든 골무와 비슷하게 생긴 데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금낭화’란 꽃이 또 있습니다. ‘금낭화’란 심장 모양의 꽃이 예쁜 비단주머니처럼 생긴 데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즉 옛날 여자들이 지니고 다니던 주머니와 모양이 닮아서이지요. ‘금낭화’는 한자로 비단 금(錦), 주머니 낭(囊), 꽃 화(花)자를 씁니다. ‘금낭화’는 ‘며눌취나물’ ‘덩굴모란’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이재경 기자 bubmu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