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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리포트] '황금알 낳는 거위' 샵 하우스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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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리포트] '황금알 낳는 거위' 샵 하우스 몰락

높은 임대료 불구 인기끌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상점 폐쇄되면서 직격탄

베트남의 고급주거단지들은 주민들이 거주하는 아파트단지와 각종 상가들이 들어서는 샵 하우스 형태로 구성된다.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의 고급주거단지들은 주민들이 거주하는 아파트단지와 각종 상가들이 들어서는 샵 하우스 형태로 구성된다.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 받았던 샵 하우스(shophouse) 투자가 코로나19로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5일(현지시간) 카페비즈 등 베트남 현지매체에 따르면 상업용 주택인 샵 하우스는 주택과 상업용 상점의 조합이다. 유럽 등 많은 나라에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지난 2015년 이런 부동산 투자유형은 하노이, 호찌민, 다낭과 같은 베트남의 대도시에 등장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대부분 베트남의 대형 고급단지 프로젝트들은 대규모 아파트 주거단지가 형성되면 상가단지 형태로 3층에서 5층 높이의 빌라단지가 건설됐다. 이런 단독주택 개념의 빌라가 상가형태로 꾸며지는게 일반적인 샵하우스였다. 통상 2000세대 이상 아파트 단지의 샵하우스는 다양한 식당이나 옷가게 마트 등이 들어서면서 높은 수익을 보장했다.

하노이 미딩 지역에 형성된 샵 하우스 단지는 '한국인 특수'를 제대로 누렸다. 제2의 한인촌으로 불리는 미딩지역은 샵하우스에 한국음식점과 여행사, 약국, 케이마트, 신한은행 등 한국인들을 위한 서비스 단지로 꾸며졌다.

기본적으로 소비수준이 베트남 현지인들에 비해 몇배나 높기 때문에 임대료 역시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았다. 100㎡ 기준으로 1층 상가 임대료가 평균 300만원을 호가하는 등 한국과 별반차이가 없었다. 통산 3층 정도 건물 전체를 사용하게 되면 지역에 따라 최소 1000만원에서 2000만원을 넘어갔다. 그럼에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인기를 누렸다. 한국인들이 베트남 주인 배만 불려주고 있다는 씁쓸한 평가가 나온 것도 미딩 지역이다.

하지만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 받았던 샵 하우스 투자는 현재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투자자들을 비참하게 만들고 있다.
한인들이 많이 사는 미딩송다의 샵하우스에는 한국식당들이(사진 왼쪽) 높은 임대료를 주고 입점해 있는데 최근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또 최근 들어선 미딩 펄 이라는 신규단지 샵하우스(사진 오른쪽)는 코로나확산과 높은 임대료 문제로 텅 비어 있는 곳이 많다.이미지 확대보기
한인들이 많이 사는 미딩송다의 샵하우스에는 한국식당들이(사진 왼쪽) 높은 임대료를 주고 입점해 있는데 최근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또 최근 들어선 미딩 펄 이라는 신규단지 샵하우스(사진 오른쪽)는 코로나확산과 높은 임대료 문제로 텅 비어 있는 곳이 많다.

하이 바 쯩(Hai Ba Trung) 지역의 아파트 프로젝트에 2개의 상업용 주택에 투자를 한 당 지앙 흐엉(Dang Giang Huong)씨는 매년 임대수익을 8~12% 수준으로 전망했지만 실제, 첫 2년 동안 세입자가 안정적이지 않았고, 올해는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면서 많은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잃더라도 계약을 취소하겠다고 통보해 왔다.

응웬 호앙 아잉(Nguyen Hoang Anh)씨는 지난 3년 동안 이 상업용 주택에 돈을 쏟아 부은 후에도 여전히 수익을 보지 못했다. 임차인과 임차료가 안정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큰 골치를 앓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가 확산추세에 있으면서 임차인을 유지하기 위해 한 달간 임대료를 면제하고 다음 달 임대료는 30%내리기로 했다.
베트남 온라인 부동산플랫폼 부동산닷컴(Batdongsan.com.vn)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샵하우스에 입점한 많은 음식 및 음료 서비스, 항공권 서비스,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많은 상점들이 폐쇄됐다. 대다수의 남은 임차인들도 임대인과 협의하에 임대료 감면 또는 면제를 청구하고 있다. 대부분 이런 상업용 주택에는 주거를 하지 않고 오직 가게로만 운영하다 보니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는 구조다.

특히 고급 상업용 주택단지 주변에 저렴한 일반 건물에 들어온 편의점, 슈퍼마켓 및 여러 유형의 상점과 경쟁하기가 갈수록 어려워 지고 있다. 지난 2019년말부터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는 어려운 상황에 놓인 샵하우스 투자자들에게 결정타가 되고 있다. 이미 대도시들은 격리조치가 시행되면서 이런 샵하우스에 입점한 가게들도 한달의 절반 이상을 문 닫아야 한다. 엎친데 덮친 격이다.

반면, 자금여유가 충분한 투자자들은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노이에 샵 하우스를 여러채 보유한 짠 아잉 꾸안(Tran Anh Quan)이라는 투자자는 현지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대형 고급 단지 프로젝트의 경우 전염병은 일시적인 문제일 뿐이며 갈수록 대형 체인들로 인해 샵하우스 임대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에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응웬 티 홍 행 글로벌이코노믹 베트남 통신원