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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상장사 한계기업 270곳 구조조정 대상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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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상장사 한계기업 270곳 구조조정 대상 되나?

한화케미칼·현대정보기술·코오롱글로벌 등도 한국은행 분류 한계기업에 포함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국내 상장사 1800여개 가운데 한계기업이 270곳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이코노믹이 12일 KTB투자증권이 분석한 ‘한계기업 리스트’ 자료를 입수해 분류·정리한 결과, 한국은행이 정의한 한계기업에 부합한 기업은 모두 270개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정의한 한계기업은 최근 3년연속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을 말한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눠 얻어진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라는 것은 기업이 매출을 일으키고 얻는 영업이익으로도 이자를 내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다.

상장사의 한계기업에는 그룹 계열사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화인케미칼과 한화케미칼이 한계기업으로 나타났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0년 12월 인수한 현대정보기술이 최근 3년간 영업적자를 보이며 한계기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코오롱글로벌과 코오롱이 한계기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쌍용자동차, 롯데관광개발, 현대상선, 한국화장품, 동원수산, 코리아나, 메디포스트, 한진중공업, 대성산업, KCC건설, LS네트웍스, 일진머티리얼즈, 한진해운, 대한전선, 금호전기, 한라, 대림통상, 대한항공 등 내놓으라하는 대기업들도 한계기업에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한계기업에 대해 이른바 좀비기업이라고도 일컬으면서 구조조정 대상으로 강하게 압박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계기업에 포함된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에 대한 정부의 강제합병설이 나돌면서 이들 기업의 주가가 큰 폭 떨어지기도 했다.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의 “기업들의 경영 여건이 나아지지 않고 부채만 늘고 있다”며 “이른바 ‘좀비기업’을 정리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민간 주도의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를 만들 것”이라는 발언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오랫동안 보증부 대출로 연명하는 한계기업들에 대한 정책성 보증지원을 줄이는 내용의 '창의·혁신·기술 기업의 창업과 성장 촉진을 위한 신 보증체계 구축방안'을 발표했다.

한계기업에 대한 보증을 줄이면 자연 금융권의 대출도 줄어들게 되고, 상장사 한계기업 270개사의 ‘목줄’을 옭죄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한편으론 금융위원회가 2대주주로 되어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적자가 올해 4조3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금융위 산하 기업에 대해서는 제대도 감독조차 못하면서 애꿎은 중소기업의 ‘돈줄’을 죄려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위원회가 중소기업의 희생을 댓가로 대우조선해양과 같이 규모가 큰 기업이나 재벌그룹의 계열사를 살리는 ‘대마불사’ 정책을 본격 추진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있다.

■ 한계기업이란?


한계기업은 임금상승과 같은 경제 여건의 변화로 경쟁력을 잃어 더 이상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을 지칭한다.

한계기업은 경제적 측면에서 소득수준과 임금 상승, 기술개발 등의 여건 변화에 따라 구조조정을 거치는 현실에서 생존하기 어려운 기업을 말한다.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9월 “이른바 ‘좀비기업’을 정리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히면서 한계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한계기업을 좀비기업이라 일컫기도 한다.

최근 은행들은 한계기업 연내 구조조정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분류한 업체 리스트를 지난달 말까지 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한계기업에 대한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다.

■ 어떻게 조사했나?


KTB투자증권이 분류한 270개 한계기업은 한국은행의 한계기업 정의에 따라 상장사 종목을 선별했다.

한국은행이 정의한 한계기업이란 최근 3년연속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00% 미만인 기업을 말한다.

한화케미칼의 경우 지난 2012년 영업이익은 52억4700만원, 이자비용2128억5200만원으로 이자보상비율이 2%이다. 이어 2013년에는 영업이익 978억9400만원, 이자비용 2228억4200만원으로 이자보상비율은 44%이다.

2014년에는 영업이익이 1412억6000만원, 이자비용 2133억7000만원으로 이자보상비율은 66%로 나타났고, 이는 최근 3년간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어서 한국은행이 정의한 한계기업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

그러나 이자보상배율이 낮다고 무조건 위험하다고 판단해서는 안된다. 기업 규모와 성장성 등을 일일이 따져봐야 한다.

KTB투자증권 측도 이번 리스트는 한국은행의 정의에 따라 참고사항으로 작성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은 KTB투자증권의 한계기업 리스트 270개와 2014년 이자보상비율을 정리해 소개한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