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백기자의 BACK담화] 김호곤-히딩크 진실공방, 유흥주점 공금 유용… 대한축구협회 적폐 논란

공유
4

[백기자의 BACK담화] 김호곤-히딩크 진실공방, 유흥주점 공금 유용… 대한축구협회 적폐 논란

공금 1억 여원 유흥주점, 골프장에 사용… 적폐 청산 목소리 높아져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과 히딩크 전 감독의 진실공방에 이어 임원들의 공금 유용 사실이 알려지면서 협회가 '적폐' 논란에 휩싸였다. /출처=뉴시스(좌), 히딩크 재단(우)이미지 확대보기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과 히딩크 전 감독의 진실공방에 이어 임원들의 공금 유용 사실이 알려지면서 협회가 '적폐' 논란에 휩싸였다. /출처=뉴시스(좌), 히딩크 재단(우)
[글로벌이코노믹 백승재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몸살을 앓고 있다.

김호곤 축구협회 부회장과 히딩크 전 대표팀 감독간의 진실공방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데다 전·현직 임직원들이 유흥주점과 골프장에서 공금을 유용하다 적발돼 파문을 일으키는등 '적폐 논란'에 휩싸였다.

◇히딩크측의 연락을 숨긴 김호곤 기술위원장


지난 6일 노제호 히딩크 제단 사무총장이 “히딩크가 대표팀 감독을 맡을 의향을 전해왔다”며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에 연락을 취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당시 “그런 연락을 받은 일이 없다”며 해당 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14일 히딩크의 기자회견 이후 연락을 받은 게 사실이라고 말을 바꿨다.

히딩크는 14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한국 취재진과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 대표팀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한다면 감독이든 기술 자문이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어떤 방식으로라도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히딩크는 지난 6월 대표팀 감독을 맡을 의향을 전달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축구 팬들은 대한축구협회가 거짓말을 했다며 진실을 요구했다. 이에 김호곤 위원장은 당시 연락을 받은 일이 없다고 한 것이 거짓이었다고 인정했다.

김호곤 위원장은 "히딩크 측으로부터 카톡 문자를 받았지만 그 당시 나는 기술위원장으로 선임되기 전이라 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한 권한이 전혀 없었다. 이후 히딩크 측과 전화통화를 포함해 어떤 접촉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김호곤 위원장은 "그때 왜 이런 문자가 왔나 하고 생각했을 뿐 크게 마음에 두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되고 새 감독을 걱정하는 상황이었지만 내국인 감독을 선임하는 분위기였다. 이후에도 히딩크 측과 전화통화를 하거나 접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걸 두고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 감독을 맡겠다고 공식 제안한 것처럼 말하는 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기술위원장이 되고서도 전체적으로 외국인 감독을 후보로 전혀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였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7일 김 위원장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축구대표팀과 함께 귀국하면서 "우리 축구대표팀이 어려운 과정을 이겨내며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뤄냈는데 하루도 되지 않아 어처구니없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축구 팬들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현까지 쓰며 사실을 부인하던 김호곤 위원장이 히딩크가 입을 열자 사실을 시인한 것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일각에서는 김호곤 위원장이 신태용 감독의 입지를 지켜주기 위해 사실을 숨긴 것이라며 그를 두둔했지만 일부 팬들은 연락이 온 사실을 굳이 숨긴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유흥주점과 골프장에 공금 사용한 임직원들


대한축구협회와 김호곤 위원장에 대한 신뢰가 하락한 가운데 대한축구협회 임직원들이 공금을 유용해 입건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조중연 전 회장 등 임직원 11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업무 추진비 명목으로 지급된 법인카드로 220여회 1억1000만원 상당을 업무와 무관하게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올해 4월 문화체육관광부의 의뢰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수사 의뢰를 받은 18명 중 12명의 혐의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조중연 전 회장은 재임 시절 국제축구경기에 부인과 동행한 뒤 부인의 항공료 등 약 3000만원을 협회 공금으로 부정 처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인들과 골프를 치면서 골프장 비용 1400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회택 전 부회장 역시 골프장을 43회 이용하면서 법인카드로 총 800만원을 결제했다.

임원 이모(52)씨 등은 유흥주점에서 법인카드를 30회 결제해 2300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노래방에서 법인카드로 167만원을 결제했다. 피부미용실에서도 1000만원 상당의 법인카드 결제가 이뤄졌다.

히딩크의 연락을 숨겼다는 것과 임원들의 배임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한축구협회의 신뢰는 바닥에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대한축구협회가 히딩크의 연락을 숨긴 것이 히딩크가 감독이 되면 대표팀 선발에 압력을 넣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축구 팬들은 대한축구협회를 '적폐세력'이라 비난하면서 조직을 개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경찰은 대한축구협회 집행부 비리가 일회성,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관행적으로 반복됐다고 보고 추가 수사를 진행 중에 있어 대한축구협회 ‘적폐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