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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륙의 월마트 ‘쑤닝’, 인터밀란과 글로벌 무대 화려한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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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륙의 월마트 ‘쑤닝’, 인터밀란과 글로벌 무대 화려한 데뷔

[세계로 도약하는 중국기업(4)] 중국 최대의 전자제품 유통 체인 ‘쑤닝’(상)
2016년 6월 2억7000만 유로 투자해 인터밀란 지분 70% 인수
쑤닝 ‘비전2020’ 목표, 총 매출 15%를 해외시장에서 창출

중국 최대 전자제품 유통 체인 ‘苏宁(쑤닝)’의 난징 본사. 자료=suning.cn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최대 전자제품 유통 체인 ‘苏宁(쑤닝)’의 난징 본사. 자료=suning.cn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최근 중국 최대의 검색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 ‘苏宁(쑤닝)’을 검색하면 온통 축구이야기로 도배되어 있다. 중국 최대 전자제품 유통 체인이라는 쑤닝의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축구 구단주로서의 명성을 내세우는 것을 기업 최고 전략으로 삼은 것처럼 보인다. 이처럼 쑤닝이 축구에 빠져든 것은 1년 전부터다.

2016년 6월 6일, 쑤닝의 본사가 있는 중국 난징에서 이탈리아 프로축구 명문 ‘인터밀란’이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의 쑤닝이 인터밀란과 전략적 파트너가 됐다. 쑤닝이 인터밀란 지분의 과반 이상을 얻게 될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같은 시각, 구단 공식 홈페이지에도 “쑤닝그룹이 인터밀란 지분 68.55%를 인수했다. 구단과 쑤닝은 전략적 협력적 관계로 발전할 것이다”라는 메시지가 올랐다.
쑤닝이 인터밀란에 이처럼 막대한 투자를 감행한 이유는 유럽 전역에서 알려진 인터밀란의 인지도를 활용해 쑤닝 브랜드를 유럽과 전 세계에 어필하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과거 삼성이 첼시를 등에 업고 유럽과 전 세계에 브랜드를 알렸던 방법과 유사하다. 오히려 삼성이 첼시와 유니폼 스폰서 계약만을 맺은데 한술 더 떠 쑤닝은 아예 인터밀란을 통째로 인수했다.

삼성보다 더 빠르게, 더 깊이 침투하려는 의지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쑤닝이 인터밀란과 함께한 일 년 동안 둘의 기사는 늘 함께 했다. 인터밀란의 선수 이적 루머 기사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쑤닝 그룹이 어느 나라의 어느 선수를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같은 문장이 반드시 포함됐다. 이와 동시에 유럽인들과 전 세계인들 사이에 ‘장수 쑤닝’이라는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각인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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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중국을 운영하던 ‘원자바오(温家宝)’ 총리는 쑤닝전자에 대해 “중국의 월마트가 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를 증명하듯 현재 쑤닝상업그룹(苏宁云商集团)은 중국 최대의 전자제품 유통 체인으로 성장했다.

쑤닝그룹은 1990년 27세의 장진둥(张近东)이 국유기업을 박차고 나와 에어컨 판매 사업에서 모은 돈으로 ‘쑤닝전자’를 개업하며 시작했다. 이후 온라인 시장에 발 빠르게 진출해 명실상부한 중국 최대의 전자제품 유통 업체로 성장시켜 왔다.

2011년 접어들어 사업 다각화를 위해 회사명을 ‘쑤닝전자’에서 ‘쑤닝커머스’로 바꾸고 민영은행 설립에도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2012년 초 중국 기업 중 최초로 국제 택배 사업권을 따내면서 사업은 더욱 확대됐다. 현재 중국 전역에 1800여 점포와 18만여 명의 직원이 쑤닝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6년 중국 500대 가치있는 브랜드” 13위, 소매업계 분야 1위를 차지한 ‘쑤닝’. 자료=suning.cn이미지 확대보기
“2016년 중국 500대 가치있는 브랜드” 13위, 소매업계 분야 1위를 차지한 ‘쑤닝’. 자료=suning.cn
쑤닝의 브랜드 가치는 2010년 508억위안(약 8조3485억원)에서 2013년 813억위안(약 13조3608억원)을 거쳐, 2016년에는 1582억6800만위안(약 26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그로 인해 “2016년 중국 500대 가치 있는 브랜드”순위에서 13위, 소매업계 분야에서는 1위를 차지하며 중국시장을 재패했으며 2010년 말 전국 1342개에 불과했던 매장은 쑤닝 매장과 생활광장, 소매점, 테스코매장, 슈퍼마켓, 어린이마켓 등을 포함해 총 4000여 개에 달했다.

2015년에는 경쟁업체이자 사업 파트너였던 알리바바그룹이 283억위안(약 4조6508억원)을 투자해 지분 19.99%를 확보하며 쑤닝의 2대 주주가 됐다. 2016년 8월 전국상업연맹이 발표한 “2016 중국 민영기업 500강 순위”에서 쑤닝은 3502억8800만위안(약 57조566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2위를 차지했다.

쑤닝은 2014년부터 2015년까지 홍콩 시장을 기반으로 베트남과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시장으로 진출했으며, 2016년부터는 동종업계와의 M&A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구미 시장에 진출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인터밀란을 인수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장진둥 회장은 ‘비전2020’에서 쑤닝그룹 총 매출의 15%를 해외시장에서 창출하며, 해외시장 매출 목표를 975억위안(약 160조원)으로 증대시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현재 중국이 남중국해를 두고 벌이는 동남아 국가들과의 영토분쟁과 일본과의 무한경쟁 속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가 결코 만만해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무엇보다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한 가전시장의 특성상, 그동안 중국시장과 동남아, 유럽, 북미 시장 등지에서 쌓아왔던 우호적인 이미지는 쑤닝의 글로벌 진출에 주요 동력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