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Galaxy(갤럭시)'와 애플 'iPhone(아이폰)'의 존재감은 약 5000억달러(약 564조7500억원) 규모의 스마트폰 시장에서 여전히 압도적이다. 하지만 2분기(4~6월) 스마트폰 출하 대수에서 중국의 화웨이 테크놀로지가 처음으로 애플을 제치고 삼성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삼성 또한 2분기 결산에서 순이익이 시장 예상에 못 미치는 등 이미 화웨이의 추격망에 들어있다.
◇ 최고 기술 위협 '화웨이(Huawei)'
중국 기술 산업의 중심지 중 하나인 선전(深圳)에 본사를 둔 화웨이가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목적으로 자금을 집중 투입하고 있는 곳이 바로 카메라다. 최근 야심차게 선보인 플래그쉽 단말기 'P20 프로'는 104년 역사를 가진 독일 카메라 제조사 라이카(Reica)와 공동 개발해 세계 최초로 3개의 렌즈로 이루어진 '트리플카메라'를 탑재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P20에 탑재된 '기린 970'은 세계 첫 모바일 인공지능(AI) 칩셋으로 화웨이가 자체 개발했으며, 지난해 'IFA 2017 최고의 제품(Best of IFA 2017)'으로 선정돼 안드로이드 부문에서 혁신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신경망 프로세싱 유닛(NPU: Neural Network Processing Unit)이 적용된 컴퓨팅 아키텍처(Heterogeneous Computing Architecture)는 'Cortex-A73' CPU 클러스터 대비 최대 25배 높은 성능과 50배 높은 에너지 효율을 제공한다.
하지만 중국 시장 소매가격은 약 800달러로 1000달러가 넘는 '아이폰 X'와 삼성이 9일 발표한 '갤럭시노트 9'보다 20%이상 크게 저렴하다. 국내 일부 얼리어답터들에 의해 남겨진 후기에서도 화웨이 P20 프로는 갤럭시와 아이폰 최신 기종을 능가하는 최고의 점수를 받았다.
◇ 싼 가격에 어느새 혁신까지 '샤오미(Xiaomi)'
베이징에 본사를 둔 샤오미는 단말기의 외형부터 플래그쉽 스토어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면에서 거리낌 없이 애플을 흉내 낸 브랜드로 유명하다. 그동안 애플처럼 자체 브랜드에 의한 생태계 구축을 도모하고, 자체 앱 스토어와 음악 스트리밍 앱 등을 전개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애플에 선행하는 '풀 스크린 디스플레이' 등 일부 디자인 면에서 발 빠른 혁신을 내놓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샤오미 스마트폰의 가장 큰 매력은 유명 브랜드에 비해 훨씬 싼 가격이다. 듀얼카메라를 장착한 세라믹 바디 최신 모델 'MIX2S'은 500달러 전후 가격으로, 아이폰이나 갤럭시의 절반에 불과하다.
◇ 아프리카 최강 브랜드 '트랜션 테크노(Transsion Tecno)'
서양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신진 세력 '트랜션 테크노(Transsion Tecno)' 브랜드는 아프리카 시장에서 만큼은 전 세계 모든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 2006년 선전에서 창업한 트랜션은 아프리카 대륙의 스마트폰 시장 급상승세에 주목하고 이를 공략하기 위해 테크노 브랜드를 만글어 일찍부터 에티오피아에 조립 라인을 설치했다. 현재 아프리카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스마트폰 10대 중 3대는 테크노 브랜드다.
특히 풀 스크린 디스플레이에 페이스 ID, 고품질 카메라를 갖춘 테크노 '스파크2'는 아프리카의 전자상거래 사이트 '주미아'에서 불과 100달러 안팎에 팔리고 있다.
◇ 스크린 킹 '오포(Oppo)' 유럽 진입
중국과 인도 시장에서 생애 최초 스마트폰 사용자를 정조준 해 저렴한 단말기에서 성공한 '오포(Oppo)'는 최근 플래그쉽 기종을 선보이며 유럽 시장에 진입했다. 파리에서 올해 6월 바디의 93.8%를 차지하는 풀 스크린을 가진 '파인드 X‘를 999유로에 투입했다. 아이폰 X의 비율은 81.5%에 불과해 오포보다 10%이상 차이를 보인다.
◇ 소리에 대한 집념 '비보(Vivo)'
오포와 마찬가지로 밀레니얼 세대를 주요 타깃으로 겨냥한 '비보(Vivo)'는 2012년 세계에서 가장 얇은 스마트폰 'X1'을 출시했다. 그리고 최신 기종인 'NEX'는 중국 웹 사이트에 570~730달러 정도에 팔리고 있다. 오포의 최대 강점은 하이파이 수준의 음질로 중국과 동남아 시장의 젊은 고객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또한 바디의 91.2%를 스크린이 차지하고 있어 오포의 파인드 X와 유사한 기종으로 아이폰 X를 위협하고 있다. 사실 오포와 비보는 장시성 출신 돤융핑이 창립한 BBK그룹의 자회사로 형제 브랜드로 기술과 전략을 공유하고 있다.
◇ 해외시장 인기 급상승 '원플러스(OnePlus)'
중국발 브랜드로서는 드물게 중국 이외의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가 바로 '원플러스'다. 반들반들하고 세련된 외모와 이미지가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미 IT미디어 더넥스트웹닷컴은 최근 "세계에서 가장 바람직한 스마트폰"이라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최강 가성비를 지닌 최신작 '원플러스 6(OnePlus 6)'는 삼성과 아이폰 제품대비 크게 저렴한 500달러 수준에서 판매되고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