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중국본토로 혐의자 인도를 가능하게 하는 ‘범죄인 인도’ 조례개정안에 대한 항의시위와 관련 홍콩법원은 14일 시위대의 농성이 계속되고 있는 홍콩국제공항 사용방해를 금지하는 임시명령을 내렸다. 한편 중국은 홍콩에 인접한 광둥성 선전(深玔)에 무장병력을 집결시키고 있어 시위 무력진압을 향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관제 미디어들은 미국 등이 데모의 ‘배후’라고 비난하고 나서 홍콩정세가 미·중 갈등의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트위터를 통해 “미국 정보기관에 따르면 중국정부는 홍콩과의 접경지역에 부대를 이동시키고 있다”고 말하고 중국 측의 움직임을 견제하는 동시에 모든 당사자들에게 냉정한 행동을 요구했다. 트럼프는 기자단에게 “홍콩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제하고 “자유를 위해 중국을 포함한 모든 관계자들이 사태가 잘 해결되도록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미국이 홍콩시위를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관제언론의 하나인 중국 국제방송국은 14일 미국 등 외부세력이 내정에 간섭하면서 “홍콩의 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방미 중인 중국의 외교수장 양제츠(杨洁篪) 공산당 정치국원은 13일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자세한 것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홍콩 정세도 의제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홍콩에서는 13일 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의 남자기자 두 명이 공항 내에서 시위자들에 둘러싸이고 폭행당하는 사건도 발생해 달려온 경관대와 시위대의 충돌이 일어나 체포자도 나왔다. 중국정부는 14일 기자들에 대한 폭행은 “거의 테러에 가까운 행위”라며 강력하게 비난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