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부양책에도 경제성장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세계의 공장역할을 해왔던 중국의 성장률 하락은 그 충격이 중국만으로 끝나지 않고 세계경제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영국의 대표적인 언론인 BBB는 20일 뉴욕과 런던의 증권시장 애널리스트들을 인용, 중국의 3분기 실제성장률이 3.0%에 불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 국가통계국은 19일 7월부터 9월까지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6.9%라고 공식 발표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 수치가 조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인민들의 불안과 동요를 막기 위해 중국정부가 의도적으로 부풀리고 있다는 것이다.
주가가 떨어지는가 하면 투자분위기도 식고 있다.
중국의 올 성장률 목표는 7%다.
3분기의 6.9%는 이 목표에 조금 미달하는 것이다.
7.0%와 6.9%의 차이는 불과 0.1% 포인트이지만 시장이 느끼는 체감 부진의 정도가 적지 않다.
7.0%는 7%대인 반면 6.9%는 6%대라는 점에서 우선 심리적으로 1%포인트의 간격이 느껴진다.
25년 만의 최저성장률이란 점도 주목되고 있다.
가장 큰 이슈는 정부목표에 미달한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중국인민들은 정부와 공산당이 결정하면 반드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믿어왔다.
그런 중국인들에게 목표미달은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올 들어 중국정부는 성장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대대적인 부양책을 폈다.
기준금리와 지준율을 두 번씩이나 내렸다.
통화량도 크게 늘렸다.
심지어는 서방국가들과 마찰을 빚어가며 위안화의 환율을 기습적으로 대폭 올리기도 했다.
이러한 정부의 강력한 부양책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중국경제의 문제가 나타난 것보다 훨씬 더 심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제전문가들은 6.9%라는 통계자체도 믿지 않고 있다.
실제로는 더 나쁠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BBC가 3.0%를 추정한데 이어 월스트리트 저널도 4.9%~5.0%를 추정한 경제전문가들의 견해를 대서특필하고 있다.
이들의 지적대로 중국이 통계를 조작한 것이 사실이라면 사태는 자못 심각할 수 있다.
그동안 10%이상의 고도성장을 구가해온 중국 경제가 돌연 3.0-5.0%로 떨어졌다는 것은 심각한 경착륙이다.
중국경제의 급속강하는 중국 자체에 타격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 세계의 거대한 공장이 갑자기 문을 닫는 것과 같은 충격을 몰고 올 수 있다.
이와 관련 IMF 즉 국제통화기금은 중국의 기업부채를 다음 위기의 진원지로 지목하는 보고서를 냈다.
세계경제를 공황으로 몰고갈 수 있는 위험국가라는 것이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160%로 주요 국가 중에 가장 높다.
성장률의 급속둔화는 부채에 허덕이는 기업을 파국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흥국 부채 증가분의 70%가 중국 기업에서 야기된 것이다.
중국기업의 몰락은 또 글로벌 금융시장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3분기 성장률 발표를 앞두고 한 좌담회에서 "취업자 증가와 산업 구조조정 등이 이뤄진다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에 미치지 않더라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시진핑 국가주석도 지난해 5월 "경제가 중요한 변곡점을 지나고 있는 지금 '신창타이'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중국 당국도 성장률 7% 시대가 끝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고도성장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중진국의 벽이 엄연히 도사리고 있다.
시진핑 주석의 신창타이론 대로 이제는 성장률 하락이 정상일 수 있다.
문제는 급격한 하락으로 인한 충격이다.
30년 이상 오로지 고도성장에만 젖어온 중국이 이 전환의 과정을 슬기롭게 넘길 수 있을지 걱정인 것이다.
중국은 26일부터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 즉 5중 전회를 연다.
이 5중전회가 중국의 향후 경제정책방향을 정한다.
그 결정이 자못 주목된다.
중국증시의 향방도 그 결정에 달려있다.
김대호 경제연구소 소장 tiger8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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